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철학자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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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8-19 15:27 조회36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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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철학자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진 사람
◆ 두뇌가 있는 권력자는 싸움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득을 챙긴다고 하셨잖아요? 회사도 그렇고 모든 인간 사회가 대화로 상대를 설득하면서 타협과 협상을 통해 자신의 이득을 찾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두뇌능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사회 구성원을,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세뇌시켜 자신을 따르는 충실한 추종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두뇌능력 아닌가요?
- 물론 두뇌능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두뇌능력인지가 핵심이죠.
◆ 무슨 뜻이죠? 두뇌능력에도 종류가 있나요?
- 물론이죠. 인간의 두뇌에는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본능과 인간 고유의 두뇌능력인 사고력이 있어요. 이 두 가지를 ‘판단’과 ‘사고력이 포함된 판단력’으로 분류할 수 있죠.
◆ 모든 판단과 사고력은 살아가면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이 둘이 함께 하는 거 아닌가요? 사고력 없이 판단이 있을 수 있나요?
- 예. 사고력이 빠진 판단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한 쌍의 연인들이 로맨틱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살짝 흔들리는 촛불을 켜 놓고 좋아하는 와인과 함께 음식을 먹는다고 가정해보죠. 이 연인들은 이 분위기를 보며 어떤 판단을 할까요?
◆ 로맨틱해서 너무 좋다는 판단 아닐까요?
- 그러면 이 판단에 사고력이 있다고 할 수 있나요?
◆ 분위기에 휩싸인 거니까 사고력이 없다고 봐야하나요?
- 예. 분위기에 따라 판단이 내려진다는 말은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교를 통한 분석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말 그대로 본능에 따라 로맨틱한 분위기니까 로맨틱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뿐이죠.
◆ 그러면 사고력과 판단은 완전히 별개의 요소인가요?
- 아니요. 사고력의 끝도 판단이에요. 비슷한 상황에서, 예를 들어, 흔들리는 촛불로 인해 상대의 모습이 밝았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며 그림자의 변화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보면서 로맨틱하게 느꼈다고 가정해보죠. 이 경우 ‘로맨틱하다.’라는 판단은 촛불의 움직임과 그림자의 상대적 변화를 관찰한 후 비교하면서 분석해서 내린 결론이죠. 따라서 사고력이라는 정보처리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죠.
◆ 로맨틱하다는 결과는 같은데, 과정은 완전히 다르군요. 어디서 이런 차이가 오는 거죠?
-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바로 판단으로 직결시키는 두뇌는 본능이에요. 사고력은 인간만이 가진 인간 고유의 두뇌기능이고요.
◆ 인간이 교육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게 사고력과 두뇌발달인데, 왜 본능적 판단이 존재하는 걸까요?
- 인간이라는 생명체도 진화의 산물이니까요. 후대가 태어나기 전에 사망하는 사람은 말 그대로 사라져요. 생존하기 때문에 자식을 통해 대를 이어갈 수 있죠. 본능은 이런 과정에서 형성되죠.
◆ 알 것 같은데, 개념이 뚜렷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부모의 자식 사랑을 이야기 해 볼까요? 만일 부모가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방치하겠죠. 아이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돌봐주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할 테고요.
- 그러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은 어디서 왔을까요?
◆ 자식의 생존인가요? 그래야 내 핏줄이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 핏줄을 이어야한다는 판단은 어디서 왔을까요?
◆ 글쎄요? 어렵네요.
- 대를 잇는다는 건 내가 실패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증거죠?
◆ 그러니까 자식에 대한 사랑도 부모인 내가 생존에 성공했고 또 자식도 생존할 수 있도록 잘 돌봐주고 있다는 최소한의 확인이라는 거로군요?
- 예.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확인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자식을 향한 사랑이 도대체 뭔가요?’라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면 어떤 답이 나올까요?
◆ 비슷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답을 알아요. 사랑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냐고 하면서 질문하는 사람을 미친놈 취급하죠.
- 삶의 많은 부분을 본능에 의존해 살아온 사람들의 대답이죠.
◆ 다르게 답하는 사람도 있나요?
- ‘삶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하는 철학이 왜 탄생했다고 생각하세요?
◆ 철학자가 던지는 질문은 실제로 일반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철학자로 불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이런 질문은 사고력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 질문은 사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질문이 없으면 시작을 못하죠.
◆ 일반인은 이런 질문을 하지 못해 본능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건가요?
- 아니요. 질문까지는 누구든 할 수 있어요. 다만 질문을 시작으로 답을 찾기 위한 사고력을 발휘하지 못하니까 본능적 판단에 의존하는 거죠.
◆ 뚜렷하게 와 닿지는 않는데, 이 부분은 조금 미루고 이야기의 시작으로 돌아가 질문할게요. 앞서 권력자의 두 부류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사고력이 있는 권력자와 본능적 판단을 내리는 권력자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 주실 수 있나요? 아직 의문이 많이 남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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