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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한국의 세계유산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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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5-22 13:58 조회5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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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유교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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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종의 서적을 간행하기 위해 나무판에 새긴 책판으로 모두 64,226장으로 되어 있다. 305개 문중과 서원에서 보존하고 있던 것을 기탁 받아 지금은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보존하고 있다. 제작 연대는 16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 다양하며, 내용도 문학ㆍ정치ㆍ경제ㆍ철학ㆍ대인관계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있다. 모두 인륜 공동체의 실현이라는 유학의 이념에 기초한 유학자들의 저술들이다.

 

유교책판은 국가가 주도해 제작한 대장경과는 달리 각 지역의 지식인 집단들이 서로 다른 시대에 만든 것이다. 책판은 서적을 인쇄하기 위해 나무판에 새겨 놓은 것이지만, 단순히 인쇄용 매체로서만 여겨지지 않았다. 책판은 지역사회 지식인 계층의 여론인 이른바 ‘공론’으로 제작되고 관리되었으며, 그것은 선현이 남긴 학문의 상징으로 여겨져 문중이나 서원의 장판각에 보존되어 엄격히 관리됐다.

 

 

‘문중-학맥-서원-지역사회’로 다양하게 관계망을 이룬 지역의 지식인 집단은 ‘공론’을 통해 책판의 제작과 출판 등의 과정을 결정했다. 책판을 제작하는 데에는 한 개인이나 문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비용이 필요했는데, 그 비용은 지역의 지식인 집단이 공동으로 부담했다. 그리고 나무판에 새길 서책의 구성과 내용을 정하는 것을 비롯해 서책을 인쇄하고 나누어 주는 모든 과정도 공동으로 맡아서 진행했다.

 

이처럼 유교책판은 ‘공론’에 기초해 제작되고 관리되었다. 따라서 ‘공론’으로 인정된 매우 정제된 내용만 수록되었으며, 제작과정에도 교열이 엄격히 이루어져 오류가 나타날 여지가 적었다. 책판은 단 한 질만 제작되었으며 후대에 새로 제작한 번각본도 거의 없다. 따라서 판본에 따라 수정이나 오류가 나타나기 쉬운 필사본이나 활자본과는 달리 책판은 공론으로 제작된 서책의 원형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해준다.

 

책판이 제작된 뒤라도 부분적인 내용이 ‘공론’에 어긋난다고 여겨지는 서적은 출판이 제한되었다. 하지만 제작된 책판 자체는 파손되지 않게 후대를 위하여 엄격히 보존되었다. 그래서 현존하는 모든 책판은 지금도 바로 인쇄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잘 유지되어 있다.

 

이렇듯 ‘공동체 출판’이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책판의 제작과 관리 과정은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다. 이러한 문화는 20세기 중반까지 500년 이상 지속하였고, 지역의 지식인 집단은 책판을 매개로 ‘집단지성’을 형성했다. 305개 문중과 서원에 전해지던 718종의 유교책판은 그러한 집단지성의 산물이자 그 학문적 성취를 오늘날까지 원형 그대로 전해주는 소중한 유산인 것이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등에 소장된 718종 6만4226장의 유교 책판은 2015년 ‘한국의 유교책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유교책판’은 판각 계획부터 인출·배포 등의 전 과정을 ‘공론’을 통해 결정하는 ‘공동체 출판’이라는 조선 특유의 방식으로 제작됐고, 도덕적 인간의 완성이라는 목표아래 500년 이상 전승된 집단지성의 산물이라는 점이 큰 의미를 갖는다.

 

 

 

○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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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6월 30일 밤 10시 15분부터 11월 14일 새벽 4시까지 방송 기간 138일, 방송시간 453시간 45분 동안 한국방송공사(KBS)가 생방송으로 방영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록물들이다. 비디오 녹화 원본 테이프 463개와 담당 프로듀서의 업무수첩, 이산가족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 일일 방송진행표, 진행계획표(cue sheet), 기념 음반, 사진 등 2만 522건의 기록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전쟁과 남북분단의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흩어져 서로 만날 수 없게 된 이산가족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것은 분단이 가져온 가장 커다란 비극적 상황으로 여겨졌다. 한국방송공사는 1983년 한국전쟁의 휴전협정 30주년을 맞이해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특별생방송을 기획해 그해 6월 30일 저녁 10시 15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7월 1일 새벽 1시까지 3시간 정도만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이산가족을 찾는 행렬이 계속 몰려들자 모든 정규방송을 취소하고 5일 동안 계속해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기간에 5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방송국이 있는 여의도로 몰려들었으며, 방송을 통해 500여 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그리고 방송은 세계로 널리 알려졌다.

 

이산가족찾기 방송은 그 뒤로도 계속되어 11월 14일까지 총 453시간 45분 동안 방송되었다. 이 기간에 모두 10만 952건의 이산가족 신청이 접수되었고, 5만 3,536건이 방송에 소개되었으며, 1만 189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방송에 투입된 전담인력도 1,641명이나 되었는데, 한국방송공사는 138일 동안 생방송 된 것을 녹화한 463개의 원본 테이프를 모두 보관하고, 방송 과정에서 사용된 사연 판과 진행계획표, TV 편성표, 라디오 녹음자료, 사진 등의 자료도 보존했다. 그리고 이산가족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 등도 원본으로 보존되어 있으며, 정부와 관련된 기록물들은 국가기록원에 보존되어 있다.

 

이 기록물은 세계 방송사 차원에서도 기념비적인 유산이다. ‘이산가족찾기’라는 단일한 주제로 138일 동안 계속해서 생방송을 진행한 것도 드문 일일 뿐 아니라, 10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직접 방송에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매우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신청을 받는 전화가 하루에 6만 통에 이르기도 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 등으로 난민과 이산가족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 정도의 규모로 텔레비전을 활용해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이 진행된 예도 없으며, 이산가족의 고통과 슬픔이 이렇게 강렬하게 표출된 사례도 없었다. 그래서 이 기록물은 한반도의 비극적인 분단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록일 뿐 아니라,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고발하고 인권과 보편적 인류애를 고취한 생생한 기록이기도 하다.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은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10월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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