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권력자의 의도에 따라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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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8-12 13:20 조회4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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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권력자의 의도에 따라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사람들
◆ 타인을 이해시켜 스스로 다가오게 만든 후 점차 더 믿도록 만들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사람을 세뇌시키는 방법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빠져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이성적 생각이 가능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데, 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걸까요?
- 사실 그 질문이 세뇌의 핵심 요소예요. 세뇌 당하는 사람이 자기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죠.
◆ 타인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는 게 곧 설득을 당하는 거죠?
- 예. 과거처럼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마술을 초자연적 현상으로 믿고 따르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요즘은 이런 마술보다는 말로 설득해서 따라오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 설득당하는 게 세뇌의 시작이라면 앞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교육 자체가 학생으로 하여금 세뇌당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학생을 설득해서 가르치는 내용을 충실히 받아들이도록 만들잖아요.
- 맞아요. 학생의 두뇌를 세뇌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만들 수 있어요. 물론 개인의 차이가 있지만요. 개인적으로 경험이 없지만 예전에 친구가 그러더군요. 길을 가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당신 귀신에 씌었네요.’하면서 어깨를 툴툴 털어주더래요. 그러고는 바로 우리 단체에 오면 이런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친구가 사이비 종교에 빠질까봐 무서워서 아예 상대를 안 하고 도망가듯 자리를 피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질까봐 처음부터 아예 자신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면 상대를 하지 않으려 하죠.
◆ 충분히 공감해요. 그런데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아예 멀리한다는 건 어쩌면 새로운 기회를 놓치는 것과 같은 맥락 아닌가요?
- 맞아요. 그러니까 딜레마죠. 이미 잘 알려진 것만 추구하면, 예를 들어 한 봉사단체의 수장이 유명인사고 또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한다는 게 알려진 단체의 일원으로 가입하는 경우, 이미 그 단체는 나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며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나를 위한 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요. 한 마디로 피라미드의 아래에서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 반대로 새로운 형태의 봉사단체라면 아직 사람들의 인지도가 부족할 테고,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곧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니 기회가 많다는 것과도 같다는 말이군요. 맞나요? 과거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던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보이고요.
- 예. 그래서 개국공신이니, 초대 회원이니 하는 말들이 있고 또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죠.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이 단체를 존재하게 한 핵심 인물이다!’라고도 할 수 있고요.
◆ 개국공신을 주장하는 사람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이야기는 곧 처음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겠네요?
-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기존의 사회를 살아가면 앞날이 눈에 보이지만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서면 앞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 그러네요.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쪽박이고, 차라리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네요. 그래서 사람들은 결과로 만들어진 사회를 선택하는 건가요?
- 잘 알려진 봉사단체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알려져 있으니까 믿을 수 있고, 믿을 수 있다는 말은 곧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지니까요.
◆ 그리고 그 바탕에는 지식을 이해시켜 받아들이도록 하는 교육이 있다는 뜻이고요?
- 예. 지식은 결과라 눈에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따라가기 쉽죠. 눈에 보이지 않으면 두려워 다가서기 어렵거든요. 나아가 사이비 종교와 같은 단체가 먹잇감을 찾고 있어 새로운 세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는 역할을 하니 더더욱 우물 밖으로 나서지 못하죠.
◆ 어떻게 보면 정치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해요. 정치인의 성향에 따라 같은 역사적 상황을 완전히 다른 형태로 해석하거나, 권력자의 의지에 따라 역사책의 내용도 바뀌는 걸 보면, 설득을 통한 세뇌가 사회에 만연한 걸로 보이거든요. 그 중심에 교육이 있고요.
- 그렇게 봐야죠. 제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북한과 공산당에 대한 적대적 포스터를 만들도록 했어요. 물론 같은 내용이 교과 과정에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요. 이런 교육과정이 실제로 학생을 세뇌시켜 공산당과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죠.
◆ 그러면 권력자가 이런 걸 통해서 얻는 이득이 뭘까요?
- 누군가를 적으로 간주해 싸워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나 대화를 할 이유가 있을까요?
◆ 당연히 없죠. 적인데 대화의 가능성이 있을 리 없죠.
- 그러면 내가 함께 대화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은 누굴까요?
◆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 아닐까요? 공산당과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싸움의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이요.
- 적개심에 불타 싸움의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길어지면 내 생각은 어떻게 될까요?
◆ 뭐 다른 생각이 필요할까요? 그냥 싸움을 기다리는 것만 남아 있을 것 같은데요.
- 이제 중요한 질문을 하죠. 내가 적개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요?
◆ 당연히 교육이죠. 권력자가 만든 교육이요.
- 내 적개심의 이유가 권력자와 그들이 만든 교육이고, 그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내 두뇌는 현재 어떤 상태일까요?
◆ 개인의 생각이 결여된 맹목적 추종자가 된 건가요?
- 예. 맞아요. 권력자를 숭배하며 따르는 추종자가 된 거죠. 그런데 이런 생각 해 보셨어요? 실제 두뇌 능력이 있는 권력자는 적개심에 불타 싸우려는 의지가 아닌 상대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득을 얻을 방법을 찾는다는 점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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