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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Atomic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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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2-22 11:42 조회2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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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우주 본질 탐구하는 순수과학, 무한한 발전 가능성 담고 있어

 

 

“왜행성 세레스(Ceres)를 탐사하고 있는 탐사선 ‘돈(Dawn)’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레스에 자체적으로 합성된 유기물, 즉 생명체의 근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17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이면 엄청난 추위를 무릅쓰고, 오로라(aurora)라는 신비한 자연현상을 구경하기 위해 극지방에 가까운 엘로우나이프(Yellowknife)지역을 찾습니다. 물론 겨울에만 오로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두운 밤에 오로라 현상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밤이 긴 겨울에 오로라 관광을 떠나는 것입니다.”

 

“골절상을 입거나, 복통이 심하거나, 신체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에 가서 X-레이를 찍습니다.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찍는 의료영상 중  X-레이는 가장 유용하며, 가장 흔한 진단 영상법입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들이 모두 하나의 공통된 과학적 원리에 의해 가능한 것들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이들 세가지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들을 가능케 하거나, 많은 자연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물리학적 기본 원리는 바로 ‘원자 스펙트럼(Atomic Spectrum)’입니다.

원자 스펙트럼 현상에 대한 설명은 보어의 원자 모델로부터 시작합니다. 닐스 보어(Niels Bohr, 1885-1965)에 의해 제안된 이 원자모델은 전자(electron)들이 중심의 원자핵(nucleus) 주변을 ‘정해진 궤도’, 즉 정해진 에너지 준위(energy level)에서 궤도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무수히 많은 층을 갖고 있는 아파트가 있는데, 실제 그곳에 전자가 거주할 수 있는 층은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해진 층은 각각의 원자들의 고유값으로, 마치 인간의 손금과 같은 것으로, 우리가 몇 층에 전자들이 거주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그 원자가 어느 원자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아파트에서 층을 오갈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면, 전자는 그들의 고유한 층을 오가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해야 합니다. 아래층에서부터 높은 층으로 올라갈 수록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높은 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해당하는 에너지를 흡수해야하고, 반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고 내려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것으로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원자 내부의 전자들은 가장 낮은 층에 위치하려고 하는 성질을 갖고, 이렇게 가장 낮은 ‘안정적인’ 에너지 준위만을 갖고 있는 원자를 바닥상태(ground state)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바닥상태의 원자에 에너지를 주면, 낮은 층의 전자들이 에너지를 흡수하고 높은 층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고서 ‘안정적인’ 낮은 층으로 돌아옵니다. 이때 흡수되거나 방출되는 에너지는 전자가 이동하는 층(에너지 준위, energy level)간의 에너지 차이를 갖기 때문에, 이 흡수, 방출되는 에너지값을 측정함으로써 원자가 갖고 있는 층간의 간격을 알 수 있습니다. 원자스펙트럼(atomic spectrum)이란 바로 이렇게 원자에 흡수, 또는 방출되는 에너지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원자 스펙트럼의 원리는 크게 두가지로 사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어떤 원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확하게 정해진 에너지의 광선이 방출되므로, 원하는 에너지 빔을 만들어 내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X-레이의 원리입니다. 텅스텐이나 몰리브덴과 같은 금속판에 고전압의 전기에너지를 가하면, 금속원자내 전자들이 높은 준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안정궤도로 돌아오면서 방출되는 X-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X-선은 금속의 종류에 따라 특정한 에너지값을 갖기 때문에 특성 엑스선이라고 부릅니다. 두번째로 원자 스펙스럼을 이용하는 방법은 흡수, 또는 방출되는 에너지값을 측정함으로써 그 물질이 어떤 물질인지를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설명드린 바와 같이 원자내부의 에너지 준위들의 차이값은 손금과 같이 고유한 것이라서, 미지의 샘플의 원자스펙스럼을 확인하면, 그 물질이 어떤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왜행성 세레스에 유기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번 연구도 이러한 방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돈(Dawn)’이라는 탐사선은 착륙선이 아닌 세레스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형 탐사선입니다. 세레스 주변을 돌면서 고해상도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세레스로부터 방출되어 나오는 많은 정보들을 수집합니다. 이번 결과는 세레스의 ‘에르누테트(Ernutet Crater)’라는 크레이터(분화구) 근처의 적외선 영상의 분석결과에서 3.4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흡수 스펙트럼을 확인하였고, 이 영역의 에너지 흡수는 유기물의 기본이 되는 탄화수소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지구상의 생명체는 지구에서 스스로 생겨난 것인가 아니면 외계로부터 유입된 것인가에 대한 오래된 논쟁이 다시 한번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순수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그거 공부해서 뭐해?” 입니다. 사실 이러한 질문에 시원한 답을 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순수과학을 ‘무언가를 위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저 자연에 대한 궁금증에 의해 알게 된 순수과학의 결과물들은 크게 드러나건 그렇지 않건 무수히 많은 분야에서 이용되고 기초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순수과학을 뭐하러 공부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어느 분야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조차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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