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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안성기, 두번째 5.18영화 출연료 거절 "반성않는 자들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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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5-19 03:00 조회1,0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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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봉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오채근(안성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5·18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에 나서는 내용이다. [사진 엣나인필름]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그렇게 편히 잘 살 수 있었는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12일 개봉)에서 주인공 오채근이 1980년 5월 광주 유혈진압 책임자들을 질책하는 대사다. 지난해 5‧18 40주년에 맞춰 광주광역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영화다. 배우 안성기(69)가 주연을 맡았다. 
 

5‧18 소재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주연
반성 없는 가해자에 복수하는 아버지 역
"관객 공감할 수 있게 감정 절제하며 연기"

'바람 불어…''난쏘공' 80년대 민중 대변해
"지금은 무척 건강, "1년에 1편은 찍고 싶죠"

영화는 서울에서 대리운전을 하며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오채근이 5‧18의 아픔에 공분하며 반성 없는 가해자들을 향한 복수에 나서는 내용이다. 피해자뿐 아니라 당시 계엄군 중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이들의 입장까지 두루 녹여냈다는 점에서 기존 5‧18 영화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12일 개봉해 닷새간 관객 수는 1만5000여명에 그쳤지만, 영화를 본 이들의 평가는 높은 편이다. 메가박스 관람평 게시판엔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아픔” “연기가 좋았다” 등 호평이 많았다.
 

'화려한 휴가' 후 14년만의 5·18 영화…노개런티 출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주연을 맡은 배우 안성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역에서 열린 이 영화 시사회에서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나섰다. 그는 ″무엇보다 시나리오 자체가 완성도가 있었기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 엣나인필름]

안성기에겐 두 번째 5‧18 영화다. 2007년 685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광주 시민군에 합류하는 퇴역 장교 박흥수 역을 연기한 지 14년 만이다. 이번 영화는 출연료를 받지 않는 대신 제작비 투자에 이름을 올렸다. e메일 인터뷰로 만난 그는 “저예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영화를 선택할 때 개런티는 중요하지 않다. 투자라기보다 함께 힘을 모아 영화를 완성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영화적인 재미가 있는 시나리오”를 들었다. “여러 인물의 심리가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었고 특히 반전과 비밀을 간직한 인물 '오채근'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오채근은 아들에 대한 미안함, 광주 시민들에 대한 죄책감, 반성하지 않는 자들을 향한 분노 등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라 관객들이 그의 선택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감정을 절제하며 한 계단 한 계단 밟아나가는 느낌으로 연기했습니다.”
“이 새끼들 맨날 맞아주고 다니니까 만만하게 보는 거야” “여태 반성하지 않은 인간들, 살 가치가 없는 거 아니에요?”…. 영화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대사가 많다. 안성기를 비롯해 윤유선·정보석 등 중견 배우들이 현실에 발붙인 대화로 소화해냈다. 특히 “누가 봐도 우린 애국자지, 살인마 아니야” “정 힘들면 우리 교회로 와. 하나님은 다 용서해주신다” 등 5‧18 가해자의 죄책감 없는 모습을 그린 박장군 역 배우 박근형과 안성기가 나누는 짧지만 노련한 호흡이 영화의 다소 극단적인 결말을 받쳐준다. 
 
안성기는 “촬영 현장의 선배가 되면 내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현장 전체의 분위기에 대해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어려운데, 박근형 선배님이 계셔서 오랜만에 후배 배우로서 마음 놓고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돌이켰다.  
 

'바람불어…' '난쏘공' 80년대 민중 대변한 청년배우 

안성기는1980년 5월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1980년은 배우로서 새롭게 도약하고 자리매김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주로 현장에서 바쁘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광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뉴스에서 보도되는 정도로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진상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훨씬 시간이 지난 후였다”고 했다.  

이장호 감독 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에 출연한 당시 스물여덟 배우 안성기의 영화 속 장면이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당시 스물여덟, 그는 영화에서 정권교체 시기, 고속성장에 밀려난 서울 외곽지역 청년 덕배가 됐다. “참고 살아야 해.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말하고 싶어도 벙어리인 척”이라 되뇐 이 ‘웃픈’ 역할로 그해 대종상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이원세 감독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의 영화에서 가난한 민중의 삶을 대변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아들의 이름으로’의 각본을 겸한 이정국 감독은 박신양‧최진실 주연 흥행 멜로 ‘편지’(1997)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지만, 데뷔작 ‘부활의 노래’(1991), 다큐멘터리 ‘반성’(2019) 등 5‧18 영화도 꾸준히 만들어왔다. 안성기는 지난달 28일 시사회에서 이 영화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40년 전에 부끄럽고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면서 “그때 고통은 아직도 이어져 오고 있고 어떻게든 짚고 해결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무척 건강, 매년 영화 1편은 하고 싶죠"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촬영 현장에서 안성기(왼쪽) 모습. 윤유선(오른쪽), 박근형, 정보석 등 중견 배우들도 출연해 힘을 보탰다. [사진 엣나인필름]

영화 ‘황혼열차’(1957)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올해 연기 64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주연작 ‘종이꽃’ 개봉 시기 갑작스레 입원하며 건강 이상설이 나온 터다. 그는 “지금은 무척 건강하고 컨디션도 좋다”면서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했다. 배우로서 항상 준비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 데뷔 이후부터 꾸준한 운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매년 한 편 이상의 영화에는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의욕을 내비쳤다. 차기작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한산: 용의 출현’. 이순신 장군 휘하의 물길 밝은 노익장 ‘어영담’이 되어 바다를 호령할 예정이다.    
 
“매 작품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새롭게 매력을 느끼는 ‘영화’라는 장르를 사랑하며 지내다 보니 어느덧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기에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준비하며 주어진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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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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