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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대지로 요를 삼고 창공으로 이불을 삼아 - 암태도 소작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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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9-08 08:40 조회4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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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 쟁의 발생 횟수와 참가 인원 수


 


러 · 일 전쟁(1904) 후, 일본인은 본격적으로 한국에 건너와 헐값으로 토지를 사들이는 한편, 고리대를 통해 농민(1910년대에는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농민)의 토지를 빼앗았다. 동양 척식 주식회사는 일본인 농민을 한국에 이주시켜 이들에게 농사를 짓게 하였다. 한국인 지주도 일본에 쌀을 수출하여 얻은 부를 다시 토지에 투자하여 대지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농민은 토지를 잃고 소작농(소작료를 물고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민)으로 전락하였다. 소작 농민은 수확량의 절반이 넘는 소작료와 지주가 물어야 할 지세 부담까지 떠맡았고, 마름(지주에게서 소작지의 관리와 감독을 위임받은 사람)의 횡포에 시달렸다. 더욱이 소작인은 1년을 기한으로 하는 소작 계약을 강요당하여 생존권마저 위협받았다.


 


이런 가운데 지주에 대한 농민의 저항 의식이 높아져 전국 각지에서 소작 쟁의가 발생하였다. 전라남도 무안군(현 신안군) 암태도 소작 쟁의(1923)는 대표적인 것이었다. 암태도 농민은 지주와 그를 비호하는 일본 경찰에 맞서 1년 가까이 싸워 소작료를 낮추는 성과를 거두었다.


 


초기의 소작 쟁의는 소작료 인하 등 생존권을 지키려는 경제적 투쟁이었다. 그러나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농민 운동은 사회주의 운동의 노선 변화와 맞물려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사회주의자들은 기존의 합법적 농민 조합 대신 비합법적, 혁명적 농민 조합을 조직하였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대부분 좌절되었다.


 


“대지로 요를 삼고 창공으로 이불을 삼아 입은 옷에야 흙이 묻든지 말든지 졸아드는 창자야 끊어지든지 말든지 오직 하나 집을 떠날 때 작정한 마음으로 그 날 밤을 자는 둥 마는 둥 또다시 그 이튿날을 당하게 되었다.”


<동아일보 1924년 7월 12일 기사>


 


“6백여 군중 가운데에는 백발이 뒤덮인 칠십 노파와 어린아이를 안은 부인이 근 2백여 명이나 된다. 이 곳 저 곳에 흩어져서 둘씩 셋씩 머리를 맞모으고 세상을 한탄하며 사람을 야속타 하고 지친 다리와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아이고 대고 신음하는 늙은이의 비애와 아무것도 모르는 천사 같은 어린 것들의 젖 달라는 울음, 정신이 씩씩한 젊은 사람들의 기운과 함께 어우러져 하염없는 인생의 비애로 일시에 폭발되었다.”


<동아일보 1924년 7월 13일 기사>


 


목포에서 서쪽으로 28.5km, 서남단 해상에 위치한 암태도는 면적이 총 40.08㎢ 이며, 농경지가 13.25㎢나 되며,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암태도는 본래 쌀 한 톨 구경하기 힘든 척박한 땅이었다.


 


암태도 소작인 항쟁은 1923년 9월부터 1924년 9월까지 전남 무안군(당시) 암태도 소작인과 암태도 출신으로, 목포에 살고 있었던 지주 문재철 사이에 벌어진 쟁의이다. 1920년대 일제의 저미가정책(低米價政策)으로 지주의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지주 측에서는 소작료를 증수하여 손실을 보충하려고 암태도에서도 7~8할의 소작료를 징수한 것이 발단이었다.


 


암태도는 서남해에 있는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거름이 모자랐고, 땅이 기름지지도 않았다. 농사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많았고, 노동력도 더 필요했다. 그런데도 문재철은 소작료를 뭍에서보다도 많은 7~8할을 걷어 갔다. 그의 땅을 부쳐 먹고 사는 소작농들만 800여 명에 이르렀으며, 문 지주가 걷어 가는 소작료는 쌀로 섬 전체 수확량의 1/3에 해당하는 1만 석 가량이나 되었다.


고율 소작료에 시달리던 암태도 소작인들은 1923년 9월 서태석의 주도로 암태소작회를 결성하고, 그들은 먼저 “나락을 베지 말자.”고 뜻을 모았다. 그리고 지주 문재철에 대하여 소작료를 4할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주 문재철은 “그래, 누구 뱃속에서 먼저 꼬르륵 소리가 나나 보자.”며 눈 하나 깜짝하질 않았다. 겨울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당장 살 일도 아득했다. 무엇보다도 자식 같은 나락이 자꾸 떨어져 내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가을걷이는 하되, 4할 넘게 소작료를 내라고 한다면 한 톨도 더 주지 않겠다.” 고 다짐하고, 다른 해보다 좀 늦게 벼를 베었다. 봄까지 ‘소작료 불납 동맹’은 이어졌다.

 


경찰의 위협과 지주의 협박과 회유 속에서도 소작인들은 불납동맹을 계속하는 한편, 1924년 4월 면민대회를 열어 문재철을 규탄하였다. 문씨 측이 면민대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소작인을 습격하고 면민대회의 결의를 무시하자, 소작회는 전조선노농대회에 대표를 파견하여 소작문제를 호소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일본경찰의 방해로 무산되자, 5월 22일 수곡리에 있는 문재철 부친의 송덕비를 무너뜨리고 이를 저지하는 문씨측 청년들과 충돌하여 소작회 간부 13명이 검거되었다.


사태가 악화되자 암태청년회장 박복영은 면민대회를 열어 목포로 가서 항쟁할 것을 결의하게 하고, 이에 따라 농민 400여 명이 목포경찰서와 재판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집단농성을 벌였다. 각계각층의 지원 속에 소작쟁의가 사회문제로 비화되자 일제 관헌이 개입하여 1924년 9월 30일 전남 경찰서의 고등과장과 박복영 사이에 소작료는 4할로 인하하고, 구속자는 쌍방이 고소를 취하하며, 비석은 소작회 부담으로 복구하고, 문 지주는 이천 원을 소작회에 기부하며, 미납 소작료는 3년 동안 나누어 낸다는 내용의 ‘소작료 조정 약정서’가 교환되었다.


약 1년간 지속된 암태도 소작쟁의는 1920년대의 대표적인 소작쟁의로 특히 서해안 여러 섬인 자은도,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 등에서 소작쟁의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일제 치하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농민들의 승리로 당시 7할이 넘는 소작료를 4할로 내리게 되었는데, 이는 5할의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세율보다 더 낮춘 것이다. 이것은 단지 암태도 농민의 승리가 아니라 전국의 농민들의 승리이며 모든 지주들에게 파급효과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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