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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한 세대의 소멸" 그 많던 지식인들 다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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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4-08 10:29 조회7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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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마지막 지식인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교유서가


한 해 수만 권의 책이 쏟아지지만, 꼭 봐야 할 것 같은 책은 갈수록 줄어든다. 어쩌다 흥미를 느껴 집어 들면 외국인 저자다. 대학 캠퍼스에 넘쳐나는 외국 박사들은 다 무얼 하는 걸까. 고상한 논문 작성에 매달리다 보니 수준 떨어지는 대중서 집필은 뒷전인 걸까. 그렇다면 대중과 호흡하지 않는 학문은 무슨 소용일까.


 이런 현상 혹은 추정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미국인 역사학자가 1987년에 첫 출간한 이 책은 미국 지성계의 지식인 부재 현상을 꼭 집어서 지적한다.


여기서 지식인은 공공지식인(the public intellectual). 전문 분야의 사적 발견에 만족하지 않고 알기 쉬운 언어로 대중에 적극적으로 가닿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멀게는 갈릴레오·프로이트부터, 책에서 마지막 지식인으로 뭉뚱그린 50년대 미국의 C 라이트 밀스, 루이스 멈퍼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베티 프리단 같은 사람들이, 저자에 따르면, 어려운 얘기를 무척 쉽게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60년대부터 책 출간 시점인 80년대 중반까지 미국 지성계에 공공지식인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게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한 세대의 실종"이라고까지 했다. 당대 지식인 전부를 적으로 돌리는 도발적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현상들을 제시하고 원인을 따져본 책이다.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도시 구조 변화도 건드리지만 지식인 소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역시 대학 팽창을 꼽았다. 인구가 급증해 이들을 가르치는 대학의 교수 자리가 크게 늘어나자 보헤미안 같은 삶을 살던 독립 저술가들이 대거 대학에 안착하며 문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대학의 젊은 교수들은 더 이상 폭넓은 대중과의 교류를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캠퍼스가 그들의 집, 동료가 곧 독자다. 승진·급여 등을 전문가 동료들의 평가에만 의존하다 보니 관심 쟁점과 통용되는 언어에 영향을 받게 된다. 난해한 학술용어만 사용하다 보니 결국 대중어 소통 능력을 상실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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