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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플라스틱을 먹어치우는 박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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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4-19 14:06 조회6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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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하기에 알맞다(plastikos)’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이름의 플라스틱은 1850여년경에 처음 합성이 이루어진 이후 지금까지 약 150여년간 이름처럼 ‘성형하기 쉬운’ 특징 덕분에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며 우리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물질이었습니다. 이렇게 현대 문명의 발전에 기여해온 플라스틱은 인간들의 무지와 무관심속에 아무렇게 버려져 왔고, 끝내 이들은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는 심각한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태평양에는 버려진 플라스틱들이 해류에 의해 모여들어 만들어진 거대한 쓰레기 섬이 하와이 섬보다 더 큰 크기로 뭉쳐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세 플라스틱들은 이미 바다와 해양동물들을 오염시켰습니다. 특히나 이런 미세 플라스틱들은 해양생물에 축적되어 여러가지 음식의 형태로 다시 우리들의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무섭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나라들은 이제야 그 심각성을 깨닫고, 부랴부랴 자구책과 규제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2018년 1월부터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제품의 생산을 법적으로 금지하였고, 7월부터는 이러한 제품들의 판매도 금지됩니다. 우리들의 삶은 조금 불편해지고, 천연제품을 사용한 제품을 구입하느라 조금 더 비싼 돈을 지불해야하게 되겠지만, 우리들의 환경을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생각없이 뱉어낸 쓰레기들에 의한 문제들이 날로 심각해져 가는 이 때에 반가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영국의 포트마우스 대학교(University of Portsmouth, UK)의 맥기한(McGeehan) 교수의 연구팀입니다. 연구팀이 지난 4월 17일 미국과학학회지(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플라스틱을 가공 전 상태로 매우 빠르게 분해할 수 있는 ‘플라스틱 분해 효소(enzyme)’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을 먹어치우는 박테리아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은 2016년 교토 공과 대학(Kyoto Institute of Technology)의 요시다(Shosuke Yoshida) 박사 연구팀에 의해서 였습니다.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그 원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많은 연구진들이 그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였고 맥기한 교수의 연구팀도 이들 중 하나였습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구조를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강한 X-레이를 박테리아에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테리아 내부에 돌연변이 효소(mutant enzyme)이 만들어졌고, 이 돌연변이 효소 덕분에 박테리아는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것이 가능해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위해서는 수백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플라스틱을 단 며칠 만에 분해해 낼 수 있다고 하며, 효소를 대량 생산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크게 어려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 기술이 산재해 있는 플라스틱 더미들을 분해하는 작업에 곧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결과가 실제 사용가능한 정도의 플라스틱 분해 방법을 찾아냈다는 의미도 있지만, 연구진은 ‘향상’시킬 수 있음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법으로 분해능력을 약 20%정도 빠르게 만들었지만, 이것이 효소 분해능력의 최대값은 아닐 것입니다. 다른 방법이나 다른 에너지의 X-레이를 사용한다면 더 높은 분해 효율을 갖는 효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찾아낸다면 플라스틱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막강한 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는 플라스틱 분해 ‘원리’를 밝혀 내는 데에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정 에너지를 통해 효소의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부분을 좀 더 파고 들면, 효소의 원리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플라스틱 분해 원리 자체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환경오염의 주범을 다시 자연의 일부분으로 손쉽게 되돌려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플라스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는 이들 뿐만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대학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도 될 만큼 환경관련 학과의 가장 핫한 연구과제입니다. 사실 박테리아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어떤 연구진은 재활용의 방법을 획기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또 다른 연구진은 플라스틱 자체에 변형을 가해 스스로 분해되는 시간을 줄여 빠르게 분해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경제학자들은 분해를 시키는 것보다 태워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욱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태웠을 때 발생되는 공해의 원인들을 안전하고 깨끗해서 필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연구진들이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우리들이 쏟아낸 골칫거리들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장 쉽고 또 절실한 해결방법은 사실 우리들 각자에게 있습니다. 가능한 플라스틱의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들은 책임의식을 갖고 꼼꼼히 재활용을 위한 분류를 하는 것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은 그 어떤 연구진도 찾아낼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쉽게 재활용이 되지만, 실제 재활용율은 약 10%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수치만 보더라도 재활용 분류가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백보다는 종이백을 사용하고, 그보다는 장바구니를 직접 들고 다니는 것. 일회용 컵보다는 자신의 머그컵을 사용하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한 일회용컵은 내용물을 깨끗히 버리고 재활용 수거함에 넣는 일. 귀찮고 하찮아 보이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 모두의 당연한 일상이 될 때, 거대한 쓰레기섬과 생선을 통해 우리 몸으로 다시 돌아오는 미세플라스틱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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