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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라돈 침대 - 위험한 것일까? 안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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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5-17 09:14 조회1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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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4일 한국의 한 유명 브랜드 침대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된 후 한국 사회는 방사능 공포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무서운 방사능이 나오는 물질이 매일 누워서 자는 침대에 들어있다니 당황스럽고 공포스러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욱 사람들을 무서움에 떨게 만드는 것은 제작이나 유통단계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잡아낼 제도적 장치가 아직 없다는것입니다. 이번에 보도된 사실이 밝혀진 것도 일반 사용자가 보급형 라돈 측정기를 갖고서 호기심에 자신의 침대를 측정해보다가 발견된 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방사능. 이런 방사능과 관련되고 심지어 방사능을 직접적으로 내뿜는 물질은 모두 엄격히 통제되고, 적어도 우리들이 살고 있는 생활 공간에는 있어서는 안될 물질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매일 잠을 자는 침대에 사용되어 우리들을 방사능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개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방사능이라는 단어가 포함 된 뉴스 타이틀이 매번 이같은 엄청난 소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방사능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오해가 가장 큽니다. 

 

 

100여년전 방사성 물질들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물질들이 이용되었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시계침을 스스로 빛을 내도록 만들기 위해 시계침에 방사능 물질을 바르던 시계 공장의 종사자들 대부분 설암이 걸리는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뒤 늦게 방사선의 위험성을 알게 된 과학자들은 방사선피폭량(얼마나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는가)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알아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얻기 위해 사람들에게 임의로 방사선을 조사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미 일어난 사고 등을 통해 그 데이터를 수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들은 대부분이 원자폭탄 피폭 피해자, 체르노빌 사고 생존자 등과 같이 강한 방사선에 짧은 시간동안 피폭당했을 때에 대한 정보들 뿐이라는 것입니다. 강한 방사선에 급작스럽게 노출된 경우, 방사선량과 그에 의한 피해의 정도는 선형관계를 갖습니다. 즉, 방사선량이 두배로 증가하면 그에 대한 피해도 두배로 증가를 합니다. 하지만, 낮은 방사선에 오랜시간 피폭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충분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수학적 모델을 근거로 유추를 해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물론 직업상 방사선 노출빈도가 일반인들보다 높은 방사선관련종사자들이 받는 방사선의 양과 그들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함으로써 저방사선 피폭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관계를 단정짓기에는 데이터의 양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방사선양 피폭에 따른 피해를 유추하기 위한 수학적 모델은 세가지로 구분됩니다. 

 

첫번째는 강한 방사선과 같이 선형관계를 보이는 것입니다. 방사선량이 두배일 때 피해도 두배가 되는 것처럼, 방사선량이 반이라면 피해량도 반, 방사선량이 십분의 일이라면, 적은 양이긴 하지만, 피해도 십분의 일정도의 피해를 입게 된다는 가정입니다. 즉,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도 그에 해당하는 피해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입니다.

 

두번째 모델은 일정 임계값이 있다는 이론입니다. 방사선량이 일정값보다 크다면 고방사선과 같이 선형적인 피해량을 보이지만, 방사선의 양이 일정값보다 낮다면 인체에 피해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이론이 맞다면 일정값보다 낮은 방사선은 아무리 오래 피폭당한다고 해도 인체에 피해는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 모델은 방사선 호르메시스(radiation hormesis)라는 것인데, 적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이 되는 피해값은 수학적으로 음수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피해가 음수라는 이야기는 즉, 이득이 생긴다는 것으로 적은 양의 방사선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가 되거나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말벌침을 이용해서 병을 고치는 것과 같이 적은 양의 독은 오히려 약이 된다는 개념은 매우 오래된 생각입니다. 뿐만 아니라, 40대이상정도의 분들은 한국에 사실 때, 한 때 유행했던 ‘라돈탕’이라는 동네 목욕탕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적은 양의 방사능 물질, 즉 라돈을 함유한 물에서 목욕을 하면 건강에 좋다라는 것으로 정확히 호르메시스에 해당하는 아이디어입니다. 그 때 목욕탕 물에 함유되었다는 라돈이 요즘 침대에 있는 물질과 동일한 방사성 물질이고, 라돈이 녹아있는 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했으니 어쩌면 그때 피폭받은 방사선의 양은 지금의 침대와는 비교하지 못할 만큼 강했을 수도 있습니다. 세가지 모델 중 어느 것이 정확히 맞다라고 말하기에는 말씀드렸듯이 아직은 정확히 확인 된 데이터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일단은 피해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첫번째 모델을 근거로 방사성물질의 위험도를 예측합니다. 그에 따라서 방사능에 대해서는 ‘ALARA(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 가능한 적은 양의 피폭)’을 안전 수칙을 정하는 가장 기본원칙으로 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방사선 피폭양은 무조건 가장 적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입니다.

