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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그레이스 강의 손거울] 진화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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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레이스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05 15:50 조회2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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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지만 따듯한 정이 오가던 그 시절, 때론 그리워

영화의 종류를 보면 액션물, 역사극, 달달한 멜로물, SF영화, 범죄 스릴러물, 재난영화, 인질극등 다양하기가 이를데 없지만 학생들 방학 때에 맞게 개봉되는 영화들은 미리 미리 광고를 하여 관객들 동원을 꾀한다. 한국에서도 설날이나 추석에는 반드시 특별 영화가 개봉되고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명절을 즐기는 풍습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해리슨 포드가 나오는 영화는 ‘Fire Wall’을 거의 마지막으로 출연하다시피 했는데  노구를 이끌고 연기하는 것도 보기에 좀 그렇고 그 분위기 있던 케빈 코스트너가 그렇게 늙었는지 깜짝 놀래켜 준 ‘Three days to kill’이란 영화도 그저 그렇고 단 ‘쉰들러 리스트’에 나온 기골이 장대한 니암 니슨만이 ‘Non Stop’이나 ‘Taken’ 시리즈로 그런대로 노장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도 젊었을 때 자신들이 나온 영화를 보면 새파랗던 시절을 떠올리며 무슨 생각을 할까?  가장 많이 늙어서 보기가 괴로운 사람이 ‘알 파치노’라고 생각하는데… 연기는 어떻든 간에. 한국에서 이미 개봉되었고 밴쿠버엔 지난 주에 들어 온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누구든 한 번 쯤은 볼만한 영화라는데 이의가 없다.

어떤 피난민은 흥남부두를 떠올리고 또 다른 경로를 통해 피난 온 이들은 삼팔선을 떠 올리듯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그들의 삶에 유전자처럼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전후 세대이기 때문에 전쟁의 잔혹함을 모르지만 1.4 후퇴때 오빠 두 분하고 평양에서 피난오신 어머니의 피난이야기는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었다. 

어릴 때였지만 기차에서 있었던 일 부산 범일동에의 피난살이등의 스토리는 토씨하나 안 틀리고 매 번 똑 같이 이야기하시는 것이 신기했었다. 같은 피난민 끼리도 함경도 아바이, 피양도내기등 지역별로 단합을 하면서도 진남포에서 오신 시 부모님들은 ‘이북 오도민회’라는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시곤 했었다. 

전쟁은 없어야 하는데, 필요악처럼, 국익을 위해서 아니면 평화를 위해서라는 여러 명분을 지닌채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늘 우리곁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큰 공포이다. 

그 전쟁의 쓰나미가 한국의 좁다란 반도를 덮치고 울분만을 삼킬 뿐 열강에 의해 쪼개지고 그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난살이를 하며 천덕꾸러기처럼 이리저리 굴렀던 민족의 생활상을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일부분을 조명하며 울고 웃게 만들었다. 

그 영화에 나온 재독 간호사처럼 실제로 유학생 남편과 함께 유럽으로 따라가서 신혼때 부터 10년간 살았던 친구가 한국에서 간호원을 하다가 그 곳에 가서 남편 공부하는 동안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동양인이기도 하고 초보 부터 일을 시키는데 실제로 시체 씻기는 일을 몇 년을 했다고 한다. 

홀 시어머니의 외아들과 그것도 10년 연상의 남편을 만나 남편도 어려운데 강인한 시어머니가 무서워서 거리감이 있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돌아 가시자 이 친구 마음에 정을 못 드렸던 회환도 있어서 시어머니 시신의 염을 자기가 해야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그 옛날 유럽의 병원에서 시체 씻기던 일이 생각 나더라나. 

동네에 몇 대 안되는 흑백 TV 셋트, 백색 전화, 청색 전화하면서 비쌌던 전화설치비등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생활 모습들이 너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희한한 것은 단칸 사글세 방을 살아도 식모라는 이름의  가사 도우미들을 다 두고 살았다. 10세 미만의 아기보는 애부터 20세 미만의 처녀들이 빨래,청소,음식을 하는 일명 부엌순이들 말이다. 

온 식구가 한 방에서 다 자는 한이 있더라도 같이 먹고 자고 한 식구처럼 지내곤 했었늗데. 아마 그 당시에는 시골에서 먹고 살기 힘드니까 한 입이라도 덜을려고 딸들은 학교도 안 보내고 서울로, 서울로 올려 보낸 듯 싶었다. 

그 어린나이에 무슨 살림을 해보았다고 하루종일 부엌에서 헤어 나오지 못 하고 일을 해야만 했던지. 연탄을 때던 시절이라 더운 물도 없고 고무장갑도 없던 시절에 이불 호청을 찬물에 빨고 빨갛게 얼은 손들이 갈라 터져서 기껏 바른 다는 것이 글리세린을 바르고 잠이 들던 소녀들. 

손버릇이 나쁘지 않아도 시골보다 다소 풍성한 서울 살림이 탐나고 시골에서 굶주릴 동생들 생각에 뭐라도 꿍쳐 놓았다가 들키면 치도곤이를 맞던 순박한 아이들. 1950년, 60년대만 해도 인정이 있어서 내 식구 남의 식구 별로 차별하지 않고, 내가 어릴때만 해도 주인 딸이니, 식모니 해서 구분이 없고 그냥 일하는 언니라고만 생각하고 언니, 언니하고 따르던 생각만 난다. 

사람이 힘을 합치면 상부상조가 되고 돈을 따라가면 인성이 파괴되어 괴물이 되어간다. 욕심은 생명력이 있어서 불만과 불안의 물을 주면 자꾸만 커지기만 한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에서 단편적으로 보여 주었듯이 재독 강부나 간호원, 월남 파병등의 인력들이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는 처절한 목표를 가지고 해외로 나간 것은 가족이라는 숭고함을 생각하였지만 요즘은 너무나 부박한 세대여서 돈 자체가 목표가 되어 불나방처럼 떠도는 현실이 보기에 괴롭다. 

좋은 집, 좋은차가 신분이 되었으니 멋진 아이디 카드를 소지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것이 요즘의 세태라면 빨리 이 세대가 지나가고 다른 세대가 오길 바란다.

 
그레이스 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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