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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49년 영토분쟁, 위스키로 끝낸 캐나다·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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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6-17 16:14 조회7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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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가운데)이 14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오른쪽)에게 한스 섬 영토를 나눠 갖는 협정에 서명한 후 코펜하겐산 위스키를 선물하고 있다. AP=연합뉴스제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가운데)이 14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오른쪽)에게 한스 섬 영토를 나눠 갖는 협정에 서명한 후 코펜하겐산 위스키를 선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덴마크와 캐나다가 북극해 그린란드 인근의 작은 섬을 절반씩 나눠 갖기로 합의하면서 49년 만에 영토 분쟁을 끝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 제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 무테 보우루프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만나 캐나다의 엘즈미어 섬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사이의 네어스 해협에 있는 한스 섬을 절반씩 나눠 갖기로 하는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이로써 두 나라는 3882㎞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양 경계선을 갖게 됐다고 BBC가 전했다.


한스 섬 면적은 서울 이태원동(1.37㎢)과 비슷한 1.3㎢다. 최고봉 높이는 180m 정도 되는 작은 섬이다. 바위로 이뤄진 무인도지만 덴마크와 캐나다는 오랫동안 영유권 분쟁을 벌였다. 1933년 국제사법재판소가 그린란드를 덴마크 영토로 판결했는데, 캐나다와 덴마크 모두 한스 섬에서 정확히 18㎞씩 떨어져 있어 영토 분쟁의 불씨가 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973년 네어스 해협을 국경선으로 하기로 합의할 때도 한스 섬 영유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본격적으로 분쟁이 시작됐다. 척박한 땅인지라 양국 모두 큰 관심을 두지 않다가 1980년대 초 캐나다의 한 석유 회사가 당국과 협의하지 않고 한스 섬에 머물면서 연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덴마크 신문에 실리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84년 톰 회옘 덴마크령 그린란드 담당 장관이 한스 섬을 방문해 덴마크기를 흔들고 덴마크 전통 술인 슈납스를 묻고 '덴마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새겼다. 그러자 캐나다 측에서 한스 섬에 와서 캐나다기를 꽂고 캐나다산 위스키를 묻으면서 양국의 영토 분쟁은 '위스키 전쟁'으로 불리게 됐다.


한스 섬 분쟁은 2000년대 들어 양국의 해군이 번갈아 상륙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당시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네어스 해협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주요 통로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막대한 심해자원 개발 가능성도 부각됐다. 한스 섬의 가치가 오르면서 양국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북극해의 작은 바위섬 한스 섬을 놓고 캐나다와 덴마크가 50여년간 다퉜다. 중앙포토북극해의 작은 바위섬 한스 섬을 놓고 캐나다와 덴마크가 50여년간 다퉜다. 중앙포토 

2005년 두 나라 외무장관이 한스 섬 영유권 문제 해결을 위해 공식 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2012년에 섬을 똑같이 나눠 갖는 것으로 의견 조정이 이뤄졌고, 10년이 지나 협정에 서명이 이뤄졌다. 두 나라는 영토의 경계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갈라진 바위틈을 기준으로 삼아 거의 똑같은 면적으로 나눠 갖기로 했다.


이날 양국 외무장관은 위스키 전쟁 종식을 축하하는 의미로 서로 위스키를 교환했다. 졸리 외무장관은 메이플 시럽이 들어간 퀘벡산 위스키를, 코포드 외무장관은 기념일에 주로 마시는 코펜하겐산 감멜단스크 위스키를 선물했다고 CTV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해 혼란스러운 가운데 캐나다와 덴마크가 평화롭게 영토 분쟁을 해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코포드 외무장관은 "러시아 같은 강대국이 국제법을 잔혹하게 위반하고 있는 요즘 우리의 분쟁 해결은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리 외무장관도 "영토 분쟁이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다는 걸 다른 나라에 보여줬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우리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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