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뱅크런 비상, 기준금리 9.5→20% 긴급 인상 > 채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Vancouver
Temp Max: 8.6°C
Temp Min: 6.27°C


채널

국제 | 러 뱅크런 비상, 기준금리 9.5→20% 긴급 인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2-28 10:25 조회688회 댓글0건

본문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한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한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 

“주말 동안 ATM기 앞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줄을 길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진짜 문제는 루블화 가치가 본격적으로 떨어지는 이번 주부터일 것 같다.”


모스크바에 거주하고 있는 오선근 재러한국경제인협회 사무국장이 전해온 현지 상황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배제라는 ‘금융 핵폭탄’을 맞은 러시아 금융시장이 혼돈의 월요일을 맞았다. ‘금융 고립’ 두려움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루블화 가치는 30% 넘게 급락하고 증권 시장은 휴장했다. 루블화의 자유낙하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러시아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로 전격 인상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110루블 아래로 떨어졌다(환율 상승). 전 거래일(지난 25일)보다 30%가량 떨어지며 역대 최저수준까지 무너져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달러당 75루블에 거래되던 루블화 가치는 2주 만에 40% 가까이 떨어졌다.


루블화의 날개 없는 추락에 러시아 금융당국은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이날 러시아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9.5%에서 20%로 10.5%포인트 인상했다. 루블화 폭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루블화 투매를 막기 위해 러시아 비거주자의 국채 매각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같은 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은행 ATM 앞에도 시민들의 줄이 길다. [로이터=연합뉴스]같은 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은행 ATM 앞에도 시민들의 줄이 길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증권시장 개장 시간을 늦췄다가 결국 휴장하기로 했다. 외환시장에 이어 증시까지 출렁일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RTS 지수는 지난 25일 936.94를 기록하며 이미 고점(1933.59) 대비 반 토막 난 상황이다.


해외자금 조달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러시아 채권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낮췄다. 무디스도 신용등급 재평가를 검토 중이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조급증을 보이는 건 ‘뱅크런’의 조짐 때문이다. 외신들은 앞다퉈 달러 사재기에 나선 러시아 국민의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기자가 27일 오전 해외 은행 지점의 ATM기를 갔더니 미국 달러화가 바닥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 대상에 러시아 시중은행도 포함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해외에서 운영되는 애플페이와 구글페이가 제재 대상 은행 계좌와 연결된 경우 먹통인 상황이라, 더더욱 지폐를 손에 쥐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폭락하는 루블화 가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폭락하는 루블화 가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금융 대란에 더해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죄어오는 건 극심한 인플레이션이다.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입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치솟게 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지난달 러시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73% 상승하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선근 사무국장은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이 8%라고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실제로 물가가 13% 가까이 올랐다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DNS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7일 각 체인점에서 물건 가격을 30%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물가가 오르고 배송이 중단되면서 푸틴에 대한 시민의 환호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경제의 고립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SWIFT 배제 은행 목록과 일정 등이 결정되고, 각종 경제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금융 시장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토마스 페핀스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가 뱅크런을 막을 수 있는 선택지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국제 우방은 러시아의 금융 붕괴를 어떻게 유리하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연주 기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채널 목록

Total 4,193건 11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