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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 쉬어가는 페이지 – 깨달음과 분별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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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29 09:46 조회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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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의 시작은 ‘옳다/그르다’, ‘맞다/틀리다’, ‘이렇다/저렇다’와 같은 분별이 없이 개념과 개념을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연결해 가면서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입니다. 이 말은 곧 ‘깨달음’의 또 다른 핵심은 ‘분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혜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이어가는 깨달음은 분별할 이유가 없음을 스스로 깨달아 분별하는 생각들을 지워가는 공부를 뜻합니다. 하지만 가끔 분별은 자신의 생각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면 된다는 형식의 깨달음을 지혜를 얻는 깨달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 칼럼을 시작으로 2 주에 걸쳐 ‘대사’로 불렸던 원효의 해골바가지를 통한 깨달음을 1) 흑/백으로 나누어 분별하는 생각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형식의 깨달음과 2) 분별할 이유가 없어 분별이 사라지는 형태의 깨달음으로 나누어 그 차이를 예와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분별하는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깨달음’의 관점에서 원효의 해골바가지 이야기를 재구성 한 예입니다.

 

원효는 밤에 목이 말라 물을 마셔 갈증을 달랬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자신이 마신 물이 해골에 담겨있었던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 순간 원효는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해골바가지라는 것을 모르고 마셨을 때에는 시원한 물이었는데 알고 나서는 토하는 구나. 해골바가지라는 생각도 내 생각이고, 해골바가지와 물바가지를 분별하는 것도 내 생각이니 내게 이러한 분별이 없으면 토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원효는 깨달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어쩌면 한번쯤은 이와 비슷한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 이 예를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나에게 해골바가지라는 분별이 있기에 토한 것이니 분별이 없으면 된다!’는 생각, 어떻게 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 생각 속에 안과 밖의 경계가 있어서 안과 밖을 분별하는 것이므로 ‘안팎을 분별하는 내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을 분별은 나 자신의 생각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일종의 깨달음이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해골바가지를 해골바가지라는 분별을 가지고 바라보지 말고 물바가지와 해골바가지라는 분별을 없애면 된다!’는 형태의 논리가 누가 봐도 해골바가지인 해골바가지를 해골바가지로 생각하지 말라는 말과 무엇이 다를까요? 즉, 건물의 안과 밖 그리고 회사와 같은 사회조직의 안과 밖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안팎을 분별하니까 안과 밖을 구분해서 보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건물이나 사회조직의 존재자체를 부정해야 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과연 사고를 분별에서 자유롭게 하는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분명히 존재하는 해골바가지를 자신의 생각을 바꿔 물바가지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스스로 해골바가지를 물바가지로 생각하도록 최면을 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과연 나의 삶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직장상사가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 때,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격려하고 가르치는 방법으로 이렇게 대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삶을 또는 매질을 당하며 고통에서 살아가는 노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나를 위해 사랑의 매질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노예의 삶을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 인간의 사회도 동물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아 포식자가 사냥을 할 때 다치거나 어려서 뒤처지는 동물을 노리듯, 괴롭힘을 당해도 저항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 않는 사람들 또한 홀로 남겨지는 순간 많은 사람들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사람들의 삶은 단순한 노예의 삶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내가 가진 분별로 인해 토했다, 불행하다, 괴롭다!’와 같이 자신을 탓하고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형식의 깨달음은 필자가 이야기하는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공부 방법’의 깨달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원효에게 대사라는 호칭을 가져다 줄만한 큰 깨달음은 무엇이었을까요? 필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분별할 이유가 없음을 깨달아 분별이 사라지는 원효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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