 

 

방사능피폭량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단위를 이해하여야 합니다. 방사선 관련 단위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자주 사용되는 단위는 베퀘렐(Bq)과 시버트(Sv)입니다. 베퀘렐은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빠르게 붕괴를 하느냐에 따른 단위이고 시버트는 그 방사선 붕괴에 의한 생물학적 효과까지 고려한 값입니다. 즉 두개의 다른 방사성 물질이 동일한 베퀘렐 값을 갖는다는 것은 방사성 물질들은 붕괴속도가 서로 같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방사선 종류에 따라 피해가 다를 수 있고, 또 일반 근육인가 눈이나 뇌와 같은 신경조직이 많은 부분인가에 따라 그 피해정도가 다를 수 있기에 시버트값은 다르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방사선에 의한 피해를 이야기할 때에는 시버트 단위값을 사용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번 침대 사건에 대한 기사 중 침대에서 몇 천 베퀘렐이나 되는 방사선이 검출되었다라는 식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단위가 생소하신 분들은 ‘몇천’도 ‘베퀘렐’도 아닌 ‘이나’라는 표현에만 현혹되어 그 값이 얼마인지, 또 관련이 있는지 조차 모르시고서 ‘엄청나게 많은 양이 나왔구나’라고 생각하시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웠던 기사였습니다. 이는 ‘다이어트를 위해 86,400초나 밥을 굷었다구’라는 친구에 말에 ‘세상에! 그렇게 오래?’라고 반응하는 것과 같습니다. 86,400초는 고작 1일에 해당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5월 15일자 기사들을 보면 원자력 안전 위원회의 조사 결과 해당 회사의 침대 매트리스 중 몇 모델에서 최대 연간 최대 9.35m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일반인들의 방사성피폭 허용치인 1mSv의 약 아홉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방사선관련직업종사자들의 경우 연간 허용치가 50mSv (5년내 100mSv 이하)인 것에 비교하면 ‘수치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값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앞서 설명드린대로 저방사선에 대한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허용치 기준 역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낮게 잡아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 방사선의 양과 허용 제한치와는 차이가 꽤 있습니다. 수치상으로 낮기 때문에 현재 그에 대한 관리감독이 법적으로 규정되어있지 못한 것이고, 그것이 침대 회사조차 그 심각성을 모르고 오랜 기간 판매를 해 온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번 더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그렇다고 라돈성분이 함유된 침대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데이터상으로 낮은 수치라고 하지만, 매일 인체와 장시간 접촉을 할 수 밖에 없는 침대가 일반인 기준치를 9배나 넘긴다는 것이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ALARA 원칙에 의해 그 위험성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라돈은 알파붕괴를 하는 방사성 원소이며 상온에서 기체상태로 존재하는 물질 중 가장 무거운 비활성기체입니다. 방사성 붕괴를 하며 알파입자(헬륨의 원자핵)를 내놓는 것을 알파붕괴라 합니다. 알파입자는 소립자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매우 큰 입자로 종이 한장도 뚫고 지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알파붕괴를 하는 물질들은 잘 밀폐된 상자 등에 담아두기만 한다면 인체에 해롭지 않습니다. 집집마다 있는 스모크디텍터 역시 알파입자를 이용하는 것으로 배터리를 교환하시거나 하실 때, 천장에서 떼어 안쪽을 자세히 보시면 방사선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방사성 물질을 천장에 붙여 놓고 살아왔다니’라고 놀라실 분이 계실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안전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혹시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인체에 주는 피해는 거의 무시할 만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무시할 만한 피해는 알파입자가 신체 밖에 있을 때, 즉 외부피폭만을 말합니다. 이러한 알파붕괴 입자가 호흡을 통해 인체, 특히나 폐의 내부로 들어가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폐속에서 방어벽없이 우리의 폐 내벽을 알파입자가 공격한다면 폐암의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라돈은 다른 원소들과 반응을 하지 않는 비활성기체이기 때문에 호흡에 의해 몸에 들어간다고 해도 거의 대부분 다시 몸밖으로 빠져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잠을 자는 침대에서 가습기처럼 라돈이 뿜어져 나온다면 지속적으로 호흡에 의해 내부피폭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라돈은 가장 무거운 기체이기에 아래쪽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 주변의 공기를 몰아내고 잠자는 사람 주변을 감싸게 될 것이기에 내부피폭의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설명드린 바와 같이 이렇게 낮은 방사선에 관한 법률이나 조항이 없기 때문에 침대 제조사를 문을 닫게 하거나 관련자를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같은 일은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심각성을 알기에 제조사는 전량 리콜을 하는 등 자신들이 해야할 후속조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몇몇의 소비자들은 법적 제재가 없다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 리콜하기 귀찮다, 여태 아무 문제없었다 등의 이유로 리콜을 안하려고 한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으나 이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방사선은 그 존재와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기에 더욱 더 무서운 존재입니다. 만약 해당 침대를 갖고 계시다면 귀찮아하지 마시고 리콜 프로그램에 참여 하셔야 할 것이고, 혹시 캐나다에서 사용하고 계셔서 리콜이 불가능하시다면 플라스틱백에 잘 담아두셔야 합니다. 입구를 잘 막아서 보관하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알파입자는 플라스틱백을 뚫고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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