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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캐빈디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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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3-01 16:07 조회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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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캠브리지대학교내 프리스쿨가(Free school lane)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건물은 1900년대 초 고전물리학이 현대물리학으로 바뀌어가던 현대 과학사의 중심에서 그 흐름을 이끌어가던 과학자들의 성지와 같던 곳, 캐빈디시 연구소(Cavendish Laboratory)가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현대적 건물로 옮겨져 기초과학분야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과학책에 소개되는 여러 유명한 과학자들이 밤새 실험을 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샌드위치를 먹기도,  저녁이면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축하하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현장입니다. 

1800년대 이전의 캠브리지대학은 철학과 종교학을 중심으로 한 대학이였기 때문에 자연과학에 크게 집중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1600년대 후반 수학의 중요성을 주장한 루카스에 의해 루카스 석좌교수가 가르치는 루카스 강좌라는 유명한 제도가 생겨났고, 2대 석좌교수는 유명한 아이작 뉴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은 캠브리지 대학의 주력 연구분야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대학에 1800년대 중반부터 자연과학에 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고, 당시 대학 총장을 맡고 있던 거부 대본셔공(Sir Devon shire) 윌리엄 캐빈디시(William Cavendish)가 전액을 부담하여 설립된 자연과학 전문 연구소가 바로 캐빈디시 연구소입니다.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여 연구소를 지은 대본셔공은 캐빈디시 가문의 위대한 과학자 헨리 캐빈디시(수소를 처음으로 발견한 화학자)의 이름을 따서 캐빈디시 연구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자연과학이 크게 발전되어 있지 않았던 캠브리지 대학에서 자연과학의 중흥을 꿈꾸며 만들어진 연구소이기에 초기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감한 투자와 실력만을 기준으로 꾸려진 교수와 학생들에 의해 연구소는 바로 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캐빈디시 연구소의 초대 소장은 제임스 클락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이었습니다. 전자기학 분야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던 맥스웰은 소장으로 취임한 후, 총장인 대본셔공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대본셔공의 삼촌뻘이었던 헨리 캐빈디시의 개인적인 연구노트들이었습니다. 캐빈디시는 수소를 처음으로 발견한 것으로 가장 유명한 과학자이지만, 그 외에 여러가지 전자기 관련 실험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전해 받은 맥스웰은 자신의 연구의 의문점들을 퍼즐 맞추듯 해결할 수 있었고, 1973년 전기, 자기를 통합하는 맥스웰의 전자기학 이론을 완성합니다. 이는 고전물리학에는 뉴튼의 법칙이 있고, 전자기학에는 맥스웰 방정식이 있다고 할만큼 물리학사에 중요한 법칙에 해당합니다. 

안타깝게도 맥스웰은 1879년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뒤를 이어 레이라이경(Sir Rayleigh)이 연구소장직을 맞는데, 그는 아르곤(Ar)이라는 물질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또 흑체복사이론(Black-body radiation) 등의 연구를 통해 고전물리학이 현대물리학으로 전환되는 밑거름을 만들어낸 과학자이며, 캐빈디시 연구소에서 노벨상을 받은 첫번째 과학자입니다. 이후 캐빈시디 연구소는 현재까지 레이라이경을 포함하여 무려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레이라이경을 이어 3대소장이 된 과학자는 J.J. 톰슨경(Sir Joseph John Thomson)입니다. 톰슨이 소장직을 맡은 것으로부터 당시 캐빈디시 연구소가 다른 무엇보다도 얼마나 잠재력과 능력만을 중시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평의회에서 당시 과학계의 큰 반대에도 불구하고 겨우 28세밖에 되지 않은 젊은 과학자를 연구소장으로 선출했던 것입니다. 이는 당신 선후배의 서열을 중시하던 영국 과학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음극선(Cathode ray tude)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전자(electron)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낸 젊은 과학자의 잠재력에 평의회는 과감함 투자를 했던 것입니다. 이후 전자를 이용한 많은 실험들을 통해서 원자구조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밝혀낸 톰슨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후 스스로 가르친 수제자, 어니스트 러더포드(Ernst Rutherford, 1871-1937)에게 4대 연구소장자리를 넘겨주며, 그들의 원자 내부에 대한 중대한 실험들을 이어가게 됩니다. 러더포드는 캠브리지에서 톰슨이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받고, 잠시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합니다. 약 9년간의 몬트리올 생활후 영국으로 돌아가 캐빈디시 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원자핵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역시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이후 원자핵 내부의 중성자(neutron)를 발견한 제임스 체드윅(James Chadwick, 1891-1974)를 포함한다면,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원자의 모형의 대부분은 약 반백년의 세월동안 한 건물에서 연구를 이어간 몇몇의 과학자들에 의해 모두 알려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연구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캐빈디시 연구소의 원동력은 과감한 투자,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기회를 갖고 열심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등일 것입니다. 지금은 미국의 거대 연구소들에 밀려 예전에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캐빈디시 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연구소라는 자부심 속에 수많은 자연과학적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위해 많은 연구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Magna opera Domini exquisita in omnes voluntates ejus’

‘신의 작품은 위대하다. 그 모든 것을 찾아내려는 노력 자체에 즐거움이 있다.’

옛 캐빈디시 연구소 건물 정문 위에 적혀있는 이 라틴어 문구가 그들이 왜 그렇게 자연과학에 몰두하는지를 알려주는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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