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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낙원의 밤' 전여빈 "촬영 내내 총 안 놔…영웅본색 꿈 이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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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4-25 03:00 조회1,2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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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의 새 느와르 영화 '낙원의 밤'에서 배우 엄태구와 주연을 맡은 전여빈. 23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넷플릭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박훈정 감독의 새 누아르 영화 ‘낙원의 밤’에서 제주도 불법 무기상의 조카이자 시한부 재연(전여빈)은 총을 잘 쏜다는 조직폭력배 태구(엄태구)의 칭찬에 눈 하나 깜짝 않고 무심히 대꾸한다. 오래전 가족을 몰살당한 아픔을 심장 깊이 누른 서늘한 표정으로. 그 얼굴이 활화산처럼 돌변하는 영화 말미 액션장면은 박 감독의 전작 ‘신세계’에서 배우 황정민의 엘리베이터 액션 명장면에 빗댈 만큼 강렬하다. ‘액션 배우’ 전여빈(32)의 발견이다.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 총잡이
드라마 '빈센조' 인기 잇는 스타덤

올 2월부터 방영된 토·일 드라마 ‘빈센조’(tvN)의 팔색조 변호사 홍차영으로 주목받은 그는 ‘낙원의 밤’이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되자마자 포털사이트 영화인 검색순위 정상에 올라섰다. ‘낙원의 밤’은 지난해 9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론 유일하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낙원의 밤’ 평론 글은 다 찾아봤어요. 마지막 10분(액션)에 대한 글이 많아 감사했어요. 하나하나 스크랩해서 저만의 ‘즐겨찾기’에 저장했죠.”  

전여빈, 엄태구 주연, 박훈정 감독의 새 느와르 영화 '낙원의 밤(Night in Paradise)'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23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전여빈은 “오늘이 ‘빈센조’ 마지막 촬영이다. 어제 조금 자긴 했지만, 며칠 밤을 새서 횡설수설하다”면서도 활짝 웃었다. 높아진 인기에 대해선 “한창 바쁘게 촬영장을 오가느라 (직접적으론) 잘 못 느꼈는데, 확실히 친구들이 주변 가족, 지인들 소감을 많이 전해줘서 간접적으로 느끼는 중”이라며 “인스타그램을 만든지 얼마 안 됐는데 해외 팬이 압도적으로 많아 반응의 규모가 달라졌구나,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영웅본색' '첨밀밀'…홍콩영화 꿈 이뤘죠

“홍콩영화를 학생 때 재밌게 봤어요. ‘나도 저렇게 총 쏘고 전우애를 불 태울 수 있을까’ 나름의 꿈이었죠. 박훈정 감독님이 주신 시나리오에서 처음엔 재연의 멋있음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이거지’ 했어요. 전통 누아르의 변곡점이 될 ‘재연’이란 기회를 놓칠 수 없었어요.”
 
어떤 홍콩영화를 좋아했나.  
“‘영웅본색’ ‘무간도’…. 주윤발이 저희 외삼촌이랑 진짜 닮아서 그 성냥개비 씹는 장면을 좋아했다. ‘첨밀밀’에서 미키마우스 문신으로 사랑을 보여줬던 아저씨도 기억에 남는다. 영화는 누아르가 아닌데도 그 캐릭터 자체가 저한텐 누아르 주인공처럼 각인돼있다.
 
총 연습은 얼마나 했나.  
“‘멜로가 체질’ 끝나고 바로 ‘낙원의 밤’에 넘어가서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았다. 틈날 때마다 사격 연습장에 갔고 제주도 촬영 현장에선 총을 계속 갖고 다녔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에, 손에서 떼놓지 않으려 했다.”
 
재연은 가족의 복수를 위해 총을 쏜다. 그저 사격 잘하는 역할과는 다른 연기톤이 필요했을 듯하다.  
“정말 맞다. 평범한 애였는데 어느 순간 가족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하고 죽이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 영화엔 설명되지 않았지만, 그때 받은 충격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됐다는 설정이다. 대한민국은 총기 소유 금지국가인데, 일반 여자애가 무기 밀매상 삼촌한테 총을 배운다. 아마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총 쏘는 데 썼을 것 같다. 아픈 아이고, 혼자 무던히 노력해서 잘 쏠 수 있게 된 친구이기 때문에 서툴지만, 정확히 총을 다루는, 한마디로 언밸런스한 상태다. 사격선수 같은 자세보단 반동과 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결연한 눈빛이 중요했다.”
 

