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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고려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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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4-26 10:35 조회2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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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상감 운학 무늬 매병(왼쪽간송미술관),

청자 진사 연화 무늬 표주박 모양 주자(오른쪽호암 미술관)

 

"도자기의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 사람들은 비색이라 부른다근년에 와서 만드는 솜씨가 교묘하고 빛깔도 더욱 예뻐졌다술그릇의 모양은 오이 같은 데 위에 작은 뚜껑이 있어서 엎드린 오리 형태를 이루고 있다또한 주발접시술잔사발꽃병옥으로 만든 술잔 등도 만들 수 있지만 모두 일반적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법을 따라 한 것들이므로 생략하고 그리지 않는다단 술 그릇만은 다른 그릇과 다르기 때문에 특히 드러내 소개해 둔다사자 모양을 한 도제 향로 역시 비색이다…… 여러 그릇들 가운데 이 물건이 가장 정밀하고 뛰어나다."

<<고려도경>>

제시된 자료는 사신의 일행으로 고려에 다녀간 송나라의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에서 고려자기를 설명한 부분이다고려자기는 귀족 사회의 전성기인 11세기에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하였는데자기 중에서 가장 이름이 난 비취색의 청자는 중국인들도 천하의 명품으로 손꼽았다. 12세기에는 상감 법이 개발되어 자기에 활용되어 청자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상감 청자는 강화도에 도읍한 13세기 중엽까지 주류를 이루었으나원 간섭기에 원으로부터 북방 가마의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분청사기로 바뀌었다.

 

"비가 개고 안개가 걷히면 먼 산마루 위에 담담하고 갓 맑은 하늘빛이 산뜻하게 드러난다이러한 하늘색의 미묘한 아름다움은 곧잘 청자의 푸른 빛깔에 비유되어서 '우후 청천 색'이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무심코 고려청자의 이 푸른빛을 들여다보노라면 정말 비 갠 후의 먼 하늘처럼 마음이 한결 조용해진다. 마치 고려 사람들의 오랜 시름과 염원그리고 가냘픈 애환을 한꺼번에 걸러낸 것만 같은 푸른빛, 으스댈 줄도 모르는그리고 때로는 미소하고 때로는 속삭이는또 때로는 깊은 생각에 호젓이 잠겨 있는 이 푸른빛이 자랑스러워 고려 사람들은 비색이라고 이름 지어 불렀다…… 고려 비색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그대로 고려 사람들의 호흡이었으며 우리 민족의 깨어날 수 없는 한 가닥의 영원한 꿈의 실마리가 여기에 담겨 있었다이 담담하고 갓 맑은 푸른 빛깔은 말하자면 지조의 아름다움이며 이 지조의 아름다움은 과거 조촐한 한국인의 지체의 본바탕을 이룬 것이다……"

혜곡 최순우

 

  자기는 가마 온도를 1300도 이상 높였다흙도 흰색 또는 회백색이 나는 진흙인 고령토를 사용하였다고령토는 점력이 강하고 순도가 높기 때문에 온도가 올라가면 치밀해지고 단단해져 반투명 질이 된다자기는 본격적으로 유약을 사용하였다유약은 잿물에 장석이나 석영을 갈아 부어 만들었다유약은 고령토와 착 달라붙어 자기 표면을 유리처럼 매끈하게 만들었다.

    자기 색은 유약이 아니라 고령토 속에 있는 철분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철분이 거의 없으면 백색이, 1% 정도면 연두색이, 3% 정도면 짙은 녹색이, 9% 정도면 흑갈색이 된다비색이라고 극찬하는 고려청자의 푸른빛은 바로 고령토 속에 있는 3% 정도 들어있는 철분이 환원 기법으로 구워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상감 청자는 자기가 마르지 않았을 때 문양을 음각하고그 부분에 백토 또는 자토를 메꾸고 초벌구이 한 다음 다시 청자유를 바르고 구워내는 자기 장식 기법이다상감 청자의 문양으로는 운학(구름․ 양류(버드나무․ 보상화(불교 그림이나 불교 조각에서덩굴무늬의 주제로 사용된 가상적 다섯잎꽃․ 국화 ․ 당초(덩굴무늬․ 석류 등 여러 가지가 쓰였는데특히 운학 무늬와 국화 무늬가 가장 많이 쓰였다. 고려 귀족은 자신들의 사치 생활을 충족하기 위하여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 즐겼다공예는 귀족의 생활 도구와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불구 등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는데특히 자기 공예가 뛰어났다.

