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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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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19 18:15 조회2,2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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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세관 앞.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켈리 오브라이언은 손에 쥔 얼굴 사진과 입국 대기자들을 번갈아 보며 누군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잠시 뒤 홍콩발 캐세이퍼시픽 항공기를 타고 온 중년의 중국계 남성에게 다가가 이름을 물었다. 
그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인 제리 춘싱 리(53), CIA와 FBI가 5년간 뒤쫓던 ‘변절자’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수사당국이 2010년대 초반 중국 내 CIA 첩보망 파괴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리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관찰한 끝에 최근 체포했다”며 드라마틱했던 추적기를 17일 전했다. 

# 두더지 사냥 
중국 반탐(反探) 기관인 국가안전부는 2010년부터 2012년 말까지 중국 내 CIA 첩자들을 비밀리에 색출해 처벌했다. 서방에서 정보원을 뜻하는 은어인 두더지(mole)에 빗대 ‘두더지 사냥’이라 부르는 방첩작전이었다.
 
적발된 정보원들은 CIA가 현지에서 고용한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 
CIA도 2010년 말부터 그들이 심어놓은 스파이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수상하게 여겼다. 그러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중국 정치의 핵심부인 베이징 중난하이의 위성 촬영 사진. 미 중앙정보국(CIA)은 중국 수뇌부의 생각을 읽기 위해 수많은 현지 정보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치의 핵심부인 베이징 중난하이의 위성 촬영 사진. 미 중앙정보국(CIA)은 중국 수뇌부의 생각을 읽기 위해 수많은 현지 정보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2년에 걸친 소탕작전 결과, CIA 정보원 가운데 최소 12명이 살해당하고 6명 이상이 간첩 협의로 투옥됐다. 
중국은 CIA가 오랜 시간을 공들여 만든 첩보망을 순식간에 허물어버렸다. CIA 역사상 최대 참사였다.
 
CIA는 수사기관인 FBI와 함께 정예 멤버로 구성된 비밀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사실상 반역자 추적팀이었다. 
전설적인 FBI 방첩 요원 찰스 맥고니걸도 가담했다. 맥고니걸은 1998년 탄자니아와 케냐의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 사건, 미국의 핵기술을 중국에 넘긴 혐의로 99년 검거된 대만계 핵물리학자 웬호 리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던 베테랑이다.

추적팀은 처음부터 리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 선상에 올려놓았다. 
CIA를 나온 뒤 처우에 불만을 품고 반역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었다. 
 
# 두 권의 비밀노트
미국 시민권자인 리는 4년간 미 육군에서 복무한 ‘애국자’였다. 
제대 후에는 하와이 퍼시픽대학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인사관리로 1992년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찌감치 CIA 리쿠르터의 리스트에 올라있던 그는 졸업과 동시에 비밀 공작관으로 채용됐다. 
정식 공작요원이 되기 위해 ‘농장(farm)’이라 불리는 특수 시설에서 혹독한 훈련도 받아야 했다.   
 
리는 주로 아시아 관련 업무에 투입됐다. 

1999년부터 3년간 일본 도쿄에서 근무했고, CIA 본부 동아시아과에서도 일했다. 2007년 퇴임하기 전까진 중국 베이징 지부를 근거지로 활약했다.
그런 만큼 베이징에서 관리하고 있던 수많은 정보원의 신상을 꿰고 있었다. 그중 일부는 그가 직접 접촉해 포섭한 정보원일 가능성도 있다.
 
CIA의 공작관 양성 프로그램을 다룬 다큐멘터리.
CIA를 그만둔 리는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이주했다. 그랬던 리가 다시 미국에 나타난 것은 2012년 8월이었다. 
추적팀은 하와이와 버지니아에서 그가 묵은 호텔 방을 몰래 뒤졌다.
그런데 리의 짐에서 자필로 쓴 두 권의 비밀노트가 발견됐다.
노트에는 CIA 요원으로 활동할 당시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비밀정보가 담겨 있었다.
신분을 가장한 채 활동 중인 CIA 블랙 요원과 정보원들의 실명 및 연락처가 빼곡히 적혀 있었던 것이다. 
 
# 딜레마에 빠진 FBI
추적팀이 그를 체포하자 미국 당국은 한껏 상기됐다.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에릭 홀더와 로베트 뮬러 FBI 국장은 전폭적인 수사 지원을 약속했다. 
수사요원들은 리와 수개월에 걸쳐 반복된 질문을 주고받으며 간첩 혐의를 밝히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허사였다. 
 
그가 체포된 상황에서도 중국 내 CIA 정보원 피습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데다가, 노트에 적힌 정황 증거만으로는 기소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FBI는 2013년 6월 리를 풀어줬다. 그러나 완전히 놓아준 것은 아니었다. 
그가 진짜 중국의 첩보원 노릇을 한 것인지 수년에 걸친 관찰에 들어갔다. 
 
리는 가족이 있는 홍콩으로 돌아갔다.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에서 다시 붙잡히기 전까지 리는 최근 2년간 유명 경매장인 크리스티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다. 
리를 알고 있는 전직 홍콩 경찰 관계자는 “그는 홍콩에서 아주 신중히 활동했다”면서 “홍콩에서 그를 아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가 중국 정보기관에 민감한 정보를 건넸을 것이라는 의혹에는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SCMP는 전했다. 
 
# 리는 정말 반역자일까?
당초 FBI는 리가 올해 말 미국에 있는 딸의 대학 졸업에 맞춰 입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최근 리가 5년 만에 미국에 재입국할 것이란 계획을 입수했다. 
그가 무슨 목적으로 돌아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FBI는 서둘러 뉴욕의 공항에서 리를 검거했다. 일단 국가기밀 소지 혐의를 내세웠다.
수사의 칼끝은 5년 전 중단해야 했던 CIA 중국 첩보망 파괴 사건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 뉴욕의 관문인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터미널. 전직 CIA 요원 제리 춘싱 리는 지난 15일 이 공항에서 FBI에 검거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 당국이 배후를 밝히는데 결국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전·현직 정보 관계자들을 인용해 “당시 사건의 원인을 두고 CIA 내에서도 여러 이견이 나온다”고 전했다.
우선 그들은 CIA 베이징 지부의 엉성한 정보원 관리 체계가 문제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본다. 
요원들이 정보원과 접선할 때 중국 측에 꼬리를 밟혀 신원이 노출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이 사이버 해킹을 통해 CIA 시스템에 접근해 정보를 뺏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가 반역자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미국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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