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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 운전면허증이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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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7-10 15:45 조회1,4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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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핸들을 잡지 않아도 된다. 앞을 뚫어져라 쳐다볼 필요도 없다. 졸아도 되고 음주도 된다.

 

무인자동차에 타는 순간 나만의 시간이 펼쳐진다. 진정한 자유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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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차는? 승차감이 소파처럼 푹신한 차, 주행이 부드럽고 안정적인 차,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두른 넓고 큰 차….

 

각자 기준에 따라 편안한 차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편한 차는 ‘남이 운전해 주는 차’다.

 

운전 자체를 즐기는 인구만큼이나 운전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 차가 있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보통 자동차에서 ‘사장님 자리’라 불리는 가장 좋은 자리는 동승석 뒷좌석이다.

 

사장님 자리에 앉아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게 현재까지는 자동차 안에서 부리는 가장 큰 사치였다. 이젠 사장님이 아니라도, 남이 운전해 주는 내 차를 탈 수 있는 날이 왔다.

 

당연히 기사는 없다.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한다. 그런데, 정말 기계의 운전을 믿고 타도 될까? 자동차보험료도 비싼데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 제때 속도가 줄지 않는 것은 아닐까,

 

목적지 오류로 강남구 신사동 대신 은평구 신사동에 데려다 놓으면 어쩌지, 자동차 시스템이 해킹되면 도로가 아수라장이 돼버릴 수도…. 무인자동차 승차의 어색함과 두려움과 불안함은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나 무인자동차를 만든 이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과거엔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녔다니, 어떻게 그렇게 위험하게 살았지?”라고 반문하게 될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한다.

 

가장 진보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회사가 아닌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부터 무인자동차 테스트를 시작했고, 80만 킬로미터가 넘는 무사고 주행기록을 세웠다. 추돌사고가 한 차례 발생하기는 했다.

 

그 사고는 무인자동운전이 아니라 사람이 운전할 때 났던 것이라고 한다!

 

이전엔 토요타 프리우스와 렉서스 RX로 테스트해 온 구글은 지난해 코알라처럼 생긴 2인승 무인차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휴대폰 속 구글 안드로이드가 세계인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처럼, 구글 로고가 붙은 무인자동차가 주차장에 넘쳐날 때도 머지않은 모양이다.

 

아우디도 무인자동차 개발에 열심이다. 2010년 아우디 TTS 무인자동차는 미국 콜로라도 주 파이크스 피크 산악도로 주행에 성공했다. 무인차가 이 길을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156개의 코너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낭떠러지 길로 시속 60km 이상 속도를 내기 어려운 길이기 때문이다. 여기를 최고시속 144km로 달렸다니, 겁 없는 기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에는 RS7 무인자동차가 DTM(독일 투어링카 선수권) 서킷을 시속 240km로 달리는 기록을 세웠다.

 

컴퓨터와 인간이 체스 대결을 벌였듯, 이제 레이서들도 자동차와 경쟁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아우디 A7 무인자동차는 2015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매년 자동차 브랜드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기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약 900km를 달리는 데 성공해 상용화의 시기를 한층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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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F015 무인자동차 컨셉트카는 운전자 공간 자체를 없애버렸다. 운전석이 없으니 그냥 4인승 테이블(?)을 보는 것 같다. 운전석 없이 차 안의 네모난 공간을 자유롭게 써도 좋을 것이란 무인자동차의 본질을 제대로 보여준다.

 

‘달리는 거실’이라는 표현이 문자 그대로 실현된 모습은 아무리 봐도 여전히 어색하다. 이 밖에도 BMW, 볼보, 토요타, 폭스바겐 등도 모두 무인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완성은 됐지만 아직 상용화돼 도로를 활보하는 무인자동차는 없다. 돌발상황 대처 등 미비한 점을 보완해야 하고, 교통법규와 도로 시스템도 무인차를 받아들일 여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인자동차의 ‘일부’는 맛볼 수 있다. 요즘 널리 쓰이고 있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운전자는 핸들(정확한 명칭은 스티어링 휠)만 돌리면 되고 페달에 발을 올리지 않아도 자동차가 알아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반대로 핸들은 만질 필요가 없고, 페달과 시프트레버만 조작하면 알아서 주차공간으로 들어가는 ‘파크 어시스트’도 무인자동차에 근접한 기술이다.

 

볼보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시티 세이프티’는 충돌이 감지되면 부딪히기 전에 자동으로 선다. 차선을 이탈하면 자동으로 바퀴를 움직여 차선 안으로 복귀시키는 차선이탈방지 기술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런 기능들에 운전자가 익숙해지면 무인자동차에 대한 불안감도 한결 줄어들 것이다(세상에 새로운 것이 나올 때 언제나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인간이었다).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우리의 자동차 생활도 많이 바뀌게 된다. 차 안에서 책을 읽어도 되고, 노트북을 꺼내 일할 수도 있다. 와 닿지 않는다고? 잠들어 버리는 건 어떤가. 달리면서 카 섹스도, 게임도 할 수 있다.

 

주행 중 전화통화도 당연히 더 이상 불법이 아니겠지. 공항터미널까지 차를 가지고 갔다가 자동차만 멀리 떨어진 주차장으로 알아서 이동하는 건? 여의도까지 차를 타고 간 후 자동차만 한강변의 한적한 주차장에 가 있으라 한다면? 주차난의 혁신이 찾아올 수도 있다.

 

대리운전이나 발레파킹은 없어질 것이다. 또 어린이나 노인, 장애인도 차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차를 소유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진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찰랑이는 파도 수준에 불과하다.

 

쓰나미급 변화는 따로 있다. 먼 옛날부터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직립보행, 즉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류가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은 엄청나다.

 

자동차를 타고 가며 두 손이 핸들을 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차 안에서 이 인류를 혁신적으로 또다시 도약시킬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뜻이다. 아마 무인자동차는 인류 최초의 자동차보다 더 강렬하게 역사를 바꿀, 위대한 발명품이 될 것이다.
 


글 이경은 · 임유신(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구글 ·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 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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