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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앤트맨처럼 작아지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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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7-12 09:54 조회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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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봉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Ant-man and Wasp)’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편에서의 내용과 비슷하게 주인공이 개미나 벌과 같이 작아져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입니다.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이지만, 영화속 주인공들이 양자얽임(quantum entanglement), 양자영역(quantum realm) 등의 전문적인 용어들을 줄줄이 이야기하며 관객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개미처럼 작아지는 것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건물을 통째로 캐리어만한 크기로 줄여서 들고 다니는 것이 비슷하게라도 가능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안타깝게도 현재의 과학이론에 따른 정답은 ‘가능성은 없다’입니다. 일단, 영화에서 어떻게 물체나 사람을 작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주인공 행크 핌박사(마이클 더글라스)가 자신의 이름을 딴 ‘핌 입자(pym particle)’을 발견했고, 이 입자의 역할 덕분에 원자보다 작은 단위의 입자들의 간격을 줄여 전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atom)은 사실 99%의 공간이 텅텅 비어있는 상태로 존재합니다. 원자는 중심부에 작은 원자핵과 주변에 100여개 정도의 전자(electron)들이 있는 상태로 존재합니다. 중심에 있는 원자핵은 원자에 비해 엄청나게 작은 크기로 원자핵이 축구공크기(약 22센티미터)라면 원자의 크기는 밴쿠버시(약 22킬로미터) 정도의 크기에 해당합니다. 상대적으로 전자는 원자핵보다도 엄청나게 작으니 비유하자면, 밴쿠버시 중심에 축구공 하나가 있고, 나머지 부분에는 탁구공보다도 작은 알갱이 백여개가 놓여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비어있는 상태. 이것이 바로 원자의 형태입니다. 이렇게 텅텅 비어있는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이 원자이니 이 빈공간을 조금 더 줄이면 원자의 사이즈를 줄일 수 있고, 덕분에 전체 물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핌입자’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구요. 하지만, 원자 내부가 이렇게 빈 공간으로 유지되는 것은 입자들 간의 반발력때문이고, 이들을 더 가깝게 만들려고 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반발력으로 인해 원자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원자의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자석의 같은 극을 서로 가깝게 하면 서로 밀어내는 척력에 의해 더이상 가깝게 만들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물론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현재의 과학이론을 뒤집을 수 있는 ‘핌입자’를 정말로 발견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입자와 비슷한 기본입자는 발견된 바 없습니다.

 

 

정말로 핌입자가 발견되어 크기를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상상해도 과학은 또 다른 문제점을 제기하는데, 바로 ‘질량보존의 법칙(conservation of mass)’입니다. 크기를 크게, 또는 작게 만든다고 해도 내부의 성분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총 질량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넓게 펼쳐진 종이를 구겨서 부피를 작게 만든다고 해도 종이의 무게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성냥개비가 불타없어지는 경우도, 성냥이 불타면서 발생한 기체들을 모두 모아서 측정해보면 성냥개비의 원래 질량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커다란 빌딩을 캐리어크기로 줄여준다고 해도 그걸 끌고 다니려면 원래 빌딩을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의 힘이 필요합니다. 손쉽게 캐리어처럼 끌고 다니거나 두손으로 들고 악당으로부터 도망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너무 무거워서 말입니다. 

 

 

같은 형태로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은 물리법칙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논리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 매우 오래 전 매우 유명한 과학자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큰 거인이나 작은 소인을 상상한 것은 인류 역사상 매우 오래된 일이며, 이에 대한 답을 처음 과학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로 유명한 갈릴레이 갈릴레오입니다. 물체의 무게가 달라도 떨어지는 낙하현상은 동일하다는 낙하법칙을 설명한 책 ‘새로운 두 과학에 대한 논의(Discorsi e Dimostrazioni Matematiche Intorno a Due Nuove Scienze, Galileo Galilei, 1638)에서 그는 고체의 강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크기가 변화하면 형태가 함께 변화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체의 크기가 커지면 부피가 커지고, 그만큼 바닥을 짓누르는 정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동일한 형태로 그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크기가 큰 동물일 수록 뼈도 굵어져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굵어지는 정도가 선형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앤트맨이 작아질 땐 더 가벼워져야하고, 커질 땐 훨씬 더 무거워져야만 몸을 지탱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형태가 함께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커졌을 때, 그리고 작아졌을 때의 앤트맨은 정상 크기의 모습과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생물학적인 또다른 이유는 세포의 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단세포 생물이던 인간과 같이 고등화된 생물이건 기초 생리현상만 보자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세포로 이루어진 생물도 에너지를 생성하고, 세포내에서 생긴 노폐물을 세포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세포핵에서 우리의 두뇌와 같이 세포의 전 기능을 제어합니다. 그렇다면 진화과정에서 단세포만으로 대부분의 생리현상을 잘 처리하던 시절, 단지 세포하나의 크기를 크게 만들면 되는 것이지, 괜히 여러개의 다세포로 분열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인간크기만한 세포하나에 수박만한 세포핵이 들어있고, 그 세포핵의 두뇌의 역할을 담당하는 쪽으로 진화하면 되지, 괜히 엄청나게 많은 세포들로 분열해서 세포들간의 연락 체계를 구축하느라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포는 어느 적정크기가 되면 더이상 커지는 대신 두개의 세포로 분열합니다. 이는 단지 물컹거리는 젤리처럼 생긴 인간이 못생겨서가 아니라 세포활동의 효율때문입니다. 세포의 반경이 두배로 길어지면, 표면적은 그의 제곱인 네배로 늘어나게 되고, 동시에 부피는 세제곱, 즉 여덟배로 넓어집니다. 이렇게 부피는 세제곱으로 늘어나는데, 밖으로부터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통로에 해당하는 표면은 제곱비율로 늘어나면서 부피의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로 인해,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세포는 내부의 모든 기능을 적절하게 운용할 만큼의 에너지원을 외부로부터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갑자기 덩치가 커진 앤트맨의 내부에 있는 세포들은 에너지원의 부족현상으로 인해 괴사하게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앤트맨 영화에 나오는 많은 멋진 현상들이 불가능하다고 초를 쳐서 죄송합니다. 비록 현재의 과학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상상력을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릴 때 본 영화 중에 이너스페이스(Innerspace, 1987)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주인공들이 탐사선을 타고 앤트맨처럼 작아져서 인체내부를 여행하는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중학생이었던 저에게 맥 라이언이라는 배우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배우로 각인시킨 영화이면서 동시에 과학자가 되어 언젠가는 저런 탐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처음의 영화였습니다. 당시에도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잠들 때마다 작은 캡슐을 타고 우주 곳곳을 탐험하던 상상의 날개가 저를 과학자의 삶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앤트맨 영화를 보고 서로 앤트맨이 된 것처럼 신나게 상상속의 이야기를 나누고 떠드는 아이들 모습에 어쩔 수 없는 아빠미소를 지으며, 어린날 비슷한 상상속에서 즐거워하고 흥분하던 제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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