    고려의 공예 미술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을 보인 부분은 청자였다청자는 철분이 조금 섞인 백토로 만든 태토 위에 철분이 1~3% 정도 들어 있는 장석 질의 유약을 입혀 1250~1300℃ 정도에서 환원염으로 구워 내어 자화(자기 유도에 의해 물체가 자기를 띠는 일) 한 자기를 말한다이때 유약의 색은 초록이 섞인 푸른색으로 비취색과 흡사하고 투명에 가까우며 태토(질그릇이나 도자기의 흙)의 색은 흐린 회색이기 때문에 청자의 색은 회색이 바탕이 된 녹청색이 되는데고려 사람들은 이를 비색이라 하였다.

    통일 신라 말기에 백자흙 유자(그릇에 철분이나 동성분이 다수 포함된 유약을 시유할 경우 그 발색이 흑갈색으로 나타난다)와 함께 청자가 만들어졌다고려에 들어와서 청자는 더욱 발전하여 세련된 고려청자가 되었다청자가 크게 발전한 것은 송과의 문물 교류에 힘입은 바가 컸다청자는 11세기에는 완벽한 환원 번 조로 독특한 청자색으로 발전했고, 12세기 전반기는 인종 왕릉에서 출토된 참외 모양 화병을 비롯한 일괄 유물로 대표되는 가장 세련된 순청자가 나타나는 시기였다그릇에 아무런 문양이 없는 소문 청자와 음각양각의 세문을 넣은 청자 그리고 동식물과 인형을 조각한 상형 청자가 많이 제작되었다.

번조는 굽는다는 뜻의 한자어이다환원 번조는 가마 속에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넣고 구을 때 한참 불을 땐 뒤에 불구멍을 닫아 산소가 들어가지 못하도록즉 산소 공급을 막은 채로 도자기를 굽는 방식을 가리킨다반면 산화 번조는 불구멍을 열어놓고즉 산소를 계속 공급하면서 굽는 것을 말한다. 도자기 가마에 불을 때면서 1,100℃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가마의 불구멍을 막는데 이때부터 가마 내부에서는 환원 번조가 시작된다즉 불구멍을 막으면 외부에서의 산소 공급이 막히는데 이때 가마 내부는 산소가 부족해 불완전연소 상태가 된다불완전연소 상태가 되면 가마 내부는 부족한 산소를 찾아 태토나 유약에 포함된 산소까지 빼내서 연소시키려고 하게 된다. 바로 이때청자 태토나 유약에 들어있는 철분 속에서도 산소가 빼앗기는 현상이 일어난다이를 학술적으로 말하면 산화제이철(FeO₂)에서 산화제 일철(FeO)로 환원된다는 것이다이렇게 환원이 이뤄지면 철 본래의 색인 푸른색이 나타나게 된다이것이 바로 청자의 푸른색이 만들어지는 비밀이다또 이렇게 굽는 방법을 환원 번조라고 한다.

    순청자의 전성기는 12세기 전반기로 끝나고, 12세기 중엽부터는 상감 청자가 제작되어 고려청자의 면모가 일신된다상감 기법은 나전 칠기와 은입사 기법을 자기에 적용한 것으로그릇 표면에 홈을 파서 문양이나 그림을 새기고 백토흑토적토 등을 정교하게 메우고 초벌구이를 한 뒤에 그 위에 청자유를 입혀서 재벌구이를 하는 방법이다.

    고려청자는 신비에 가까울 정도의 아름다운 비색그릇 형태의 우아함그리고 독특한 무늬가 어울려 세련된 미를 창출해 낸 귀족 문화의 대표적인 예술 작품이다이러한 고려청자는 13세기 후엽 몽고 제국의 지배하에 들면서 점차 퇴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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