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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50만 앗아간 시리아 내전, 시작은 10대 소년의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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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07 22:00 조회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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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에 입국한 예멘 난민 심사 대상 484명. 이중 난민 인정 0명, 인도적 체류 허가 362명(10월 현재 기준). 그들을 막기 위해 청와대에 난민법 폐지를 청원한 사람 71만 4875명. 그 과정에서 대량으로 전파된 난민 혐오 가짜뉴스까지. 한국 사회에서 ‘난민’이 이토록 뜨거운 이슈가 됐던 적은 없었을 겁니다.
 
 
중앙일보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콘텐츠 임팩트, 임팩트 콘텐츠-아름다운 뉴스’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예술가·데이터분석가 등과 뉴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도 '난민'은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총 8개 팀 40명 가운데 3개 팀 7명이 ‘난민’을 주제로 선택했으니까요. 그중 가상현실(VR) 아트 스튜디오 '알틴코(ARTINCO)' 김희진·장형석 작가의 작품과 래퍼 MC 메타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작품명: 시리아, 꿈꾸는 아이들(알틴코)

 
*소리를 켜고 보세요*

'이제 당신 차례야, 닥터' 
시리아 내전은 2011년 2월 10대 소년들이 담벼락에 휘갈긴 낙서 한 줄에서 시작됐습니다. '닥터'는 안과 전문의 수련 경력이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가리킵니다. 그는 독재자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기집권 중입니다. 낙서한 아이들은 체포돼 고문을 당했고,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정부는 과잉진압했습니다. 분노한 시위대는 알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위는 전국으로 퍼졌고, 무장저항으로 이어졌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혁명의 수도’ 알레포에 병력을 집결시켰습니다. 탱크가 무차별 포격을 퍼부었고, 무장헬기는 드럼통에 폭약과 기름, 쇠붙이를 넣은 통 폭탄을 떨어뜨렸습니다. 7년 넘게 계속되는 내전. 시리아 아이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매 순간 폭격의 공포에 시달려왔습니다. 상처 입은 사람들, 보금자리에 널린 잔해가 이들에겐 일상입니다. 폭격이 멈춘 순간, 잠시나마 다른 세상의 삶을 꿈꿔봅니다.
 

난민 캠프의 삶

죽음을 피해 국경 너머 세상으로 쏟아져 나온 난민 아이들.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난민 캠프에서 줄넘기와 공놀이를 하며 잠시나마 평범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내전의 충격과 트라우마로 무리에 끼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난민 캠프의 학교는 비교적 안전한 곳에 있지만, 시설이 열악합니다. 조명도 없고 바닥도 차갑습니다. 칼을 들고 싸우는 사람들, 총을 든 군인, 폭탄에 무너진 집…. 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전쟁이 남긴 상처를 보여줍니다. 삶이 무너진 아이들이 이곳에서 안전·질서·우정 같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채웁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전투기의 공습과 지상군의 포격…. 또다시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난민 캠프의 학교도 공습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트럭에 실려 있는 어린 딸의 시신을 봅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믿기지 않지만, 굳게 다문 아이의 입술은 열리지 않습니다. 
딸의 영혼이 귓가에서 속삭이는 듯합니다. 
"이곳 난민촌에서 사랑, 그리고 평화와 희망을 배웠어요. 이제는 그만 전쟁을 멈추고 시리아를 예전처럼 돌려주세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아름다웠던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어요."
 

 

 
김희진·장형석 작가 인터뷰 

 
왜 주제를 난민으로 골랐나요?
 최근 한반도는 평화 무드에 접어들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은 전쟁 중입니다. 특히 시리아 사태는 '21세기 최악의 비극'이라고 불립니다. 내전으로 40만~5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무려 1300만명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600만명이 난민이 됐고, 그중 절반이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절망’ ‘비극’ 같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그릇된 꿈과 욕심 때문에요. 저희는 시리아 아이들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소중한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전쟁 같은 삶밖에 기억할 게 없는 그들에게 ‘전쟁이 아닌 삶’,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의 삶’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작품 기법을 알려주세요.
기존 매체들이 내전 상황을 글 혹은 사진·영상으로 기록했다면, 저희 팀은 가상공간에서 시리아 난민 아이들의 삶을 직접 탐색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포토그래메트리(대량의 사진을 기반으로 3D 모델링을 하는 기법)로 현장의 사실감을 살렸고, VR 라이브드로잉으로 시리아 어린이들이 꿈꾸는 평화로운 시리아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고향도 집도 가족도 잃어버린 난민 아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교육이지만, 이제 그마저도 사치스러운 꿈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난민들에게 함부로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면 자칫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뜬구름 잡는 식의 잘못된 희망을 주기보다, 자신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라나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족처럼 그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난민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가상의 공간에서 난민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작품명: 작고 푸른 점(MC 메타)

 
 

창백하고 푸른 점
그 안에서


아름다운 자연은 아름다운 사람을
아름다운 시간은 아름다운 역사를
아름다운 음악들 아름다운 문화는
아름다운 순간을 아웅다웅 싸운들

우리 집에 누가 막 들어오는 건 싫어
대한민국에 난민이 온다는 게 안 믿겨
제주의 예멘인을 봐, 우리랑 너무 달라
우리 먹고살기도 힘든데 왜 난민들을 받아?
 
전쟁이나 재난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들
누구나 원치 않아도 난민이 될 수 있거든
지금의 평화가 언제까지 보장될 수 있어?
과거의 우리도 난민인 적 있어
알잖아? 끔찍한 고통
알잖아? 전쟁과 종교

잘 얘기했어, 종교

나는 정말 무슬림이 무서워!
ISIS를 포함해서 빈 라덴을 봐
전 세계 테러 조직 대부분이 다 무슬림이야, 911
그런 사람들이 진짜 가여워?
그러다가 우리나라 터질지도 몰라, 폭탄테러
그때 가서?
  
모든 무슬림들이 테러범이란 말은  
모든 인간들이 테러범이라는 말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몰아가면 안 된다고 봐
모든 난민들을 무작정 다 받자는 건 아냐
돌아갈 곳 없는 보살펴야 할 사람들을 받자는 것이지
그들이 누군지 봤잖아?  
바닷가에서 죽은 쿠르디야... 
 
그건 그들의 문제야
왜 우리가 그 죽음과 고통에 책임져야 해?
그리고 전쟁과 종교 박해의 피해자들만 있는 건 아니네
솔직히 돈 벌려고 들어오는 것들이 더 많잖아?  
우리도 분단국가이고 살기 힘들잖아?
헬조선의 현실을 봐, 감성팔이 말고!
 

현실을 봐
 
아름다운 이념은 아름다운 전쟁들
아름다운 고통은 아름다운 죽음들
아름다운 눈물은 아름다운 종교들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
 
창백하고 푸른 점
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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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VR영상 = 알틴코 김희진·장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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