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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 Buntzen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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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4-08 16:39 조회2,3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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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산행

 

 원래 미국 Mt. Baker를 가기로 스케줄이 되어 있었는데  많은 비가 예보되어 바뀐 산행지는 번젠레이크였다. 날이 안 좋으면 대체지로 가는 곳이라 이젠 익숙할만도 한데 늘 숲속을 보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신비롭다. 숲속에 나무들을 보는 즐거움과 계절마다 바뀌는 모습들.

 

폭우가 쏟아지던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면서 옆지기가 한말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딜간다고 ...

걱정을 뒤로 하고 나선 길, 비가 밴쿠버에서 늘 내리던 샤워가 아니고 폭우라서 군데 군데 물이 고여서 바닷길이 열리듯 물길을 열면서 지나야 하는 곳이 많았다. 하이웨이를 달리면서도 평소보다 미끄러운듯 해서 속도를 줄이고 달리는 빗속을 운전, 그래도 즐거워서 혼자 음치의 완성인 노래를 흥얼 거리면서 뉴웨스트를 거쳐 코퀴틀람 포트무디로 가는 것까지 좋았는데 1st Ave에서 오른쪽 Sunnyside Rd로 빠져야 하는 곳을 지나쳐서 벨카라 입구까지 갔다 다시 돌아와서 제대로 길을 잡아 간 주차장엔 스카이 워커님이 제일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비는 아직도 내리긴 했지만 7시 집에서 나설때 폭우보단 훨 잦아든 상태.

 

 그렇게 우리는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아침 조회를 하고 지난해 산행사고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고 산행에 나섰다.

번젠레이크 보통사람도 다들 가는 곳을 무슨 산행을 한다고 하실지 몰라도

비오는 날 무리하지 않고 갈 수 있는 곳중에 그만한 코스도 없다.

적당히 언덕도 있고 오르고 내리고 알파벳 A로 시작되는 다리 이름을 새삼 느끼면서 걷게 된 것은 친절한 왕언니의 가르침.

 

 한 수 또 배웠지요. 아 다리 이름을 꽃이름 나무 이름으로 지었구나 그리고 알파벳 A부터 시작하는구나 하면서 말이죠. 배움엔 끝이 없다, 배우고 또 배우는 기쁨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기쁨이 이런 것이구나 하면서 말이지요.

 

 오늘 같이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면 늘 생각나는 중학교때 우산을 건너주던 착한 아줌마.

검정 교복에 힌 프라스틱 카라를 달고 노란빛의 단추를 단 교복을 입고 다니던 그시절에 난 학교가 집에서 아주 먼 제천에서 유일한 사립중학에 뺑뺑이를 돌려서 당첨되었다. 제천중학교는 제일 가깝고 전통있는 공립이고 동중도 그리 멀지 않은데 왜 하필이면 대제천중학교란 말이냐 하면서 말이지요. 

 

 버스를 새벽 6시부터 기다리면 멀리 사는 아이들이 이미 꽉차서 오니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패스하길 3대 5대 그렇게 기다리다보면 7시가 되서 버스를 타기도 하는데 문도 닫지 않은 버스를 간신히 타고 나면 버스 안내양하고 얼굴을 마주 보는 상태가 된다. 버스 안내양은 문을 닫으려고 온몸으로 밀고 난 얼굴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내 몸을 밀고 들어 오는 그녀를 피하느라 뒤로 밀다보면 기사 아저씨가 S자로 차를 몰아 반대편으로 쏠리게 하고 간신히 문을 닫을 수 있던 그시절.

 

 당연히 우산은 안가져 간다. 때론 버스를 타기 위해 가방을 뒤 창문으로 던지고 타는데 내릴때까지 꼼작 못해서 가방을 못가지고 내린 적도 있다.

 그래서 비가 오면 한문 중짜가 새겨진 모로된 일본식 모자를 쓰고 버스에서 내려 학교까지 걷다보면 온 몸이 다 젖어 버린다.

툭하면 지각해서 한시간 끝나고 쉬는 시간에 몰래 스며들고 ...

그런 어느날 고맙게도 우산을 건네주던 그 아주머니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머니도 챙겨주지 않던 우산 어짜피 비닐우산 대나무살이 바람에 뒤집히면 쓰지도 못할 거라는 생각과 버스에서 내 몸조차 가두기 힘들고 가방도 잃어 버리는 상황에 무신 우산.

그래서 학교 가는 길목에서 늘 비를 맞고 가는 비맞은 생쥐같은 나를 보았다는 그 아주머니의 착한 마음이 평생 가슴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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