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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태양에 가까운 산 정상이 왜 더 추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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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9-20 09:38 조회2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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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태양에 가까운 산 정상이 왜 더 추운 걸까?

 

얼마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재미있는 동영상 하나를 봤습니다.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리얼버라이어티쇼의 한부분이었는데 출연자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출연자중 한사람이 산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올라간다고 말하자, 다른 출연자들이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대꾸하는 장면이었는데,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더워지는 이유가 태양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라고 그 출연자가 설명하자 다른 출연자들이 박장대소를 하는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설명에 박장대소를 하면서도 몇몇의 표정은 ‘어, 진짜 그런가?’라는 듯 했고, 다른 대부분 출연자들의 표정은 ‘어, 그러게? 태양에 더 가까워지는데 왜 산에 올라갈수록 추워지지?’라고 스스로 의문을 갖는 듯 해 보였습니다. 출연자들뿐만 아니라, 그 장면을 보던 시청자들 중에도 ‘산 위가 춥다는 건 알지만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록 추워진다는 것은 상식적인 내용입니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정복하는 산악대원들이 반팔 반바지 대신, 두꺼운 방한자켓을 입고 있는 것만 보아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출연자가 주장했듯이 태양에 더 가까워지는데 왜 높이 올라갈 수록 더 추워지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표면에서 생활하는 우리들에게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는 그곳이 얼마나 따뜻한가와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물론, 지구보다 태양에 가깝게 있는 수성이나 금성이 지구와 비교해 더 뜨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구 지표면에서 태양쪽으로 더 높이 올라가거나 반대방향으로 멀리가는 것에 의한 효과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1억 4960만 km로,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에 도착하는 데 약 8분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거리입니다. 이에 비해 지구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 정상의 고도는 고작 8.8 km일 뿐이니,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태양까지의 거리는 원래 거리의 0.000059 퍼센트밖에 가까워지지 않은 것입니다. 즉,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그 거리의 변화가 너무나도 적어서 온도변화에 영향을 줄 큰 요인은 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보통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할 때 눈꼽만큼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태양을 난로, 지구를 그 옆에서 불을 쬐고 있는 누군가로 상상해 볼때,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정도의 높이 변화는 눈꼽만큼의 변화라고조차 말할 수 없는 작고도 작은 변화일 뿐입니다.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어쨋든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니 영향이 있지 않겠냐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태양과의 거리변화는 온도변화의 주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에서 (북반구 기준) 가장 더운 여름이 될 때가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질 때이고, 겨울에 해당할 때가 태양에 가장 가깝게 위치할 때입니다. 결국 여름이냐 겨울이냐가 결정되는 것 자체가 태양과의 거리가 아니라 얼마나 오랜 시간 태양에 노출되는가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어서 태양을 향하는 낮시간과 태양의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밤시간의 길이의 차이에 의해 계절이 결정되고, 북반구에 위치한 곳이 가장 긴 낮시간을 갖는 여름의 시기에 지구는 사실 태양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태양과의 거리는 해당 위치의 기온과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록 기온은 떨어지는 것일까요? 이것은 기온을 결정하는 것이 태양이 아니라 지구이기 때문입니다. 태양으로부터 열에너지가 지구로 전달되는 것은 당연히 맞습니다. 하지만, 대기권에 있는 공기 입자들이 직접적으로 태양광에너지를 흡수하는 정도는 매우 적으며, 대부분의 태양광에너지는 지표면의 육지, 바다에 흡수됩니다. 이렇게 열에너지를 흡수한 지구는 이 에너지를 대기권으로 재방출하는데, 이를 지구복사열 (thermal radiation of the earth)이라고 합니다. 방출되는 에너지는 지표면 바로 위에 있는 공기층을 직접적으로 데우는 역할을 합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로 덥혀진 지표 근처 공기층이 위로 상승하고 위쪽의 차가운 공기가 다시 지표면으로 내려오기를 반복하며 대기권전체에 열에너지를 전달하게 되는데, 이를 대류현상(convection)이라고 합니다. 마치 라면 물을 끓일때, 렌지에 닿아있는 냄비의 아랫부분의 물이 데워져 위로 올라가고 위쪽의 상대적으로 덜 덥혀진 물들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순환하여 전체 물을 고르게 덥히는 현상과 같습니다. 아래쪽에서 덥혀진 공기층이 위로 올라가는데, 덥혀진 공기들이 계속 위로 올라간다면 상층부의 공기가 더 따뜻해야 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공기의 압력차이에 있습니다. 지구의 대기권은 지구 중력에 의해 붙잡혀 있는 공기입자들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지구 중력이 약한 상층부로 올라갈 수록 공기의 입자가 희박해지고 압력이 낮아집니다. 지표면 근처에서 더워진 공기가 위로 상승하게 되면 압력이 낮은 부분으로 이동하게 되고, 주변의 낮은 압력 덕분에 공기층은 팽창을 합니다. 공기가 팽창한다는 것은 내부의 입자들이 주변 공기층을 밀어내며 더 넓은 영역을 차지하려 하는 것으로, 바깥부분에 일(work)을 하며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에너지를 잃는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온도가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록 기온이 낮아지는 이유입니다. 온도가 낮아진 공기층은 상대적으로 더운 아래쪽 공기가 올라올때 다시 밀려 아래로 내려가기를 반복하게 되며 앞서 말씀드린 대류현상이 끊임없이 일어나며 바람을 일으키는 원리가 됩니다. 

 

산으로 올라가면 더 더워질 것이라는 출연자의 말에 다른 출연자들, 그것을 보는 모든 많은 이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태양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라는 그의 논리에 쉽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출연자는 없었습니다. 틀린 이유에 의해 황당한 결론을 가져오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왜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록 온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갖고 있던 그 출연자가 어찌보면 더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는 사실만은 아무런 의심없이 당연하니 당연한 것이다라고 생각한 다른 출연자들 보다는 낫다고 칭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에 의거해 추론을 할 경우 얼마나 황당한 결과를 주장하게 되는지 역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에 우리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거짓 정보와 잘못된 기사들이 우리 주변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이런 혼돈속에서 정확한 사실에 의거한 정보만을 믿고, 거짓 정보들을 걸럴 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내야 합니다. 기본적인 지식을 충분히 쌓고, 누군가의 말을, 비록 전문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항상 논리적으로 되짚어보는 습관을 갖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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