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비활성기체 화학반응을 성공시킨 UBC 교수 > 교육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육칼럼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비활성기체 화학반응을 성공시킨 UBC 교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4-06 16:37 조회3,773회 댓글0건

본문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비활성기체 (noble gas)는 전혀 화학반응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영어로는 ‘inert gas’ 즉 화학반응을 전혀 하지 않는 기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1962년 전혀 화학반응을 안할 것이라고 믿고 있던 비활성 기체 중 하나인 제논(Xe)을 이용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화학자가 나타나면서 전세계의 화학 학계가 발칵 뒤집히게 되는데, 이러한 실험을 성공한 화학자가 바로 캐나다 밴쿠버 UBC 화학과의 네일 바트렛(Neil Bartlett, 1932-2008) 교수였습니다.

비활성 기체란 화학 주기율표에서 가장 오른쪽 세로열에 위치한 원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원자의 가장 바깥쪽 껍질에 위치할 수 있는 전자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어서 다른 원소들과 화학반응하기가 어려운 성질을 갖습니다. 화학반응이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뜻이고, 폭발을 하거나 화학변화를 일으킬 것에 대한 걱정을 덜 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면 안되는 곳이나, 폭발의 위험이 있는 곳을 채우는 기체로 자주 사용됩니다.

기체 중에 가장 가벼운 기체는 당연히 크기가 가장 작은 원소로 이루어진 수소 기체입니다. 풍선을 만들어서 높이 띄울 때에 풍선 바깥쪽 공기와 풍선 안쪽 공기의 무게 차이에 의해 풍선이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소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으로는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티용 풍선을 채울 때도, 커다란 비행선을 띄울 때에도 수소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번째로 가벼운 헬륨 기체를 이용하는데 그 이유는 밀도 차에 대한 원리에 대해선 수소 기체를 이길 수 없지만, 수소 기체는 폭발성이 매우 강한 위험 물질이기 때문에 수소 기체로 비행체을 채운다는 것은 거대한 폭탄을 공기 중에 띄우는 것과 다름없기에 무게는 조금 더 무겁지만 훨씬 더 안정한 비활성 기체인 헬륨 기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비활성 기체의 활용의 예로는 형광등의 내부에 들어있는 기체의 대부분도 비활성기체중 하나인 아르곤(Ar) 기체를 들 수 있습니다. 형광등은 전극에서 방출된 전자가 수은 원자와 충돌하면서 빛을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하는데, 전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충돌에너지를 전달받는 기체가 불안정하다면 흡수한 에너지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변형되거나 자칫하면 폭발의 위험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인 비활성 기체 중 하나인 아르곤 기체를 채워 놓은 것입니다. 아르곤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argos’에서 유래된 것인데, 이는 ‘게으름 뱅이’라는 의미로 화학반응을 잘 하지 않는 성질에 의해 얻어진 이름입니다. 요즘은  LED의  등장에 의해 거의 사라져서 보기 힘들지만, 예전 도심의 거리를 수놓던 간판에 사용되던 네온 사인 역시 그 내부에 비활성 기체들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네온(Ne)이기 때문에 네온 사인이라고 불리지만 원하는 색에 따라 다양한 비활성 기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네온은 주로 주황색, 헬륨 기체를 사용하면 밝은 붉은색, 제논(Xe)은 푸른 색의 사인을 만들어 내는 데에 사용되곤 합니다. 이들 모두 비활성 기체들로 강한 전기적 에너지를 받아도 빛을 방출하는 작용을 할 뿐, 화학적으로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널리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절대 안정적이라고 믿어졌던 비활성 기체로 1960년대 네일 바트렛 교수는 플래티넘 헥사플로라이드(platinum hexafluoride)에 제논 기체를 불어 넣으면 제논 헥사플로로플래티타이트(Xenon hexafluroplatinate)라는 가루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함으로써 비활성 기체인 제논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입니다. 그 결과, 절대 화학반응을 하지 못하는 기체들이라는 의미의 ‘inert gas’라는 이름을 더이상 쓸 수 없게 되어, 이후 모든 화학 교과서들은 안정적인 기체라는 의미의 ‘noble gas’라는 이름으로 수정 대체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트렛 교수는 1958년부터 1969년까지 UBC에서 교수로 재직하였고, 이후 프린스턴 대학, UC 버클리 등의 대학에서 연구를 계속한 후 1999년 교직에서 퇴임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캐나다의 과학기술 및 연구 수준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캐나다의 McGill,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그리고 University of Toronto 등의 대학들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 과학사에 굵직한 업적들을 이루어온 저력 있는 대학들이며 지금도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중요한 연구들을 여러분야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50년전 한 젊은 과학자가 밴쿠버의 작은 연구실에서 전 세계의 화학 교과서의 내용을 바꿔버리는 실험을 이루어 낸 것처럼 말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교육칼럼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49건 1 페이지
교육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9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동양의 파르테논, 종묘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1 2038
48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정보 교환 수단의 미래- 양자 통신이란 무엇인가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1 2066
47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육하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질문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1 2623
46 [알기 쉽게 풀어 쓰는 한국사] 33. 조선 왕릉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4 2765
45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측정의 기준-단위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4 2073
44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공부의 원동력 = 호기심!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4 1634
43 엘리트 어학원 미국대학 입시 전략 설명회 및 장학생 시상식 안슬기 수습기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4 1547
42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파리기후협정이 뭐길래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7 1877
41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주제의 핵심요소 찾기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7 1589
