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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무조건 버리는 게 최선 아니다, 채우기 위해 비워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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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3-31 10:05 조회7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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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때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온 10년차 미니멀리스트이자 파워블로거, 책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의 저자이기도 한 이혜림 작가. 맥시멀리스트에서 초극단의 미니멀리스트까지 모두 경험한 그는 ‘채우기 위해 비우는’ 건강한 미니멀리즘을 제안했다. 전민규 기자대학교 4학년 때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온 10년차 미니멀리스트이자 파워블로거, 책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의 저자이기도 한 이혜림 작가. 맥시멀리스트에서 초극단의 미니멀리스트까지 모두 경험한 그는 ‘채우기 위해 비우는’ 건강한 미니멀리즘을 제안했다. 전민규 기자 

단순하게 살기의 목적은 ‘행복하기’

무언가 변해야 할 타이밍에 일본 작가 사사키 후미오의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표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햇살 가득한 원룸 한쪽 방에 다른 가구는 일체 없이 새하얀 이부자리만 펼쳐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졌다. 텅 비어 있는 방, 빈 벽과 여백이 가득한 저런 공간에서 살게 된다면 물건에 얽매이지 않고 늘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이 작가는 극한까지 물건을 버리고 비워냈다. “방안에 전신거울 하나, 작은 스탠드 하나, 4단 서랍장 하나, 이부자리 한 채만 남기고 모든 걸 다 정리했어요. 옷과 신발도 다 처분하고 ‘단벌신사’가 됐죠.”


그런데 극단의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도 잠시, 허무함과 우울함이 밀려왔다. “2~3개월 만에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니고 있던 물건 개수는 현저하게 줄었지만 그동안 버리고 비워야 한다는 강박증으로 너무 지쳤고, 물건을 살 때마다 극심한 자기검열을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단벌신사’를 실천하겠다고 매일 같은 옷을 입다보니 누구를 만나는 일도 싫어지고 무기력해졌어요. 사사키 후미오처럼 쿠션 하나 없이 벽에 기대 책을 읽는 게 실제로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이건 정답이 아니었구나 깨달았죠.”


이 작가는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찾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나는 왜 물건을 줄이고 단순하게 살고 싶었나, 나 자신에게 물었더니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라는 답이 나오더군요. 텅 빈 방을 만들기 전, 무엇을 비울까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까를 물어야 했고, 어떻게 비울까가 아니라 어떻게 남길까를 고민했어야 했어요.”


이 작가는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고민하며 텅 빈 방과 텅 빈 인생을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 정말 좋아하는 한 가지를 잘 쓰기 위해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안사고, 그렇게 돈과 공간을 절약하면서 ‘채우기 위해 비우는’ 자신만의 건강한 미니멀 라이프를 만들어갔다.


다들 그렇게 살아도 나는 이렇게 산다

이 작가는 사고의 전환을 경험한 뒤, 줄이는 일은 꼭 물건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과다한 지출, 과한 업무, 복잡한 인간관계, 과식, 좋지 못한 습관이나 마음가짐일 수도 있죠. 지금 이 순간 이게 내게 꼭 필요한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가 고민하면서 취사선택하는 것. 이게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가는 10년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제로웨이스트 운동, 선택적 채식주의를 시작했다. 비워낸 자리를 건강한 것으로 채우자 결심하면서 주변 모든 것이 선순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고, 처음부터 버릴 일 없도록 지구에 무해한 삶을 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수단이 돼야지 목적이 돼선 안 돼요. 무조건 버리고 비워서 텅 빈 공간을 만드는 게 최선은 아니거든요. 제가 바라는 ‘건강한 미니멀리즘’은 내가 무엇을 하기 위해 비우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 돈·체력·시간·에너지·물건·인생 등등 인생의 모든 것은 유한해요. 남들이 하는 대로 모두 욕심내다보면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을 맞죠. 그럴 때, 내게 필요하고 소중하고 좋아하는 것만 남기면 모든 게 명확해지면서 하나하나 정말 알차게 쓸 수 있게 되죠.”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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