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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아프리카 야생·'어벤져스'…드론 촬영 고수가 제주도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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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05 22:00 조회1,3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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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야생을 담은 마이크 비숍 감독의 드론 단편영화 '야생의 왕국' 한 장면. 영상은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사진 Mike Bishop]

아프리카 초원에 새처럼 날아든 카메라가 기린들의 질주를 하늘에서 내려다본다. 퓨마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화면에 얼굴을 들이대는가 하면, 약이 바짝 오른 하이에나 무리가 덮쳐오기도 한다. 
 
올해 뉴욕국제드론영화제 등 전 세계 드론영화제를 달군 단편영화 ‘야생의 왕국(Kingdom of the Wild)’ 장면이다. 캐나다 감독 마이크 비숍(38)이 드론으로 촬영한 이 2분45초 영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야생 한복판에 뛰어든 듯 가슴이 뛴다. 관객의 눈이 된 것처럼 유려하게 하늘을 누비는 카메라 움직임 덕분이다. 대자연과 액션 스포츠 등을 역동적으로 담은 작품들로 그는 드론 촬영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아이슬란드 강줄기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는 대자연이 그려낸 경이란 감탄이 절로 난다. 빙하수가 녹아든 강줄기가 새하얀 고목처럼 대지를 떠받치고 있어서다. 

마이크 비숍 감독의 드론 촬영 사진 '트리 오브 라이프'. [사진 Mike Bishop]

 
“드론은 이제껏 인간이 볼 수 없었던 광경을 열어줍니다. ‘위’에서 찍으면 미치도록 놀라운 뷰가 펼쳐져요.” 
 
2~4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2018 제주드론필름페스티벌(JDFF)’은 국내 최초 드론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석차 처음 내한한 그를 개막 하루 전 서울 명동에서 만났다.  
 
하늘(비행기)에서 본 한국의 첫인상은.
“어딘가에 갈 땐 늘 비행기 창가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는데 내가 살던 세계와 다른 집들, 산의 모습에 흥분됐다. 지구 반대편에 오다니! 직접 와본 건 처음이지만, 어릴 적부터 한국 친구가 많아 늘 와보고 싶었다. 김치, 불고기, 매운 찌개류 같은 한국음식도 좋아한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드론쇼도 정말 스펙터클했다.“

마이크 비숍 감독이 11월 1일 명동 호텔28에서 인터뷰 후 드론(MavicPro2)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혁재 기자

 
드론은 어떻게 시작했나. 
“20년 가까이 그래픽디자인, 3D 애니메이션, 사운드 편집, 상업광고, 영화 연출 등 영상에 관한 거의 모든 걸 해봤다. 그러다 2013년 DGI에서 팬텀1 드론이 처음 나왔을 때, 드론에 고프로(초소형 카메라)를 달아 촬영을 해봤다. 그땐 드론으로 하는 모든 시도가 최초였을 때다.”
 
단편영화, 사진, 광고 등으로 새로운 드론 촬영기법을 개척해왔다. 가장 짜릿했던 촬영은.
“협곡이나 좁은 골짜기 사이를 비행하다 갑자기 절벽을 코앞에서 맞닥뜨리는 순간들. 미국 LA에 살고 있는데 캘리포니아 메머드레이크에서 운전하다 갑자기 나타난 엘크(사슴의 일종) 무리를 촬영했던 때도 잊지 못한다. 차를 세우고 드론을 띄웠는데,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나 보던 장면이 담겼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헬기로 항공촬영을 하던 시절보다 믿을 수 없이 빠르고 간편해졌다.”
 
드론은 어떤 점에서 혁신적인가. 
“경계를 넘어 다른 차원에 가볼 수 있다. 이전엔 볼 수도 없었고 알기를 바라지도 않았던 것들에 눈뜨게 된 것이다. 올해 JDFF에도 상영되는 내 단편 ‘야생의 왕국’이 그 예다. 도시에만 살던 사람들도 이 영상을 보고, 가까이서 본 야생동물들이 얼마나 멋진지, 그들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도록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영감 받길 원했다. 아프리카 동물보호운동의 일환으로 나미비아 에린디 동물보호구역 전체 촬영 허가를 받아 제작했다.”  
 
비숍 감독은 현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시리즈의 드론 촬영에도 참여하고 있다(스포일러 방지 계약 탓에 영화에 관해 아무런 얘기도 해줄 수 없다며 그는 양해를 구했다). 2014년 미국 연방항공청의 허가가 있고부터 할리우드 영화 현장엔 드론이 활약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재난 영화 ‘쥬라기 월드’에선 사람들을 공격하는 익룡의 시점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인상적이었던 영화 속 드론 장면으로 그는 12월 개봉할 히어로물 ‘아쿠아맨’을 꼽았다. “제가 촬영한 건 아니지만, 예고편을 보니 지붕 위를 질주하는 주인공과 함께 거리에서 도망치는 인파를 잡은 장면이 있더군요. 엄청난 고난도 촬영이었어요. 좁은 건물 사이로 액션신을 뒤쫓는 것만 해도 어려운데, 자칫 사람들과 부딪혀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까요.”
 
현재 주목하고 있는 첨단 드론 촬영기술은. 
“FPV 레이싱 드론이다. 레이싱카를 쫓는 드론 시점 영상으로 속도감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보통 드론보다 기체가 작아서 굉장히 팬시한 카메라 움직임이 가능하다. 대부분 드론은 수평으로 이동하며 촬영하는데 이 기종은 절벽에서 다이빙하는 사람을 따라 수직으로 낙하하며 고속 촬영을 하는 데도 최적화돼있다. 5년 전 처음 개발된 드론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초기엔 배터리가 5분 만에 닳아 드론이 추락하기 일쑤였다.”
 
드론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사생활 침해 등의 논란도 나온다. 
“큰 문제다. 내가 주로 대자연을 찍는 건 도시에선 의도치 않게 누군가의 사생활을 침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요즘은 생산기술이 발달해서 드론 자체에 공항, 군사지역 같은 금지구역에서 날지 못하게 하는 제어기능이 장착돼 있다. 나라마다 법규도 마련되는 추세다. 주차장이나 남의 집 창문을 찍는 멍청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기다.”
 
JDFF에선 어떤 기준으로 심사할 것인가.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줄 드론 영화를 찾을 것이다. 카메라 움직임이든, 사운드든, 편집을 통해서든,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에너지가 느껴지고, 마음을 자유롭게 열어줄 작품 말이다.”
 
제주에서 드론으로 촬영하고 싶은 곳이 있을까. 
“성산 일출봉은 사진을 보고 첫눈에 반해 꼭 가볼 것이다. 한라산 꼭대기에서 드론을 최대한 높이 띄워 제주도를 한 컷에 담으려는 계획도 있다. 숙소 테라스, 구글맵을 총동원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찍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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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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