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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나이키 자회사 CEO, 살인 고백 그 후…유족과 눈물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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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1-19 10:25 조회6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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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의 유족. 왼쪽부터 아들 하산 애덤스, 딸 아지자 알라인, 누나 바버라 맥. [유튜브 캡처]화이트의 유족. 왼쪽부터 아들 하산 애덤스, 딸 아지자 알라인, 누나 바버라 맥. [유튜브 캡처] 

“안아도 될까요?”


지난해 12월 17일 필라델피아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살인범과 피해자 유족이 만난 자리.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는 살인범을 피해자의 누나 바버라 맥(84)은 “그럼요”라며 56년 전 동생을 앗아간 남자를 안아줬다. 살인범은 나이키의 대표 브랜드인 조던 회장 래리 밀러(73·사진). 그가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평생 숨겨왔던 과거를 고백한 지 2개월 만에 성사된 자리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최근까지 두 차례 이뤄진 이들의 만남을 소개했다.


밀러는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 푸드와 캠벨 수프를 거쳐 1997년 나이키에 합류해 99년부터 2006년까지 조던 회장을 지냈다. 2007년 NBA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드 구단주로 5년간 팀을 이끈 뒤 2012년 조던 회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조던 재임 중 수익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평생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살인 전과범이라는 비밀 때문이었다.

래리 밀러래리 밀러 


유복한 집안의 8남매 중 셋째인 밀러는 똑똑한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13살에 갱단에 합류하며 방황하기 시작했다. 밀러는 16세 때인 65년 9월 30일 술을 마시다 다른 갱단의 흉기에 찔려 숨진 친구의 복수를 한다며 길거리에서 처음 마주친 남자를 총으로 쐈다. 2급 살인 혐의로 4년 반, 무장강도 등 혐의로 5년을 더 감옥에서 보냈다. 감옥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한 그는 출소 후 30살에 대학에 들어가 85년 MBA를 마쳤다.


밀러는 화이트 가족을 앞에 두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 이 자리엔 화이트가 숨질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아들 하산 애덤스(57)와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은 딸 아지자 알라인(56)도 있었다. 맥은 밀러에게 식당에서 일하던 화이트가 패션 감각이 뛰어난 멋진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평생 ‘아버지의 유령 같다’는 말을 들었다는 애덤스는 최근에야 아버지가 당한 일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밀러를 용서했다고 맥이 NYT에 밝혔다. 알라인은 “나를 향해 웃어줄 아빠의 얼굴도 목소리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나는 내 결혼식에서 손잡고 들어갈 아빠가, 내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처음부터 없었다”며 밀러에 대한 원망을 감추지 않았다.


밀러는 이에 “여러분께 연락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고, 행방을 알기 위해 사설탐정을 고용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두 번째 만남에서 화이트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밀러는 “화이트의 이름이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의 가족과 다른 이들에게도 유익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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