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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공부의 초석; 스스로 내리는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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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2-17 11:38 조회9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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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공부의 초석; 스스로 내리는 정의

   

이 내용은 민동필 박사가 학생 또는 부모들로부터 받는 공부 방법, 두뇌의 발달,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 그리고 공부 방법과 사회문제 등에 관한 질문들에 답을 하는 내용입니다. 이와 비슷한 주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는 분들은 min@PonderEd.ca로 연락주세요.

   

◆ 사과란 무엇인지 또는 맛이란 무엇인지 등을 묻는 질문들은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10개의 질문에 몇 개나 답을 할 수 있어야 두뇌가 언어에 갇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나요? 

   

- 사실 몇 개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었는지 보다는 자신이 한 답이 정말로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봐야 해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 잘 이해가 가지 않아요. 내가 한 답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사람들이 모르면서 답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 시험을 보고나서 다 맞았다고 생각했음에도 틀린 것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죠? 

   

◆ 있기야 있죠. 

   

- 마찬가지로 내가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용어에 대한 정의를 묻는 경우가 그렇죠. 우선 ‘맛’이라는 단어는 조금 미뤄놓고 쉬운 사과를 가지고 생각해볼게요. ‘사과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묻는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하시겠어요? 

   

◆ 이 건 그래도 답할 수 있어요. 제가 내리는 사과의 정의는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수학하는 과일’이에요. 

   

- 지금 내린 정의가 사과에 대한 정의라고 생각하세요? 

   

◆ 물론이죠. 

   

-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 제 정의가 틀렸다고요? 

   

- 틀렸다기보다는 사과에 대한 정의라고 볼 수 없다는 거죠. 

   

◆ 그 말이 그 말 아닌가요? 왜 아니죠? 

   

- 사과 말고도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수확하는 과일은 많죠? 

   

◆ 그렇죠.

   

- 그러면 사과가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수확하는 과일이라는 정의는 사과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이해가 갈 것 같기는 한데 뚜렷하게 차이가 와 닿지 않아요.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 앞서 내린 사과에 대한 정의로는 사과를 특정할 수 없잖아요. 한 마디로 사과라는 과일이 머릿속에 그려질 수가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사과라는 실체가 빠진 설명이기 때문에 사과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고 봐야죠.

   

◆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면 누구든지 들었을 때 사과라는 과일의 실체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정의가 사과에 대한 정의라고 봐야 한다는 뜻인 것 같은데 어떻게 정의를 내리죠? 

   

- 사과의 크기, 모양, 색깔, 질감, 껍질과 과육의 차이, 씨의 모양, 개수 등이 사과의 실체에 대한 것이니까 이러한 내용으로 정의를 내려야 사과에 대한 정의라고 볼 수 있어요. 

   

◆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것 같은데 그래도 이렇게 표현을 하면 사과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 사과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해요. 

   

- 그렇죠. 조금 부연설명하자면 소설, 수필, 시 등과 같은 문학작품에 비유해보면 알 수 있어요. 소설의 내용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잘 그려질수록 인기가 많잖아요? 학문, 문학, 예술 등 모든 분야가 바로 타인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지가 핵심인데 이 설득력의 기반이 바로 실체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거든요. 

   

◆ 사과라는 과일은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러면 ‘맛’과 같은 단어는요? ‘맛이 있다/없다.’ 또는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진다.’ 등과 같은 설명 말고는 정의를 내리기 어려울 것 같거든요. 

   

- 우선 ‘맛이 있다/없다’와 같은 표현이나 단맛이 느껴진다는 말이 맛에 대한 정의라고 볼 수 없다는 것에는 동의하시죠? 

   

◆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생각해요. 

   

- 오래전 제가 아들에게 ‘너는 맛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아들의 답은 ‘무엇인가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것!’이었죠. 

   

◆ 그렇게 설명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 여기서 이렇게 정의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 공부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가 망고라는 과일을 처음 맛보고 너무 좋았다고 생각해볼게요. 몇 년이 지나 과일의 이름을 생각하려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과일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요? 

   

◆ 글쎄요? 그런 경험이 저도 있는데 과일 이름이 도통 생각나지 않아서 포기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연히 다시 접했을 때 이름을 적어놓았거든요. 

   

- 그렇죠. 그런데 만일 과일의 특징, 즉 실체를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인터넷에 그런 정보가 많이 있으니까요. 

   

- 맞아요. 그리고 잊었던 이름이 기억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어떤 단어의 정의를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었을 때 기억도 오래가고 또 응용도 가능하거든요. 그러니까 학교에서 시험문제를 변형시켜도 상대적으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죠. 

   

◆ 그 말씀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실체를 스스로 정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뜻인가요? 

   

- 예. 그래서 시간이 걸려도 실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과정을 거쳐야 후에 공부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외우고 또 외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죠. 3-5년 정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실제 공부의 효율은 외우고 또 외우는 것보다 스스로 정의를 내리는 과정을 거쳤을 때 월등히 차이가 나죠. 시작은 느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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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는 미국 워싱턴주의 Washington State University에서 생화학/생물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의 코넬대학 의과대학 (Weill Cornell Medical School)에서 박사 후 과정을 거쳤으며 콜럼비아 대학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있었다. 이후 캐나다로 이민 오면서 캐나다 국립 연구원에서 연구를 하며 동시에 혈우병 치료제에 관한 연구를 몬트리올에 위치한 콩코디아 대학의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진행했다. 이후 밴쿠버로 이주한 후 고기능 자폐아들의 교육을 위해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년간 진행해 왔고 그 결과 학생 및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공부 방법으로 확장하여 최근 ‘사고의 전개과정을 기반으로 한 교육’이라는 새로운 공부 방법을 만들어 세상에 내어 놓았다. 새로운 공부 방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http://www.PonderEd.ca 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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