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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공포영화 못본다는 공효진 “당신 방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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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28 22:00 조회1,3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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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어락’에서 혼자 살다 괴한에 습격받는 주인공을 연기한 공효진. ’저도 혼자 살아 무섭더라“면서 ’부모님이 곧 제가 사는 건물로 이사오시는데 조금은 맘이 편해졌다“고 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혼자 사는 집에 낯선 사람이 남 모르게 들락거렸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공포다. 새 영화 ‘도어락’(감독 이권, 12월 5일 개봉)은 이런 도시 괴담을 소재로 한 스릴러.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민(공효진 분)은 혼자 사는 오피스텔에서 누군가의 침입 흔적을 발견하고 얼마 뒤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대본 읽고 며칠 동안 침대 밑이 찜찜했어요. 당장 오늘내일 뉴스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사건이잖아요. 저도 혼자 산지 5, 6년째 되는데 도어락 비밀번호를 진짜 잘 안 바꾸거든요. 강아지를 키워서 홈 캠을 쓰는데, 요즘엔 홈 캠 해킹도 쉽대요. 여자가 아니어도 혼자 살면 공감할 공포에요. 세상이 흉흉한데 이런 소재를 큰 스크린으로 보라고 권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됐죠.”
 
개봉을 앞두고 2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주연배우 공효진(38)의 말이다. 그럼에도 출연한 이유를 그는 “안전하다 생각했던 집이 사실 가장 두렵고 위험한 곳이었다는 반전 상황이 장르적으로 흥미로웠다. 통쾌한 결말로 후련하게 극장을 나서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평소 공포영화를 못 본다고.
“너무 무서워서 잘 안 본다. ‘장화, 홍련’(2003, 감독 김지운)을 보고는 (영화에서 귀신이 나온 소품과 닮은) TV장을 팔아버렸다. 후유증이 길면 한 달까지 간다. 막상 연기하는 동안엔 이 상황이 가짜란 걸 아니까 괜찮았다. 올해 초 개봉한 공포영화 ‘곤지암’은 비명 지르고 팝콘 엎는 재미를 즐기는 분들도 있더라. 우리 영화도 흥미 갖고 보실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는 드라마에선 ‘공블리’ ‘로코퀸’으로 불리며 사랑스러운 역할을 주로 했다. 반면 영화에서는 아이를 유괴한 조선족 유모(‘미씽:사라진 여자’),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비호감 교사(‘미쓰 홍당무’) 등 독특한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이번 영화의 경민은 오히려 너무 평범한 직장인이어서 걱정했다고.
“‘미쓰 홍당무’처럼 빵 터뜨리는 연기가 아니어서, 배우로서 뭘 한 게 없는 듯한 불안감도 들었다. 한데 그 답답할 만큼 착하기만 했던 여자가 어떤 계기로 탁 바뀌는 게 관건이다. 처음 괴한과 맞닥뜨리곤 바지에 실수할 만큼 겁에 질렸던 경민이 친구 효주(김예원 분) 등을 계기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다.”
 

촬영할 장면을 상의중인 공효진과 이권 감독.

이 영화에서 가장 끔찍한 건, 피 한 방울 없는 일상적인 장면이다. 한밤중 괴한이 잠든 경민에게 마취제를 흡입시키고 마치 연인처럼 같은 침대에 든다. 이 영화의 바탕이 된 스페인 영화 ‘슬립타이트’에서 따온 설정이다. 며칠째 반복되는 일을 경민은 짐작도 못 한다. 공효진은 “영화에는 편집됐는데 원래 결벽에 가깝게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여자란 표현이 있었다. 침입자도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온몸의 털을 미는 장면이 있었는데 빠졌다”며 “영화적 설정을 감안하고 봐달라”고 했다.
 
연출을 맡은 이권 감독(‘내 연애의 기억’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은 공효진의 스크린 데뷔작 ‘여고괴담:두 번째 이야기’ 때 연출부 막내였다. 그때 처음 만나 이제는 19년 된 인연. 공효진은 “오래 본 감독님이어서 서로 설득하며 영화를 만들어갔다”며 “항상 스릴러 보면 저 여자는 왜 혼자 저길 가서 봉변을 당할까, 화가 나잖나. 만약 내가 경민이라면? 가정하며 촬영 전 밤샘회의를 하고 현장에서도 계속 의논하며 현실감을 더했다”고 했다.
 
경민이 무능한 경찰로 인해 스스로 범인을 찾아 재개발구역에 가는 장면이 그 예다. 시나리오대로 폐가에 바로 들어서지 않고 친구에게 연락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추가했다. 결말도 다소 바뀌었다. 미로 같은 지하상가에서 괴한에 잡힐 듯 쫓기던 경민이 그의 목을 조르게 되던 후반부 추격전도, 긴장감이 떨어진단 판단에 감독이 묘안을 내 격렬한 육탄전으로 완성했다.
 
“진짜 주먹질도 못 해본 보통 여자가 ‘너 죽고 나 죽자’가 돼야 하잖아요. 물리적으로 좁은 공간에 갇히면 패닉과 함께 이성을 잃는 전개가 설득력을 가지리라 생각했죠.”
 
원작인 스페인 영화는 가해자의 시선이 중심이다. 이번 영화는 주인공을 피해자로 바꾸고,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서 느끼는 공포스런 현실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역설적으로 여성이 유린당하는 모습 자체를 소비한다는 인상도 준다.
“그 고민이 정말 컸다. 그래서 원래 시나리오와 달리 이 여자가 남성의 도움 없이 어떻게든 주체적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가려고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경민이 겁에 질려 떨었던 1시간 40분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수없이 고민했다. 말이 좋아 경각심이지 사실 이 영화가 경민 같은 처지의 피해자를 위한 뚜렷한 방법은 제시해주지 못한다. 어쨌든 경민이 돌아가야 할 곳은 집이고, 더는 안전하다 보장할 수 없는 장소다. 마지막에 남는 찜찜함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주십사 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홈쇼핑에 출연해 영화 티켓을 판매했다.
“예전에 가수 루시드폴이 홈쇼핑에 나온 얘기를 듣고 너무 기발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분이 자기가 재배한 귤 1000박스를 갖고 농부 모습으로 새벽 2시 방송에 나왔다. 자기 앨범도 소개하는데 귤에 대한 애정이 크게 느껴졌다. 내가 누군가에게 ‘봐주세요’ 하려면 이 정도의 귀여운 맛은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예고편이 너무 무섭다고들 하셔서 영화를 좀 더 편하고 친근하게 봐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나갔다. 제가 판촉에 자질이 있더라. 생방송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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