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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자율주행의 반대편, ‘하는’ 즐거움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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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3-25 13:10 조회6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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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철학자운전하는 철학자

매슈 크로퍼드 지음

성원 옮김

시공사


저자 얘기부터 해야겠다. 그는 미국 UC산타바바라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전공을 바꿔 시카고대에서 정치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보수 싱크탱크인 조지 마셜 인스티튜트의 상임이사를 맡았다가 5개월 만에 그만뒀다. 싱크탱크에 자금을 대는 석유회사가 지구온난화 문제에 관해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오토바이 정비소를 열어 운영한다. 동시에 버지니아대 고등문화학술원 연구원으로 일하고, 작가로서 글도 쓴다.


눈길 끄는 이력의 저자라서일까. 우리말 번역서 제목은 저자가 초점인 『운전하는 철학자』다. 하지만 책 내용에는 원서 제목(‘Why We Drive’, 운전하는 이유)이 좀 더 부합한다고 하겠다. 제목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책에 이렇게 적었다. “운전의 즐거움은 무언가를 하는 데서 온다. 우리를 반대 방향으로 밀치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능숙하게 참여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 바로 그때서야 우리는 자신의 손아귀 안에 진보가 있음을 느낀다.”(158쪽)


운전은 ‘운전자가 직접 해야 한다’는 소신의 저자는 자율주행 기술(차량)의 등장에 문제의식을 갖는다. 이 새로운 기술(차량)이 운전자가 ‘하는’ 것 자체를 빼앗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 사례를 다수 인용한 서론(무려 70쪽에 가깝다)부터 마지막 장인 파트4까지, 자율주행을 필두로 한 첨단화 되는 자동차 및 관련 산업 전반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 그들의 협력자가 된 공공기관, 그리고 그 뒤에 도사린 자본의 메커니즘을 폭로한다. 예컨대 노후차량 감축이 대기오염 방지보다는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포석이며, 감축에 따른 탄소배출이 사실상 더 많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자가정비했다. 심지어 직접 차를 조립해 타기도 했다. 지나친 자신감의 발로일까.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비판가 자신부터가 전문적인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 많다”(110쪽)며 자신의 여러 이력을 길게 늘어놓는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에피소드나 용어가 많이 등장해 매끄러운 독서를 방해하기도 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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