40 [알기 쉽게 풀어 쓰는 한국사] 32. 한국의 전통 건축 이해하기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7 3296
39 [알기 쉽게 풀어 쓰는 한국사 수업] 31. 고려 시대 여성의 지위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1 4917
38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을 두려워 해야 하나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1 1916
37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알파고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1 1862
36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30.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24 3534
35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우주에서 실행되는 실험들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24 3734
34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듣기 훈련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24 4345
33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개념을 연결하는 공부 방법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7 2402
32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스트레스로 인한 어지럼증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7 1845
31 [알기 쉽게 풀어 쓰는 한국사 수업] 29. 상정고금예문과 직지심체요절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7 4863
30 [알기 쉽게 풀어 쓰는 한국사 수업] 28. 왕오천축국전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0 4660
29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건강식품도 독이 될 수 있다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0 2465
28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구체적인 공부 방법을 나누겠습니다!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0 1913
27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당신의 뇌를 깨우는 모닝커피 한 잔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3 2575
26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7. 신라의 황룡사 9층탑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3 3822
25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6. 경주 석굴암 본존 불상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4202
24 [민 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안 돼! 하지 마!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1520
23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음의 질량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4222
22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5. 불국사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9 2596
21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꿈의 소재 그래핀이 열어가는 무한한 가능성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9 4689
20 [민 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네가 알아서 해!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9 1631
19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나무를 나무라고 부르는 이유 그리고 자녀교육 2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3 1454
18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4. 신라의 건국 이야기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3 1540
17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3. 익산 미륵사지 석탑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665
16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2. 백제 금동 대향로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995
15 [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수업] 21. 백제의 무령왕릉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882
14 [알기 쉽게 풀어 보는 한국사 수업] 추모(주몽)의 아들 온조가 세운 세운 백제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810
13 [보석 이야기] 2016년은 로즈 골드(rose gold) 골드가 대세 !! 박한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3647
12 [이근백의 캐나다 생활 이모저모] 건강하게 여행 떠나는 방법, 무엇일까요 ? 이근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793
11 [이근백의 캐나다 생활 이모저모] 곤경 처한 사람들의 다른 선택,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 다시 해 이근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907
10 [이근백의 캐나다 생활 이모저모] 한 가족된 지구촌, 은퇴 이후 삶 - 어디가 좋을까 이근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975
열람중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비활성기체 화학반응을 성공시킨 UBC 교수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3774
8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플라스틱 코드(1)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2422
7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화이트데이 아니 파이데이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2340
6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42억 8000만년 된 미생물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718
5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나무를 나무라고 부르는 이유 그리고 자녀교육 1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483
4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객관식, 주관식, 논술, 그리고 자녀교육 2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863
3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객관식, 주관식, 논술, 그리고 자녀교육 1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637
2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대학과 사회를 위한 도구로서의 나 vs 내 삶을 위한 도구로서의…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691
1 [민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생활속의 자녀교육- 대학교육의 이면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6 1402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