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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옷 가게서 젖 먹이다 제지당한 엄마 … "당연" "억울" 페북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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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08-03 20:32 조회1,5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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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위스에 사는 외국인 엄마들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후끈 달아오른 일이 있습니다. 터키 출신의 엄마 세넴(이하 모두 가명)이 취리히 시내의 고급 의류 매장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 제지당한 경험을 올린 게 발단이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마시모 두티’ 매장이었는데 이곳은 패션브랜드 ‘자라’ 등을 보유한 스페인 의류 그룹 인디텍스의 계열사입니다. 며칠 동안 벌어진 댓글 찬반 논쟁 중 핵심만 재구성해 봤습니다.

세넴: 마시모 두티에서 남편과 쇼핑하다 잠깐 앉아서 아기에게 젖을 줬어요. 직원이 다가오더니 “탈의실로 가서 수유를 하라”고 하더군요. 바로 옆에서 젖병으로 분유를 먹이던 엄마한텐 아무 말도 안하고 말이죠. 모유 수유가 무슨 죄라고!

린다(영국): 옷가게는 개인 영업을 위한 곳이지 모유 수유를 위한 장소는 아니죠. 엄마 입장뿐 아니라 그곳에서 쇼핑하는 다른 고객도 생각해야 하고요.

파울라(스페인): 케첩 묻은 치즈버거를 들고 옷 쇼핑을 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원리 아닌가요. 쫓아낸 것도 아니고 탈의실로 갈 걸 권유했고요. 다른 고객 입장에선 수유 중인 여성의 가슴을 보는 게 불편할 수 있죠.

매기(폴란드): 치즈버거와 젖이 같나요? 배고픈 아기를 먹이는 건 생존과 직결된 문제예요.

에리카(미국): 모유 수유가 좋다고 강조하면서 왜 젖은 숨어서 먹이라는 거죠?

린다: 젖을 먹일 때도 상식이 필요해요 . 얼마 전 영국에선 한 엄마가 수영장 물속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 쫓겨난 일이 있어요.

세넴: 내가 왜 굳이 옷 매장 한가운데서 젖을 먹였겠어요? 아기가 배고프다고 갑자기 죽도록 울어대는데 진정시켜야 했어요. 다른 사람 시선요? 젖 먹이는 엄마 가슴이 그렇게 신경 쓰이는 건 그 사람의 성의식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결국 이 논쟁은 ‘모유 수유 장려를 위한 스위스 재단(Schweizerische Stiftung zur Forderung des Stillens)’의 입장 표명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스위스엔 모유 수유 관련법이 없다. 따라서 카페·레스토랑과 공공장소에선 일반적으로 수유가 가능하다. 개인 매장의 경우 직원과 상의하는 걸 권장한다.’

이런 해프닝이 벌어진다는 건 역설적으로 스위스가 모유 수유에 우호적이란 걸 보여줍니다. 스위스는 대부분의 공공시설에 수유실이 마련돼 있고 공원이나 호숫가, 기차 등 공개된 장소에서 엄마들이 젖을 먹이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출산을 하면 도우미가 열흘 동안 집을 방문해 젖 먹이는 법을 알려줍니다. 약국에서 6개월 이하의 아기를 둔 부모에게 무료 분유 샘플을 나눠줄 수 없도록 한 규정도 있 죠. 모유 수유를 위한 환경이 이처럼 좋은데도 스위스에서 첫 6개월 동안 전적으로 모유만 먹는 아기의 비율은 14%에 불과합니다(WHO). 반면에 한국은 이 비율이 50%에 이릅니다. 한국의 그 많은 엄마는 대체 어디에 ‘숨어서’ 젖을 먹이고 있는 걸까요?

전 지하철역이나 백화점에 마련된 일부 수유실 외의 장소에서 젖 먹이는 엄마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한두 시간 단위로 수유를 해야 하는 젖먹이 엄마는 그 기간 외출은 꿈도 못 꾸고 집에 틀어박혀야 합니다.

영국 엄마들의 아이디어를 빌려와 볼까요. 지난 1월, 한 엄마가 스포츠용품점 ‘스포츠 다이렉트’ 노팅엄 지점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 쫓겨났습니다. 이 일이 알려지자 영국 전역에서 엄마들이 스포츠 다이렉트 지점을 찾아가 보란듯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항의 시위를 여러 달 이어갔습니다. 일부 매장은 젖 먹이는 엄마들로 고객이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하네요.


김진경 jeenkyung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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