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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예능 캐릭터와 혼동? 어쩌면 감독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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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0-28 22:00 조회1,4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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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의 준모(이서진 분)는 고교 동창 가운데 다정다감한 의사(조진웅 분)나 까칠한 변호사(유해진 분)와 달리 깊은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그 역시 큰 비밀을 갖고 있다. [사진 롯데엔터테이먼트]

“큰 부담이 없다는 게 좋았어요. 다른 두 커플은 가정 생활 오래한 사람들인데 저는 아닌 역할이어서 좋았고. 변호사·의사 이런 쪽 이미지와 다른 쪽이라는 것도 좋았고.”
 
31일 개봉하는 ‘완벽한 타인’으로 모처럼 스크린에 등장한 배우 이서진(47)의 얘기다. 영화의 배경은 남자들이 모두 고교동창인 부부동반 저녁 모임. 누군가의 제안으로 식사 도중 걸려오는 핸드폰 통화 내용이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는 일종의 게임을 시작하면서 예상 못 한 일이 이어진다. 겉으로는 절친했던 이들끼리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는가 하면, 부부 사이에 메가톤급 비밀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까칠한 변호사(유해진)와 이런 남편을 상전처럼 모시는 전업주부이자 문학소녀 아내(염정아)는 물론이고, 호화로운 집을 장만해 친구들을 초대한 의사 부부(조진웅·김지수)도, 공공연히 애정표현을 주고받는 신혼부부(이서진·송하윤)도, 이혼 뒤 새로 만나는 애인이 아프다며 혼자 온 돌싱(윤경호)도 예외가 아니다. 걷잡을 수 없는 사건들이 배우들의 고른 연기와 더불어 흡입력 있게 펼쳐진다. 현대사회에서 핸드폰이 지닌 시한폭탄 같은 위력이 실감 난다. 여러 나라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2016)를 원작으로 삼았다.
 
네 남자 가운데 이서진이 연기한 준모는 모범생과 거리가 멀었을 것 같은 캐릭터. 친구들의 격의 없는 대화에 따르면, 학창 시절부터 연애 상대가 한둘이 아니었던 데다 엉뚱한 사업을 거듭하다 최근 나어리고 똑똑한 아내와 결혼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준모는 여자들 눈높이에 맞춰 편하게 해주고 잘해주는 데 타고난 것 같아요. 하지만 뒤처리가 치밀하거나 생각이 깊은 사람은 아니죠. 사업도 다 실패했고.” 말투 역시 툭툭 던지는 준모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 초반에는 좀 헷갈리기도 한다.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윤식당’ 같은 나영석 PD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숙해진 이서진의 일상적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서다.
 

7명의 배우가 고른 연기를 보여주는 ‘완벽한 타인’.

“사실 혼동을 하시겠죠. 이게 진짜인지, 연기인지. 이재규 감독이 저한테 역할을 맡긴 거는 그런 점이 반영되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평소 제 모습을 원체 잘 아는 사람이고, 그런 모습을 예능에서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는 걸 보고, 이런 역할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하는 역할이니까.” 그와 이재규 감독은 15년 전 MBC 드라마 ‘다모’를 함께했던 사이. “아프냐, 나도 아프다” 같은 명대사를 남긴 이 사극처럼 심각한 멜로에서의 모습과 비교하면 예능에 이어 이번 영화는 큰 캐릭터 변신이다.
 
사실 나영석 표 예능에서 그의 모습은 양면적이다. 제작진에게 툴툴대는 것과 달리 이순재를 비롯한 ‘꽃할배’들, 아버지 세대라 해도 좋을 ‘선생님’ 배우들을 챙길 때는 살가운 정성이 보통 아니다. “저는 결혼해 본 적 없고, 아이도 몰라요. 하지만 아버지도 계셨고, 할아버지도 계셨고 해서 어떻게 보면 선생님들이 훨씬 편해요. 선생님들 입맛을 너무 잘 아는데 아무거나 드시라고, 오늘은 제가 힘들어 요리를 못하겠습니다, 할 순 없잖아요.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 거에요.” 물론 현실의 부모자식 관계는 좀 다르게 마련. “방송 보고 저희 어머니가 그러시죠. 네가 웬일이니, 나한테도 그렇게 해봐라.”
 
여러 드라마 출연작과 달리 그의 영화는 ‘공포택시’(2000), ‘무영검’(2005), ‘오늘의 연애’(2015) 등 몇 편 안 된다. 이번 영화는 “역할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굉장히 편했다”고 했다. 출연진은 조진웅·김지수가 연기하는 의사 부부의 집 세트가 마련된 전남 광주에서 한 달 간 합숙하며 촬영했다. 식탁에서 진행되는 장면이 많은데다, 휴식 시간에도 다들 둘러 앉아 수다를 떨곤 했다고 한다.  
 
“제 옆에 진웅이가 앉는 배치라서 (카메라 밖에서도) 서로 술도 따라주고 잡담도 하는 애드립을 많이 했어요.” 극 중에서는 딱히 접점이 없는 염정아와도 가까워졌다고 한다.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깊게 생각하기보다 본능에 충실한 배우에요. 되려 해진씨가 치밀해요. 굉장히 생각이 많죠, 제가 생각 많이 안 하고 맨날 농담하고 그러지, 해진씨는 심각해요. 지수씨도 치밀하고. 진웅이는 본능적이죠.”
 
테이블 위 저녁 메뉴로는 네 남자의 고향으로 설정된 강릉의 이름난 음식이 차례로 등장한다. “처음에는 다 맛있었죠. 물곰탕은 처음 먹어봤어요. 닭강정을 주방에서 혼자 한판 다 먹기도 하고. 이러다 큰일나겠다 싶어 나중에는 서로 놀리면서 먹으라고 권했죠.” 언론시사회 이후 제법 호평을 받고 있는 분위기에도 힘입은 듯 인터뷰 내내 그는 편한 말투를 이어갔다.
 
그래서 연기에 대한 고뇌라든가, 배우로서의 야심이라든가 하는 건 그와 안 어울릴성 싶었는데 어느 순간 눈빛이 빛났다. 다음날부터 강원도 횡성의 산 속을 뛰어다니며 ‘트랩’을 찍는다는 얘기를 꺼내면서다. 영화 ‘백야행’의 박신우 감독이 원안과 연출을 맡아 OCN에서 방송할 새 드라마다. 이서진은 아내와 아이가 잔혹한 사건에 휘말리는 뉴스 앵커 역할로, 형사를 연기하는 배우 성동일과 호흡을 맞추는 모양이다. “아주 센 역할이에요. 몸은 좀 힘들겠지만.” 그의 기대감이 번득였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s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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