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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불로장생의 집착 극복]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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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9-01 08:41 조회2,0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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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꿈 깨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떨쳐야 … 베푸는 삶 사는 것도 방법

 

[이코노미스트]
 

중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숱한 죽음의 위험을 겪은 진시황은 불로장생에 집착했다.



#1. 김씨는 58세 대기업 사장이다. 그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꾼다. 해외에 나가면 좋다고 하는 약은 모두 구해 온다. 지난 여름 중국에 갔을 때 장수균 1년 분량과 하나에 50만원이나 하는 동충하초 10개를 사왔다. 작년에는 한 뿌리에 1000만원 하는 귀한 산삼도 구해 먹었다. 그는 건강지식에 아주 해박하다. 술담배는 5년 전에 모두 끊었고, 하루도 안 빼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2. 최씨는 56세 전업주부다. 그녀는 두 딸을 모두 결혼시킨 후, 한동안 상실감과 허탈감에 시달렸다. 남편은 공무원으로 한창 바쁠 나이다. 혼자서 집안일, 운동, 취미생활 등을 해보지만 하루가 너무 길다. 그런데 작년부터 그녀는 활력이 넘친다. 친구 소개로 신흥종교에 입문했다. 그녀는 불사(不死)를 꿈꾼다. 조만간 천년왕국이 도래하고, 영생을 한다는 것이다. 주위에서 사이비종교라고 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3. 박씨는 68세 중견기업 회장이다. 은퇴 후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를 소일거리 삼아 봐주고 있다. 그는 회춘(回春)을 꿈꾼다. 요즘 항노화클리닉에 다니고 있다.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여러 호르몬주사를 맞고, 매일 항산화제를 비롯한 영양제 50여 알을 복용한다. 게다가 최신 주름제거 수술을 받았다. 주 1회 철저한 피부관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 한 달에 족히 수백만원은 된다.

국내 재계 5위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으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다. 두 아들의 다툼은 노욕(老慾)으로 얼룩진 돈과 권력에 대한 씁쓸한 자화상을 떠오르게 한다. 인간은 일생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돈과 권력을 넘어, 건강과 불로장생에도 집착한다. 불로장생의 꿈은 아주 오래 됐다. 진시황은 통치 말년 미신과 불로초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다. 술사(術士)와 선남선녀 500명을 동쪽 한반도로 보내 불로초를 구해 오도록 했다. 그런데도 그는 50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죽음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불로장생을 꿈꾸지만 노화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20~30대는 거울을 통해 젊음을 느끼지만, 40~50대는 거울을 통해 늙음을 확인한다. 머리가 희어지고 주름살이 들어서며, 성욕이 감퇴하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기억력·판단력·통제력도 흐려진다. 순간, 우리는 늙음을 한탄하고, 젊음을 질투한다. 공자는 말년에 4가지 마음을 끊었다고 한다. ①무언가 해야 한다는 마음 ②반드시 어떠해야 된다는 마음 ③고집을 부리는 마음 ④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마음. 중국의 한 성현은 길이 끊기고 해가 떨어지는 것만 봐도 슬피 울었다. 죽음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 언제 죽을지, 어디서 죽을지, 어떻게 죽을지는 모른다.

불로장생은 가능한 것일까? 불로장생의 3대 법칙이 있다.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생로병사를 해결한 것처럼 말한다. 생(生)은 교육보험, 노(老)는 연금보험, 병(病)은 의료보험, 사(死)는 생명보험이 책임진다. 현대의학은 노화를 해결할 것처럼 말한다. 노화는 오래 묵은 고정관념이고, 완치될 수 있는 질병이다. 구구팔팔 이삼사,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 아프고 죽는다.

노화의 4대 기전이 있다. ①노화예정설, 노화는 예정된 것이다. 생로병사는 하늘의 뜻이다. 노화는 운명이다. ②소모 이론, 모든 것은 쓰면 소모된다. 스트레스는 노화를 촉진한다. 신체적 과로, 정신적 피로, 유해환경, 불량음식, 모두 독소로 작용한다. ③호르몬이론, 호르몬을 보충하면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윤활유다. 3대 호르몬은 성장호르몬, DHEA, 성호르몬이다. ④자유기이론, 자유기는 여분의 전자를 가진 불안정한 분자다. 대표적으로 활성산소가 있다. 활성산소는 세포를 공격하여 노화를 촉진한다.

불로장생에 집착하는 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위험한 환경에서 자라거나, 사랑하던 사람이 죽는 것을 경험한 경우다. 진시황은 13살에 왕이 된 후, 39살까지 파죽지세로 6국을 멸망시켜 천하를 통일했다. 그런 과정에서 수많은 죽음의 위험을 겪었다. 우리는 죽음 자체보다 죽는 과정을 더 무서워하고, 나의 죽음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더 두려워한다. 죽음의 두려움은 학습된다. 쉽게 사이비교주와 약장사의 표적이 된다.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시며, 제자들에게 죽는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마지막은 생사지심(生死之心)의 타파, 즉 두려움 없이 죽음에 직면하는 것이다.

불로장생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헛된 꿈을 깨자. 한 청년이 깨달음을 구하려 깊은 산중의 스승을 찾았다. 어느 날, 스승은 청년에게 마을에 내려가 “물 한 사발만 구해, 바로 올라오라”고 했다. 청년은 고생 끝에 마을 어귀 집에 도착했다. 그 집엔 어여쁜 여인이 혼자 살고 있었다. 물 한 사발만 받아 나오려다, 여인의 간곡한 청탁에 식사를 하게 됐다. 둘은 깨달음에 대한 많은 얘기를 나누다, 날이 저물어 하루 밤을 묵었다. 다음 날, 용한 사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 병도 고쳐 주고, 강연도 하고, 상담도 하다 며칠이 지났다. 그러다, 청년은 스승의 말을 까마득히 잊었다. 여인과 결혼하여 자식도 낳고, 사업도 하여 동네 유지가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어느날, 백발이 된 청년은 마을 뒷산에 올라가 성공한 자신의 업적을 보면서 흐뭇해했다. 순간, 홍수가 나 마을 전체가 큰 물살에 휩쓸렸다. 동시에, 스승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물 한 사발 구해, 언제 올라오느냐?”

둘째, 시간을 멈추자. 아이는 “세월이 느리다”고 한다.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어른은 “세월이 빠르다”고 한다. 시간이 늦게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하루를 천년처럼 살고, 어른은 천년을 하루처럼 산다. 우리는 수 많은 잡념에 빠져, 지금·여기를 살아가지 못한다.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로 여행할 때 시간은 거의 멈춘다. 하루 여행이라도, 지구에 돌아오면 무려 천년이 지난다. 하루를 천년처럼 사는 것과 같다. 지금·여기에 오래 머무는 것이다. 시간을 멈추는 것은 과거에 대한 미련과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 현재를 사는 것이다. 오만가지 잡동사니로 가득 차 현재에 있지 못하게 한, 우리 안에 맴도는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 버려야

셋째, 기여하자. 모든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로 한다. 언젠가 있음은 없음으로 대체된다. 우리는 없는 곳에서 와서 없는 곳으로 간다. 그렇다면 가운데 낀 있음이란 게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의 있음은 순간이고, 없음이 영원에 해당하지 않을까? 기여란 순간에서 영원으로 통하는 길이다. 이런 말이 세간에 나돈다. ‘1년 기쁘려면 집을 사고, 3년 기쁘려면 여행을 하라. 5년 기쁘려면 애인을 사귀고, 10년 기쁘려면 유산을 받아라. 그리고 평생 기쁘려면 기여하라.’

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 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글=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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