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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영국, 젊은층 주택 구매 지원…집값 5%만 있어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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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2-08 12:12 조회6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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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외곽 햄프셔의 32만9000파운드(약 5억3000만원)짜리 주택을 집값의 5%인 1만6500파운드(약2663만원)만 지불하고 산 샘과 조지아. 집값의 나머지 95% 중 75%는 주택담보대출로, 20%는 정부의 주택구매지원으로 충당했다. [사진 조지아 코넬]영국 런던 외곽 햄프셔의 32만9000파운드(약 5억3000만원)짜리 주택을 집값의 5%인 1만6500파운드(약2663만원)만 지불하고 산 샘과 조지아. 집값의 나머지 95% 중 75%는 주택담보대출로, 20%는 정부의 주택구매지원으로 충당했다. [사진 조지아 코넬] 

벤과 엘리는 31세에 첫 번째 내 집을 장만했다. 런던 변두리에 있는 방 2개의 작은 플랫(flat)은 41만5000파운드(약 6억7000만원)로 꽤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두 사람 모두 1시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하다. 영국의 플랫은 한국의 연립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그 집을 사기 위해 벤과 엘리에게 필요한 돈은 5만6500파운드였다. 영국의 많은 생애 첫 주택구매자들처럼 그들도 전체 집값의 90%를 대출받았다. 즉, 집값의 10%인 4만1500파운드를 대출 보증금으로 냈고, 나머지 1만5000파운드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세금, 건물 검사비, 가구 구매 등에 썼다.


주택 소유하면 이사 가기도 유리


그들은 원금 상환 및 이자로 은행에 매월 약 1250파운드(약 202만원)를 지불한다.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이 정도는 같은 지역 비슷한 규모 집의 월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매월 원리금 비용이 월세와 거의 비슷하지만 자가를 소유한다는 건 큰 이점이다.


사실 런던의 보통 집들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영국의 집들처럼 크거나 멋지지 않다. 런던의 플랫은 오래된 큰 집을 여러 개로 쪼개서 쓰는 형태가 많다. 하지만 이런 집이라도 살 수만 있다면 런던의 터무니없이 비싼 월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런던의 비싼 월세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어떤 이들은 월세 구하기를 포기하고 오래된 부두 근처의 배를 집으로 삼아 살고 있을 정도다.


영국의 주택담보대출 제도는 벤과 엘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는 열쇠다. 주택 가격의 약 10%를 마련할 수 있으면 신용대출 등 추가 대출 없이도 자신 소유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샘과 조지아는 20대 중반으로 런던 외곽 햄프셔에 살고 있다. 어린 딸을 키우는 두 사람은 집을 사고 싶었지만 돈이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 외곽 작은 마을에 살고 있기에 그들은 침실 3개와 마당이 있는 32만9000파운드짜리 집을 살 수 있었다.


집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샘과 조지아가 지불한 돈은 전체 집값의 5%인 1만6500파운드다. 75%는 주택담보대출에서, 그리고 나머지 20%는 영국 정부의 주택구매지원제도에서 충당할 수 있었다. 젊은 층의 생애 첫 주택마련 대출에 대해서는 영국 정부가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집값의 5%에 해당하는 자금만으로도 집을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샘과 조지아는 영국 정부로부터 6만5000 파운드가 넘는 금액을 대출로 마련했다. 해당 대출금은 처음 5년간 무이자다. 두 사람은 그 5년 안에 대출금 전액을 갚을 계획이다.


이 제도를 사용함으로써 샘과 조지아는 적은 돈으로 그들의 첫 집을 구입하고 매달 내야 하는 대출 상환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런던 외곽에서 넓은 정원이 딸린 신축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다.


영국에서 벤과 엘리, 그리고 샘과 조지아의 이야기는 그리 특별한 사연이 아니다. 영국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담보대출로 첫 집을 구입한다. 대출금은 수십 년에 걸쳐 점차 갚아 나가야 할 정도로 큰 금액이다. 영국인 대다수에게 주택이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오로지 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살던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기존의 주택담보대출금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기존 대출을 새집 매입 대출에 그대로 적용해서 유지할 수도 있고, 빌린 돈을 모두 갚고 나서 새집 대출을 새로 받을 수도 있다. 옛집에서 받은 대출을 연장할 경우 복잡한 대출 심사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또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할 필요 없이 더 많은 자금을 은행에서 빌릴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매우 복잡하다. 보통 상황에 따라 금리가 변화하는데 일정 기간 1.5~2.5% 사이로 시작해 나중에는 약 3.5%까지 오른다. 금리는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하며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주택 구매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다른 곳에서 받을 수도 있다.

