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치 데이비스의 '마지막 파티'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Vancouver
Temp Max: 7.98°C
Temp Min: 4.6°C


LIFE

건강 | 베치 데이비스의 '마지막 파티'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8-14 09:21 조회1,502회 댓글0건

본문

over_1004van@gmail.com_20160813125554634.jpg

 

석양 보며 미소로 존엄사 약 삼켜

 

눈부신 서든캘리포니아의 햇살이 수줍은 듯 빨갛게 산으로 도망가고 있었다.

 

지난 7월 24일 오후 6시45분. 벤투라카운티 오하이(Ojai) 소도시. 

베치 데이비스(41·여)는 물끄러미 석양을 음미했다. 즐겁고 떠들썩했던 파티는 끝이 나고 있었다. 죽음은 슬픈 것인가. 저 석양은 아름다운데…. 삶은 단 한 번 뿐이고, 결코 돌이킬 수 없다. 한 번 뿐이라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 아닌가.

 

베치는 며칠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파티 초청장을 보냈다. '라스트 파티(last party).

 

초청장에는 딱 한 가지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적혀있었다. 

 

"내 앞에서 눈물은 흘리지 말아주세요."

 

루게릭병으로 3년째 투병 생활을 해 온 예술가 베치는 이날 '임종파티'를 열었다. 그녀는 가주 존엄사법 시행 후 처음으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으로 기록됐다. 

 

삶의 여정을 마무리 짓는 자리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춤과 노래, 담소, 웃음 소리가 재잘거렸다. 베치는 오랜만이자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반겼다. 

 

지난 2013년 온몸의 근육이 굳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몸이 굳기 전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세계 여행도 다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기능을 잃어갔다. 얼굴 근육 정도만 간신히 움직이던 그녀는 죽음을 선택했다.

 

지난 6월9일 존엄사법이 시행된 직후 약을 처방받았다. 가주의 경우 존엄사는 18세 이상 거주자가 생존 기간 6개월 이하의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정신적·신체적으로 치사약을 자가복용할 수 있다는 소견서(의사 2명 이상)도 필요했다. 그리곤 동생 켈리에게 마지막 파티를 부탁했다.

 

가족이 보고 싶었고, 친구가 보고 싶었고, 재잘거림이 듣고 싶었고, 맛있는 음식의 냄새를 맡고 싶었다.

 

파티에 참석한 친구들은 약속처럼 그녀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베치를 꼭 안아줬다. 두손을 맞잡았다. 눈과 눈을 마주보고 한참을 있었다. 

 

석양을 같이 즐긴 후 베치는 가족과 친구, 주치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엄사 약을 삼켰다. "굿바이." 미소와 함께 천천히 눈을 감았다. 동생 켈리는 "우리 모두는 언니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해왔는지 안다.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한 언니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베치 데이비스가 선택한 건 죽음의 슬픔보다, 기쁜 이별이다.

 

밴쿠버 교차로

(본 기사는 밴쿠버 중앙일보-교차로 간 기사 공유 협의에 의해 게재됩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39건 13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