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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국회의원 되려는 목포 건달 김래원 “이쁘게 봐 주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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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6-11 22:00 조회1,4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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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가운데)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고민했다는 첫 장면. 주인공인 건달 장세출이 재건축 반대 시위를 막으러 간 현장에서 뜻밖의 사랑에 빠지는 만화 같은 설정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낚시와 연기의 공통점은 점점 재밌어진다는 거죠. 뭐가 잡힐지 모르고, 어떤 놈을 만날지 모르고, 늘 새로운 포인트, 바다에 나가서 적응하죠.”
 
충무로의 소문난 낚시광 김래원(38)이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에서 월척 캐릭터를 낚았다. 19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2017년 데뷔작 ‘범죄도시’로 큰 성공을 거둔 강윤성 감독의 범죄드라마. 누적 조회 수 1억뷰에 달하는 동명 웹툰이 토대다.
 
주인공 장세출은 목포 최대 조폭 두목인데, 뜻밖에 시민 영웅으로 떠올라 국회의원 선거까지 출마한다. 이런 범죄 코미디부터, 첫눈에 반한 열혈 변호사 소현(원진아)으로 인해 좋은 사람이 되길 꿈꾸는 순애보 멜로까지, 그야말로 만화 같은 설정을 김래원은 물 만난 고기처럼 소화한다.
 

장세출의 극 중 선거 유세 장면.

“내가 좀 바뀔라니까. 이쁘게 좀 봐 주쑈!” 능청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에 더해(실제는 강원도 강릉 출신),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도 “별거 아니여” 털어버리는 터프함, 청승맞은 사랑 노래로 마음을 표현하는 투박함이 간을 적절히 맞춘 매운탕처럼 얼큰하다. 정치인보다 더 의리 있는 조폭 캐릭터가 그리 새로울 건 없지만, ‘옥탑방 고양이’ ‘어린 신부’ 같은 로맨스부터 ‘해바라기’ ‘프리즌’ 같은 범죄액션까지 장르의 맛과 현실감의 균형을 맞춰온 23년 차 배우가 가장 잘하는 캐릭터를 입은 모습이 호쾌하게 빛난다.
 
감독은 주인공을 “땅에 발붙이게 만들고 싶었다”며 김래원에 대해 “실제 장세출이 살아나온 듯” 싱크로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김래원은 “웹툰을 다 보진 않아서 싱크로율은 잘 모르겠다”며 “감독님 보고 출연했다. ‘범죄도시’에서 영화를 풀어내는 방식, 밸런스 조절 다 좋았다”고 말을 이었다. “배우를 영화 만드는 도구로 쓰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세요. 초반엔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금방 적응했어요. 자유롭고 즐거웠습니다.”
 
장세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엉뚱하게 낚시하는 장면도 당일 아침 생겼다. “정해진 틀로 찍은 것도 있지만 그런 장면이 꽤 있었어요. 처음엔 감독님이 그만 연습하라고 말릴 만큼 준비했는데 어차피 바뀌니까 대사를 안 외고 가게 됐어요. 대신 뭘 해도 장세출이 되기로 했죠.”
 

‘범죄도시’에 이어 돌아온 강윤성 감독은 촬영현장에서 배우들의 의견에 자주 귀 기울였다.

어떻게 장세출이 됐나.
“지방 로케이션이라서 조직원 역할의 배우들과 합숙하고, 촬영 안 할 때도 ‘형님, 형님’ 하며 일당처럼 지냈다. 사투리도 촬영 3개월간 그냥 전라도 사람으로 살았다. 제가 김래원이지만 장세출로 지냈으니 연기한 건 아니라고 해야 하나.”
 
가장 고민했던 장면은.
“재개발 반대 시위 장면. 소현한테 반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영화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첫 등장이어서 부담이 컸다. 촬영 중반에 찍기로 했다가 배우들이 작품에 더 깊이 녹아있을 때를 기다리셨던 것인지, 감독님이 후반으로 미뤘다. 세출이는 단순하잖나. 정하면 밀고 나간다. 시나리오의 의미를 고민하다가 장세출이라면 이러지 않을 텐데 싶어 딱 두 가지 생각만 했다. 저 여자 좋아? 오케이. 상대가 원하는 좋은 사람이 되자. 그게 다였다.”
 
장세출은 평소 “진지하고 생각 많은” 그를 조금은 더 행동파로 바꿔 놨다. 버스 추락 사고 장면은 일주일간 목포대교, 고양 스튜디오, 인천 영종도에서 몸을 던져 찍었다. 진선규가 연기한 라이벌 조폭과 맞붙는 액션에선 와이어를 달고 4층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무술감독님이 2층 높이쯤에서 와이어를 말없이 놔버렸어요. 리얼하려고요. 그걸 대여섯 번 했어요. 모랫바닥이어서 크게 위험하진 않았지만 촬영하다 다쳤어도 저는 멈추지 않았을 거예요.”
 
“이 장세출이, 국회로 보내주쑈!” 판타지 같은 영화지만, 등 떠밀리듯 선거에 나섰던 세출은 어느 순간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진심을 바친다. “연설하며 제가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려고 하잖아요. 감독님은 첫 리딩 때부터 ‘슬프더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막상 촬영할 땐 영화 안에서 많은 일을 겪다 보니 진짜 울컥하더라고요. 흉내가 아니라 진짜 그 감정을 느끼도록 감독님이 계속 몰고 가신 거죠.”
 
이렇게 묵직한 감정을 실은 작품으로 ‘해바라기’가 있다. 청춘스타였던 그를 액션배우로 만든 이 영화에서 가족을 잃게 만든 폭력배들에게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울부짖는 장면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패러디 될 정도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얘기하시는 것 같아요. 이 장면이 왜 그렇게 인상이 남았을까 분석해본 적도 있어요. 응어리진 감정을 폭발하고, 본능적이잖아요. 누르고 참으며 살아온 남자분들이 그 통쾌함 때문에 좋아하시지 않나. 후배들이 재밌게 흉내도 내고요.”
 
이번 작품이 이를 능가하는 대표작이 될까. “그냥 재밌으면 되죠. 감독님은 현시대에 이런 젊은이가 필요하다, 관객들이 그렇게 느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시민들을 위한 영웅으로 정말 그런 진실된 사람이 되려고 했고요.”
 
그는 “지금 저한테는 영화와 낚시가 다인 것 같다”고도 했다. 가끔은 연기보다 낚시 잘한다는 칭찬이 더 기분 좋다고 할 정도. 아직 미혼인 그는 “가정이 생기면 그런 생활은 접어야겠죠”라고 했다. 뭔가에 푹 빠지는 즐거움을 놓치기 싫은 마음도 내비쳤다. “진선규 형의 뮤지컬 ‘나빌레라’를 보고 왔어요. 주인공이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살다 나중에 치매에 걸리고 발레를 배워요. 관객 중에 제가 제일 많이 울었어요. 선규 형한테 기회 오면 무조건 앵콜공연 해달라고 했어요.”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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