영국 런던에 우뚝 속은 플랫(flat). 플랫은 한국의 연립주택·다가구주택·아파트 등을 통칭한다. [EPA=연합뉴스]영국 런던에 우뚝 속은 플랫(flat). 플랫은 한국의 연립주택·다가구주택·아파트 등을 통칭한다. [EPA=연합뉴스] 

HSBC은행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주택을 소유했을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의 예시를 잘 보여 준다. 예를 들어 30년 동안 18만4000파운드의 대출금에 대해 최초 2년 동안은 2.39%의 금리가, 그 후 나머지 28년 동안은 3.54%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 금리로 계산해 보면 원금 18만4000파운드, 이자 약 11만17파운드, 그리고 수수료 294파운드를 합산한 금액인 약 29만4312 파운드를 30년에 걸쳐 지불하게 된다.


은행에 막대한 이자를 지불해야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집을 구매하는 것은 여전히 대다수의 현지 영국인들에게 최고의 선택이다. 그렇지 않으면 매달 수천 파운드의 월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담보 대출을 잘 활용하면 언젠가 자신의 집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국의 주택담보대출 제도가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큰 부담 없이 쉽게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지만 영국은 절대 주택 소유가 쉬운 나라가 아니다. 사실 영국의 주택 소유는 지난 20년 동안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03년에는 70.9%의 가구가 실제로 거주하는 자택을 소유했지만, 2018년에는 그 비율이 63.9%로 감소했다.


90~95%의 주택담보대출과 정부 지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집을 소유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자본의 부족이다. 런던 같은 대도시는 말할 필요도 없고, 영국의 전반적인 생활비는 매우 높으며 월세를 내며 생활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영국에는 사유지의 임대료에 대한 국가의 법적 통제가 없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부르는 대로 값이 정해진다.


생애 첫 집 마련 평균 연령 33세


서울에서의 생활보다 런던에서의 생활비는 충격적일 정도로 비싸다. 생활비 비교 웹사이트 눔베오(Numbeo)에 따르면 런던의 저렴한 기본 식사의 가격은 15파운드(약 2만4000원), 맥주 한 잔은 5파운드(약 8000원), 커피는 3파운드, 빵은 1파운드이다. 25평형 아파트 기준 가스, 수도, 전기, 인터넷 비용은 한 달 약 230파운드이며, 런던 중심부의 런던 지하철 한 달 이용권은 167파운드(약 27만원)다.


런던 중심부의 월세도 매우 비싸다. 원룸은 평균 800파운드(약 130만원), 투룸은 평균 2000파운드(약 323만원) 정도다. 대부분의 대학 졸업자들은 평균 21세쯤 일찍 취업시장에 뛰어들지만, 정작 첫 번째 내 집을 살 수 있는 평균 연령은 33세다. 비싼 생활비와 월세를 내며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2019년 런던 북쪽에 있는 아파트를 45만 파운드에 구매했다. 그와 그의 아내 모두 정부에서 일하는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아이도 없고 여행도 많이 다니지 않아 월 고정 지출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좋은 직장과 검소한 생활습관에도 불구하고 런던에서의 생활비와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이 너무 높아 월말이 되면 통장에 돈이 한 푼도 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루이스는 이렇게 말한다. “한 달에 대출 상환 비용이 무척 많이 들지만 우리에게 집을 소유하는 것이 투자 목적은 아니에요. 가족이 지낼 보금자리를 위해 집을 구매한 것이죠. 대출금을 많이 내야 하지만, 월세 금액과 비슷하니까요. 이렇게라도 집을 소유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집값을 모두 갚으려면 30년은 걸리겠지만 어찌 됐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중 한 곳에 내 집을 갖고 있는 걸요. 나중에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고 해도 일단 집을 소유한 상태에서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니까요.”


짐 불리 에디터, 번역: 유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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