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지식은 판단을 내릴 때 유용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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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10-18 07:37 조회4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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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지식은 판단을 내릴 때 유용하다. 하지만,
◆ 지식은 살아가면서 중요한 요소라고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혔는데, 그런 지식이 두뇌를 가두는 역할을 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러면 두뇌를 사용한다는 건 어떤 걸 뜻하나요?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흔히 지식과 지혜를 나눠서 설명하잖아요? 지식은 알고 있는 정보를 뜻하니 정의를 뚜렷하게 알 수 있지만 지혜는 사실상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죠?
◆ 예, 그런 것 같아요. 지혜를 이야기하면서도 정확하게 어떤 걸 지혜라고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지혜란 뭘까요?
- 지혜는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사고력과도 비슷한 건가요?
- 물론이죠. 사고력의 다른 이름을 지혜라고 할 수 있어요.
◆ 생각하는 두뇌 능력이 사고력이고, 사고력이 지혜라면 왜 이렇게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걸까요?
- 생각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지 못했으니까요. 단순히 알고 있는 걸 생각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각을 정의하자니 답을 찾을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같은 걸 두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거죠.
◆ 이름을 다르게 해서 부른다는 말은 실체가 빠진 상태에서 이름으로만 알고 있다는 것과 같아 보이는데, 말 그대로 껍데기만 있다는 뜻인 것 같네요. 그러면 지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예를 들어 이야기 해 볼까요? 쪽파 이야기를 가지고요.
◆ 쪽파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 집에서 쪽파로 김치를 담그려고 주변 농장을 찾아다니며 물어봤어요. 쪽파가 있는지의 여부를요.
◆ 농장에서 파를 많이 기르니까 금방 구할 수 있었겠네요?
- 아니요. 그렇지 않았어요. 제가 방문한 농장에서는 모두 밴쿠버 날씨는 쪽파를 기를 수 없는 조건이라는 답이었어요.
◆ 아, 날씨가 맞지 않는 군요. 그러면 할 수 없겠네요. 날씨를 바꿀 수 없으니까요.
- 지인 중 한 분이 뜰에 쪽파를 기르고 있는 걸 볼 때 까지는 그랬죠.
◆ 날씨가 적합하지 않은데 쪽파를 길렀다고요? 전문가도 못 길렀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죠?
- 방법은 간단했어요. 쪽파의 씨를 발아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가 필요한데, 밴쿠버 지역의 온도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작하셨더라고요.
◆ 높은 온도라는 조건을 맞춰줄 날씨가 안 되는데 그게 가능했다고요?
- 예. 방법을 찾으셨더라고요.
◆ 어떻게요?
- 쪽파를 비닐에 싸서 한여름 달궈진 콘크리트 바닥 위에 올려 일정 기간 보관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말 그대로 작은 온실을 만든 거죠.
◆ 아, 그렇게 하면 온도가 올라가 싹을 틔울 수 있었겠네요.
- 예. 그래서 쪽파를 기를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 대단하신 분이네요. 모두 안 된다고 했는데, 방법을 찾았으니까요.
- 예. 한국 수박도 기르시고 참외도 기르셨더라고요. 중요한 건 여기에 지혜와 지식의 차이가 있다는 거예요.
◆ 어렴풋이 알 것 같기는 한데,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 또한 쪽파에 대한 지식은 있었겠죠?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는 걸요?
◆ 그러니까 햇빛의 양이 적어 쪽파 농사가 안된다고 했겠죠?
- 지식으로 알고 있으니까 쉽게 판단을 할 수 있었을 거고요.
◆ 그렇죠. 쪽파 농사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는 지식을 가지고 판단하고 시도를 하지 않았으니까요.
- 그러면 지식이 쪽파 농사에 어떤 영향을 미친 걸까요?
◆ 밴쿠버 지역에서는 쪽파를 기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시도하지 않았으니까 영향이 없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뭘 한 게 없잖아요.
- 예. 말 그대로 지식을 적용해서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으니까요. 여기서 핵심은 지식이 결정, 즉 판단의 바탕이 됐다는 점이에요.
◆ 지식이 판단의 기준이 된 거로군요.
- 지식은 판단을 내릴 때 상당히 유용해요.
◆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렸으니까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든 거 아닌가요?
- 그게 제가 하려는 이야기예요. 지식은 일반적으로 하지 않을 이유를 제공하거든요.
◆ 이해가 가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결과를 알고 있다면 새로운 시도를 할까요?
◆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미 결과를 알고 있으니까 성공이 보장된다면 뛰어들 거고, 만일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면 시도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예로든 쪽파만 해도 만일 성공이 보장됐다면 당장 길렀겠죠. 하지만 쪽파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이어지면 굳이 자라지 않을 걸 알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기를 이유가 없잖아요. 그 시간에 다른 채소를 기르면 땅의 활용, 시간/노력 대비 생산양 등 모든 면에서 이득이니까요.
- 지식은 이렇게 빠른 판단과 알려진 성공의 길을 갈 수 있는 도구로 작용해요. 하지만 문제가 있죠. 새로운 걸 시도조차 하려 생각하지 못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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