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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중력이라는 이름의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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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5-31 09:34 조회2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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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코끼리의 모든 것을 알아내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주라는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 한마리에 대해 손으로 더듬어 가며 힘들게 알아가고 있지만, 지금까지 만져본 부분이 그저 코끼리의 왼쪽 발가락뿐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 만지고 있는 코끼리 외에 어떤 또 다른 동물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수많은 코끼리 중 ‘중력(gravitation)’이라는 이름의 코끼리는 정말 골치아픈 녀석중 하나입니다.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누구나 배우는 내용이기에 많은 이들이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떤 물리적 특성인지 아직도 정확히 알지 못하며, 더구나 왜 중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인된 바없는 이론들 뿐입니다. 물리를 전공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잘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물리학을 많이 공부한 사람들 일수록 중력에 대해 아는 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듯이 중력에 대한 이야기는 영국의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턴(Sir Isaac Newton, 1643-1727)과 함께 시작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뉴턴이 세상에 중력에 관한 법칙을 들어내는 데에는 의외의 인물이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75년의 공전주기로 태양계를 가로질러 돌아다니는 핼리혜성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Edmond Halley, 1656-1742)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핼리는 핼리혜성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아닙니다. 핼리는 혜성의 공전성을 처음으로 예측하고 다음 핼리혜성이 다시 태양 근처로 오게되는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한 과학자입니다. 후대 과학자들이 그의 업적을 높이 여겨 그의 이름을 혜성에 붙여줌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딴 혜성을 갖게 된 것입니다. 혜성의 공전성에 대해 연구하던 핼리는 어느날 이해하기 힘든 부분에 도움을 얻기 위해 당시 캠브리지 대학교의 교수직을 맡고 있던 뉴턴을 찾아갑니다. 기록에 의하면 공식적인 방문도 아닌, 그저 지나가는 길에 들리는 정도의 만남이었다고 합니다. 핼리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뉴튼에게 혜성이 만약 태양의 어떤 힘에 의해 태양계 주변을 돌고 있는 것이라면 그 궤도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를 물었고, 뉴튼은 무심한듯 그건 타원궤도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오랫동안 고민해도 답을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 너무나도 쉽게 답을 해주는 뉴턴에게 어찌 그렇게 쉽게 답을 할 수 있는지 묻자, 뉴턴은 ‘이미 계산을 해본 것이니까 그렇지요.’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핼리는 이렇게 중요한 발견을 세상에 알리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뉴턴을 설득했고, 이에 뉴턴은 중력에 관한 연구를 정리하여 1687년부터 1726년까지 세권의 ‘프린키피아(Principia)’라는 책을 출간하게 됩니다. 핼리가 뉴턴에게 혜성 궤도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더라면 중력에 대한 비밀은 더 오래 베일에 싸여 있었을 것입니다. 

 

뉴턴의 중력법칙이 세상에 알려지자 온 세상의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달이 지구주변을 도는 이유, 혜성이 주기를 갖고 태양계를 돌아다니는 이유,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모든 이유들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순한 식이 발표되었으니 사람들은 뉴턴을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간 사람으로 추앙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뉴턴 덕분에 우리는 이 우주의 기본법칙들에 대해 완벽하게 알아냈다고 떠들었습니다. 드디어 ‘중력'이라는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알게 되었다고 결론지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이후 약 200여년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1900년대 초 아인슈타인이라는 또 다른 한명의 신의 생각을 읽어내는 능력을 갖은 자가 나타날 때까지 말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에 대한 주인공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뉴튼의 중력법칙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듯이 무거운 질량을 갖는 물체들은 서로 잡아당기며, 우리가 지구에 붙어 있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구가 우리를 지구 중심으로 잡아당기는 힘, 즉 중력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은 중력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이 무거운 질량을 갖는 지구가 아니라 그 주변의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이기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자주 탄력이 좋은 양탄자 위에 놓인 볼링공을 이용합니다. 고무와 같이 탄력이 매우 좋은 양탄자가 있고, 그 네 귀퉁이를 네 사람이 잡아당겨 공중에 양탄자를 펼쳐놓았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위에 가볍고 작은 목각인형을 살며시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양탄자 정 가운데에 무거운 볼링공을 살며시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무거운 볼링공은 탄력좋은 양탄자를 늘어뜨리며 아래로 축 처지게 될 것입니다. 이때 처음에 놓아둔 목각인형은 어떻게 될까요? 양탄자가 늘어짐에 따라 볼링공쪽으로 굴러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때 목각인형을 볼링공쪽으로 굴러 떨어지게 만든 것은 볼링공이 아니라 볼링공의 무게때문에 늘어져버린 양탄자라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우리 주변의 공간(space)을 탄력 좋은 양탄자와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공간에 무거운 지구가 위치하면 주변의 공간이 양탄자와 같이 늘어남의 효과를 갖게 되고, 그 주변의 물질들이 지구쪽으로 쏠리게 되며, 이것이 우리가 지구가 잡아당기는 것으로 느끼는 중력의 실체라는 것입니다. 양탄자는 2차원의 평면이지만 공간은 3차원의 입체이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조금 표현을 바꿔보자면, 우리가 지구에 붙어 있을 수 있는 것은 지구가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공간이 우리를 지구에 꾸욱 누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공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 자체가 우리를 지구쪽으로 누르고 있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지만, 현대의 과학은 아인슈타인의 설명이 중력의 실체에 더 가깝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력이라는 ‘코끼리'의 실체를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뉴튼의 중력에 대한 설명은 코끼리의 발톱, 아인슈타인의 설명은 왼쪽 다리 허벅지정도에 해당하는 정도일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현대 과학에서 중력에 의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중력자(graviton)이라는 입자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중력에 대한 이해가 맞다는 확실한 도장을 받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은 지금도 중력자 검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만약 끝까지 검출이 되지 않는다면, 반대로 중력자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발견되기라도 한다면 아직도 중력이라는 ‘코끼리’에는 더듬어 봐야 할 곳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실험을 통하고, 이론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나 수정될 수도, 어쩌면 완전히 폐기될 수도 있는 것이 과학적 진리들입니다. 역사속에서 수많은 과학적 진리들이 폐기되기도 하고, 고쳐지면서 지금의 과학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우주의 진리에 가까이 왔다라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도 뉴턴 시대의 과학자들이 뉴턴의 중력 법칙에 열광했던 것과 같은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모든 과학자들은 내가 밝혀낸 진실이 코끼리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일 수도 있다고 경계하며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조금 더 새로운 부분을 더듬어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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