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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정확하고 빠른 '로봇 명의'···전립샘암 수술 80%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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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1-13 17:17 조회2,0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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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방영된 JTBC 드라마 ‘디데이’에 첨단 로봇 수술 전문가가 등장했다. 배우 하석진이 연기한 외과 의사 한우진은 로봇으로 어려운 수술을 척척 해내는 천재 의사였다. 로봇 수술이 사람 대신 로봇이 하는 게 아니고 의사가 원격조종 장치로 기계와 도구를 움직여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드라마는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건강한 목요일] 생명 살리는 로봇 팔


하지만 ‘옥의 티’가 크게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한우진이 몇 안 되는 국내의 로봇 수술 전문 의료인 중 하나로 그려진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이 수술이 의료 현장에서 극히 드물게 사용되는 최첨단 기법인 것처럼 설명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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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이 대장암 로봇 수술을 하는 모습. 왼쪽 원 안의 의사가 원격으로 로봇의 수술 도구를 움직여 암세포가 퍼진 조직을 잘라내고 있다. [사진 고려대 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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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는 로봇 수술=로봇 수술은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다.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의 의술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국내에서 총 8840건의 로봇 수술이 실시됐다. 그로부터 5년 전인 2009년에는 4870건이었다. 5년 새 약 두 배가 됐다. 전립샘암의 경우 국내 전체 5199건의 수술 중 3093건(2014년 기준)이 로봇 수술로 이뤄졌다. 59.5%에 해당한다. 의료계에선 이 비율이 지난해에는 80%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최영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는 전립샘암 수술은 90% 이상 로봇 수술로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 로봇 수술 장비는 총 52대가 있다. 국제 의료계에서 로봇 수술 전문가로 인정받는 국내 의사는 수십 명이다.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로봇수술학회’에 초청받은 한국 의사는 전체 참석자의 약 4분의 1인 19명이었다.

 공상과학(SF)영화에는 종종 로봇이 사람을 수술하는 장면이 나온다. 입력된 정보에 따라 시술하거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의사처럼 진단하고 치료한다.

하지만 아직 인류는 그런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현재의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인체에 지름 1㎝ 안팎의 구멍을 뚫은 뒤 의사가 그 안으로 얇은 도구를 넣어 하는 수술)을 다소 발전시킨 형태다. 로봇 팔의 끝에 있는 얇은 로봇 손이 복강경 수술 도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집게·가위 등이 달려 있는 이 로봇 손을 의사가 원격으로 조종해 수술한다.

 복강경 수술과 다른 점은 수술 도구를 4개까지(복강경 수술은 통상 2개) 동시에 쓸 수 있다는 것과 회전 운동이 가능한 로봇 손목을 이용해 수술 부위로 빠르고 정확하게 가위나 집게를 접근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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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기 짧고 후유증 적어=메스로 살을 째고 하는 수술이 아니라 서너 개의 구멍만 뚫고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 부위가 아무는 기간이 짧다. 또 집도의가 수술 도구의 끝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에 비해서도 주변 인체 조직의 손상이 덜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로봇 수술을 받은 위암 환자는 평균 6일간 입원했다. 개복(開復) 위암 수술 평균 입원일수는 15일, 복강경 수술은 11일이었다.

 로봇 수술은 특히 개복이나 일반 복강경으로 수술 부위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 위력을 발휘한다. 중·하부 직장암이 대표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중·하부 직장은 골반뼈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개복 수술을 하면 신경·혈관 등이 많이 상한다. 일반 복강경은 수술 각도·공간에 제한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림샘암 치료에 특히 로봇 수술 비중이 큰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주변의 성 기능또는 배뇨에 관련된 신경이나 조직에 가장 적은 손상을 입히는 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세브란스병원 최 교수는 “수술 뒤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한다면 전립샘암은 가급적 로봇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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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업체 ㈜미래컴퍼니가 만든 수술 로봇 ‘레보(Revo)’.

 

 ◆비싼 수술비가 확산 걸림돌=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수술 로봇은 거의 다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라는 회사가 만든 ‘다빈치’라는 기계다. 국내에 있는 52대 모두 다빈치다. 최신형(Xi 모델) 한 대 가격이 45억원 안팎이다.

장비 감가상각 비용이 포함되다 보니 수술비가 비싸다. 전립샘암의 경우 700만~1500만원이다. 전 세계에서 여러 업체가 수술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에는 값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개발 경쟁에 뛰어든 한국 업체도 있다. ㈜미래컴퍼니는 ‘레보’ 라는 수술 로봇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새 모델인 ‘레보 아이’에 대한 임상시험 진행 승인을 요청했다.

 로봇 수술은 현재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된다. 신기술에 의한 암 치료가 보장되는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면 수술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복지부의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은 “효과성이 비교적 확실하게 드러난 전립샘암 등 특정 암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재직 때 이 문제를 연구한 가천대 간호대 이선희 교수는 “전립샘암 로봇 수술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료계가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른 분야는 효과성·경제성 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lee.sang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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