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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선크림 방지법 -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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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6-14 09:53 조회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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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미국 하와이주에서 해안가의 산호초 보호를 위한 조치로 특정 화학물질(옥시벤존(Oxybenzone), 옥티녹세이트(Octinoxate))이 들어있는 선크림의 판매와 유통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두 물질은 전세계 대부분의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에 들어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는 거의 대부분의 선크림을 금지한다는 뜻이 됩니다. 

 

선크림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2015년 한 연구소의 조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옥시벤존이나 옥티녹세이트와 같은 물질은 실내수영장을 채울 만큼의 바닷물에 한두방울만 떨어져도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와이의 대표적 관광지인 호놀룰루 근처 하나우마베이(Hanauma Bay)지역의 산호초들에 무려 약 180kg의 선크림이 매일 같이 쌓이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제 하와이 근처의 산호초들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은 몇년전부터 하와이 해양당국의 골칫거리가 되어왔으며 해양 생물들의 유전자에 변형이 일어난 것도 이러한 물질들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단지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바르는 선크림에 이렇게 안좋은 물질이 왜 들어있는 것일까요? 이런 나쁜 물질들이 안들어 있는 그런 착한 선크림은 없는 걸까요? 물론 이런 물질이 없는 선크림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바램처럼 마냥 착하지만은 않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크게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와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로 나뉩니다. 초기의 자외선 차단제는 대부분 물리적 차단제였습니다. 물리적 차단제는 말 그대로 피부 위에 자외선을 차단하는 얇은 막을 ‘물리적으로’ 만들어서 자외선이 반사되어 피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얇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차단제는 대부분 징크옥사이드(ZnO), 티타늄다이옥사이드(TiO2) 등의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은 쉽게 생각하면 작은 돌가루 같은 것입니다. 얼굴위에 얇은 돌가루를 갖고 있는 크림을 바르고 있어야 하니 사용감이 좋지 않고, 얼굴이 하얗게 보이는 백탁현상이 단점중 하나입니다. 예전에 선크림을 바르면 얼굴위에 하얀 무언가를 덮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것이 바로 이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물리적 차단제는 장점이 꽤 많습니다. 물에 잘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하와이에서와 같은 문제점을 일으킬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마스크를 쓰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바르는 즉시 차단효과를 낼 수 있고, 피부 알러지 현상이 화학적 차단제보다 적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화학적 차단제보다 널리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문제점과 더불어 작은 돌가루 성분을 코로 흡입했을 경우,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요즘 널리 사용되는 선크림은 대부분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화학적 차단제는 물리적 차단제와 같이 피부위에 마스크처럼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흡수됩니다. 흡수된 물질이 피부 제일 바깥층에 남아서 들어오는 자외선을 흡수하고 열에너지로 변환해서 다시 피부밖으로 방출합니다. 그리고 이 역할을 담당하는 화학물질이 바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와 같은 물질들 입니다. 피부에 흡수되기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떠보이는 문제도 없고 사용감도 물리적 차단제보다 훨씬 좋지만, 피부에 흡수될 시간을 주기 위해서 적어도 해변가에 나가기 30분정도 발라줘야 합니다. 30분정도 먼저 발라야 한다는 귀찮음보다 더 큰 문제는 앞서 설명드린대로 이 물질들이 해양생물들에 독약과 같을 뿐 아니라, 이제는 규제를 해야할 만큼 엄청난 양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얼굴이 좀 하얗게 보여 가부키(kabuki) 배우처럼 돼야 하고 돌가루가 붙어있는 듯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을 위해서, 그리고 사실 우리들을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입니다. 코로 흡입되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너무 작은 입자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현재로서는 화학적 차단제보다는 나은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nvironment Working Group (EWG)라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는 2004년부터 화장품에 들어가는 물질들이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가를 평가하기 위한 등급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성분의 안전도를 가늠하는 등급으로 사용되고 있는 EWG등급은 1-10 까지 나뉘어져 있고 1은 안전함을 10은 매우 위험함을 의미합니다. 이 등급에 따르면 물리적 차단제에 사용되는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다이옥사이드는 등급 1-3에 해당하고, 화학적 차단제에 사용되는 옥세벤존과 옥티녹세이트는 6-8 등급으로 분리되고 있습니다. 이 등급만으로도 물리적 차단제의 성분이 화학적 차단제의 성분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등급 6-8의 물질은 인체내에서 호르몬 불균일을 일으킬 수 있고 나아가 발암물질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물질입니다. 물론 우리가 바르는 선크림에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적은 양이 함유되어 있는 것이지만, 이 물질이 축적되었을 경우의 부작용은 지금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하와이 주지사가 최종 서명을 하게 되면 2021년 1월1일부터 하와이에서는 선크림의 판매와 유통이 금지될 것입니다. 분명 관광객들에게는 불편이 따르겠지만, 환경과 나아가 선크림을 바르는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도 불편함에 대한 불평을 하기 보다 더 나은 대안을 생각해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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