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객관식, 주관식, 논술, 그리고 자녀교육 1 > 교육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육칼럼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객관식, 주관식, 논술, 그리고 자녀교육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4-06 16:33 조회1,700회 댓글0건

본문

학생들의 공부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시험, 프로젝트와 발표, 논술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어진 예에서 답을 선택하는 객관식, 간단하게 답을 하는 주관식,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논술이 학습정도를 평가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법들입니다. 이러한 공부의 평가방법이 주어진 지식을 습득하는데 멈추지 않고 새로운 것을 탐구해 나가는 학생들의 사고력에 대한 평가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이번 주와 다음 주 칼럼을 통해 객관식, 주관식, 그리고 논술과 같은 시험이 학생들의 창의적/객관적/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부모로서 자녀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객관식과 단답형 시험, 말 그대로 주어진 예에서 답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비어있는 공간에 들어갈 답을 적는 시험입니다. 우선 아래의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에 ‘일제 강점기는 근대화에 기여를 한 시기’라는 내용과 함께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객관식으로 ‘일제 강점기에 대한 서술 중 맞는 것은?’과 같은 문제와 함께 ‘1) 근대화에 기여한 시대, 2) 독립운동을 통해 근대화를 이룬 시대’ 등과 같은 보기가 주어졌습니다. 또 다른 시험에서는 주관식으로 ‘일제강점기는 (_______)에 기여한 시대’라는 괄호 안에 답을 쓰는 시험이 학생들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문제들이 학생들의 사고력을 측정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내용을 예제로 사용한다면 논란이 생길 것이기에 시험을 출제하는 사람은 교과서의 내용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며 학생들 또한 교과서의 내용과 다른 것을 선택하면 틀린 답을 선택한 것이므로 성적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즉, 이러한 책이나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답을 찾아 선택해야 하는 객관식이나 주관식 시험은 학생이 주어진 것을 얼마나 잘 배우고 익혀서 가르친 대로 기억하고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창의적/객관적/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도구라기보다는 교육받은 내용 (지식)을 얼마나 잘 익혔는지에 대한 측정도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교육에서 가장 큰 맹점중 하나는 시험을 출제하는 출제자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점으로, 어린 시절부터 권력자의 의도대로 학생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사고의 방향을 유도하는 즉, 배우는 학생들을 정신적으로 길들이는 가장 손쉬운 형태의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권력자, 교과서 집필진, 시험 출제자나 채점자 등의 의도에 따라 시험의 용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이러한 시험이 학생들의 창의적/객관적/논리적 사고력을 반영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권력자 등 교육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이념/정치 등에 있어서 치우침이 없이 중립을 지킬 때 가능하지만 현 사회의 모습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논술이라는 형태의 시험은 어떨까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한다는 면에서 보자면 논술은 객관식이나 단답형 주관식과는 조금 다르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논술을 바탕으로 글을 쓴 학생의 사고력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채점자입니다. 채점자의 판단에 따라 학생의 점수가 결정이 된다는 것은 곧 학생들이 점수를 주는 사람의 관점에 맞춰 글을 쓰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위의 학교시험의 예를 들어 이야기하자면 학생들은 더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 수업에서 배운 대로 ‘일제강점기는 근대화에 기여를 한 시기’라는 관점에 맞춰 선생님의 뜻과 부합하는 내용의 글을 쓰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논술 형태의 시험 또한 그것을 주관하는 사람에 따라 창의적/객관적/논리적 사고력의 측정보다는 학생들의 사고방향을 통제하는 도구로서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객관식/주관식 시험과 마찬가지로 논술이 사고력 측정의 도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측정하는 사람이 학생이 쓴 글을 정치사회적 이념 등에 치우지지 않고 나아가 선생님 자신의 생각마저도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중립적인 위치에서 논리적 연결고리만을 보고 판단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학부모로서 학교의 어떤 선생님들이 어떤 방식으로 채점을 하고 또 아이들을 이끄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창의적/논리적/객관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도구로서의 시험이 오히려 아이들의 사고력을 가두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3월 31일 칼럼에서 계속.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교육칼럼 목록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