불타는 마음 응축한 총격액션, 찍고 몸 아팠죠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에 이어 상실을 겪은 ‘낙원의 밤’ 재연(사진)에 대해 전여빈은 “배우로선 캐릭터마다 인생이 있는데 다 분리해서 살고 싶다. 자꾸 서로 영향을 주면 그건 그 인물들에 대한 결례인 것 같아 엄격히 구분해서 연기한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마지막 횟집 총격 액션을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다. 이 장면은 어떻게 준비했나.  
“함부로 들뜨지 않되, 무게중심이 아주 발끝에 있지 않게. 심장, 나의 마음이 불타고 있는데 이 불을 최대한 억눌러 한곳으로 응축시켜서 제 손끝, 총으로 에너지를 뿜어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실제 몸에도 반응이 왔다.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마지막 촬영 땐 울분이 차올랐지만 절대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니까. 거의 원테이크처럼 그 동선을 다 찍었는데 총의 반동을 다 몸으로 견뎌야 했기 때문에 찍고 나서 몸이 너무 아팠다. 팔다리가 후들거려서 걷지를 못하겠는데, 모든 걸 쏟아부어 잘 집중했단 의미니까 스스로는 좋았던 기억이 난다. 대충하지 않았구나!”(웃음)
 
함께 적에 맞서는 상대역 엄태구와의 감정선이 미묘하다. 낯 가리는 배우로 알려진 배우인데 어떻게 가까워졌나.  
“영화 ‘밀정’에 제가 단역 출연할 때 안면은 있었고 이후 오빠가 ‘죄 많은 소녀’를 보고 ‘영화 너무 잘 봤다’고 먼저 소감을 말해주셨다. ‘낙원의 밤’에 박 감독님이 저희를 캐스팅해주신 게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도전이었고 너무 감사해서 서로 잘 해보자는 암묵적인 의지가 있었다. 태구와 재연의 관계는 감독님이 처음 물어보셨을 때 제가 ‘연애의 감정보단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서로에 대한 동병상련, 측은지심의 총집합이 아닐까’ 했는데 맞다시더라. 결국 사랑이었던 것 같다. 서로에게 자신의 가족, 스스로 모습을 투영한 하나의 큰 사랑. 근데 태구가 자기도 취향이 있다고 하는 ‘그 장면’은 총격신 다음으로 어려웠다.(웃음)”
 

'빈센조' 홍차영, '낙원의 밤' 재연 싱크로율…

제주도가 주무대인 누와르 액션 영화 '낙원의 밤' 촬영 현장에서 주연 배우 전여빈, 엄태구의 모습이다. [사진 넷플릭스]

실제 자신과 ‘빈센조’ ‘낙원의 밤’ 속 싱크로율을 묻자 그는 “그 캐릭터를 하는 동안은 잠자는 시간만 빼곤 그 인물로 살기 때문에 물들어가는 것 같다. 내 안의 차영, 내 안의 재연을 극대화해서 산다”며 웃었다. ‘빈센조’ 상대역 송중기, ‘낙원의 밤’ 엄태구와의 호흡에 대해선 “옆 사람에게 에너지를 잘 얻는 편인데 둘 다 집중력이 뛰어나서 좋은 자극이 된다”면서 “태구 오빠는 조용하게 속으로 에너지를 응축한다면, 중기 선배님은 그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만들어나간다. 완전히 다르지만, 연기에 대한 사랑은 두 사람이 같다”고 했다.
 
독립영화 ‘죄 많은 소녀’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배우상 등 신인상을 휩쓸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JTBC)로 대중에 각인된 지 불과 2년 만의 스타덤이다. 초등학생 시절 외할머니의 암투병을 계기로 의대를 목표했다가 좌절을 겪은 그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감명받아 배우의 길로 선회하곤 동덕여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대사 한 마디 없던 ‘간신’(2015)의 단역으로 스물여섯에 늦깎이 데뷔했다.  
 

전여빈이 꼽은 인생 캐릭터 '죄 많은 소녀' 

3일 J팟에 공개된 팟캐스트 '배우 언니' 5화(https://news.joins.com/JPod/Episode/518)에선 드라마 '빈센조' 열혈 변호사 전여빈을 집중 리뷰했다. [사진 배우 언니]

자신의 인생 캐릭터론 첫 주연작 ‘죄 많은 소녀’에서 친구의 죽음과 주위 의심까지 감당해야 했던 고등학생 영희를 들었다. “기회가 너무 없던 때라 김의석 감독님한테도 이걸 하고 나면 배우로서 꿈을 이뤘으니 더는 배우를 못 해도 충분하다고 했거든요. 근데 그걸 통해서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소중하고 고마운 동아줄이죠.”
 
“대학 때 박훈정 감독님의 ‘신세계’를 보고 거기 나오는 사람이 내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고, 이후 감독님의 ‘마녀’에선 구자윤이란 역할이 너무 흥미롭고 내심 부러우면서도 처음 보는 친구인데 연기 참 잘한다 박수 치면서 봤다”는 그다. ‘낙원의 밤’에서 바로 그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선 지금은 그저 동료들의 모습을 볼 때,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잠자기 전 씻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소박하게 고백했다. 또 “캐릭터를 분했을 때 내가 상상으로 그린 그림보다 스크린에 구현된 얼굴이 더 좋을 때 행복해진다”고 했다.
 
“하루하루 타인에게 폐끼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롤모델이고 저도 그러고 싶어요. 배우로선 이제 시작이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가보자, 여행을 떠나보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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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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