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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B.C 산악회와 함께 떠나는 산 이야기] 홀리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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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1-29 03:00 조회1,8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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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1.jpg

 

이민초기에 아이들을 데리고 사이프러스(Cypress) 스키장 옆의 스노우튜빙장을 찾곤했다. 

 

사이프러스는 # 1 고속도로 8번출구로 나와 북쪽 산길로 오르는 Cypress Bowl Rd. 끝에 있다.

 

캐나다 겨울에 조금씩 익숙해지자 아이들과 종종 스키를 탔는데 어느순간 아이들이 먼저 내려와 나를 기다리며 지루해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민 전부터 아이들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플라스틱스키부터 가르쳐 이제는 보드를 타며 묘기를 부리더니 어느덧 내가 아이들의 짐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스노우슈잉이다. 아이들은 사이프러스에서 보드를 타고 애엄마와 나는 스키장 바로 옆의 홀리번에서 스오우슈잉을 했다.

 

스노우슈도 하나씩 장만하여 이따금씩 들렀으나 “어차피 트레일인데” 하는 생각에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솔솔 나기도 하였다. 지나가는 이에게 입장료없이 산에오르는 길을 물었더니 “저리로가면 티켓을 사지 않아도된다.” 고 알려준다.

 

매표소 바로 80미터 전에 있는 임로같은 길인데, 크로스컨트리 담장과 가까이 붙어있어서, 나는 그이가 “개구멍”을 알려주는것으로 생각하여 그 말을 무시하고 당당히 카드를 긁고 꾸며진 길을 걷곤했다.

 

지난주 토요일 2016년 1월 23일, 산악회를 따라 홀리번을 오르기로 했다.

 

집합장소가 크로스컨트리 매표소 입구였다. 하이웨이에서 Cypress Bowl Rd. 를 거의 다 올라 스키장건물에 도달하기 약 1-2키로미터 전에, 크로스컨트리 스키장 안내판이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따라 200여미터를 오르면 왼편 산쪽으로 매표소가있고, 30여 미터 더 가 오른편에는 화장실이 있다. 

 

주차안내를 안쪽으로 받아 메인 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하고는 ‘어디들계시는지’ 무전기로 물었다. “아니 이런!” 개구멍인줄 알았던 임로같은 길이 트레일 입구였다. 그때 그이가 ”저 길은 트레일이니 공짜다.” 

라고 말했으면 좋았으련만.

 

입구에서 지각생을 홀로 기다려주시는 전 회장님의 손짓을 보고 반가움이 앞섰다. 

 

늦어서 급한 마음에 크램펀(crampon)도 착용하지 않고 오르기 시작하다 결국 30미터도 못가고 비탈진 빙판에서 주섬주섬 크램펀을 착용하였다.

 

바쁘다고 바늘귀에 실 안꿰고 바느질을 한 꼴이다. 나는 크랜펀을 “아이젠” 으로 알고있었다. 이게 영어로는 크램펀이고 독일어로는 

슈타이그아이젠(steigeisen)인데 일본사람들이 독일어 앞쪽을 잘라먹고 아이젠으로 부른 것이란다. 수시로 배우고 깨달으며 산다. 

 

초기의 좀 급한 언덕을 올라 완만한 트레일을 지나니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오른편에 있다. 눈길 안내를 위해 심어놓은 폴을 따라 부지런히 따라올라서 드디어 쉬고있는 일행과 합류하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조각구름 사이로 버라드 인렡(Burrard Inlet) 과 잉글리쉬베이(English Bay) 위에 떠있는 성냥개비 반만한 대형컨테이너선들과 바다 건너 시내의 모습이 보인다. 여름에는 다른 길을 사용하는데 겨울철에만 이 눈길을 사용한단다.

 

좀더 오르니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다. 아마도 내려오는 길에 회원들이 쌀포대를 꺼내 미끄럼을 탈것이라고 예상되는 코스이다. 지난 며칠간 계속되는 비 중에 이렇게 산에서 햇살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가파른 길을 다 오르니 드디어 정상이다. 

 

북서쪽으로 하우사운드(Howe sound)가 그림처럼 보이고, 북북동으로는 경비행기가 지나가면 시끄러울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마이산” 봉우리가 있다. 그 봉우리는 한국에서 오시는 친인척들과 함께 캐필라노호수(Capilano Lake) 건너에 있는것을 보고 우리끼리 붙여놓은 이름이었다.

 

그런데 회장님 설명이 그 두 봉우리가 라이언스(Lions)란다. 라이언스 베이나 라이언스 브릿지도 이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두 봉우리가 사자 귀를 닮았단다. 말귀가 아니라 사자 귀 였던 것이다!  

 

아홉시에 밑에서 출발하여 아직 열한시도 안되었는데, 그래도 언제나처럼 배는 고프다. 준비해온 도시락을 부회장님이 손수 끓여주신 라면과 함께 먹었다.

 

산2.jpg

 

개구쟁이 노친네들이 눈 멀리던지기를 하시더니 씨름판까지 벌릴 태세다. 

 

두루두루 사진도 찍고 하산을 시작한다. 예상대로 쌀포대와 배낭 방수포가 등장한다.

 

등산바지 그대로 미끄럼을 타기도한다. 나는 겁은 많은데 쌀포대는 없고 단벌이라 옷을 아껴 옆걸음으로 내려왔다.

 

취미로 비행(飛行) 을 일삼으시는 고문님은 일부러 절벽같은 골짜기에 

몸을 날리신다. 가파른 길을 거의 다 내려와서 눈에 무릎까지 빠지며 중심을 잃어 넘어졌다. 엉덩이와 등으로 미끄러져 뱅글뱅글 돌며 내려와 줄서 오르던 등산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였다.

 

며칠간 내린 비로 눈 표면이 얼음으로 살짝 코팅되어 있어 오를때는 몰랐으나 내려갈때의 충격에 눈이 부숴지며 발이 쉽게 빠진다.

 

산을 얕보고 스노우슈 없이 크램펀만 가져갔으니 발이 좁은것도 한 이유이다. 

 

거의 다 내려왔을 때 레인져(ranger) 둘이 하산하는 부부에게 벌금딱지를 발부한다. 개 목줄을 매지 않은게 이유였다.

 

우리집 강아지 코코를 데려올 땐 꼭 목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눈이 없는 계절에는 다른 등산로를 이용한다는데 늦여름과 초가을에는 베리 등을 따먹는 재미도 쏠쏠하단다.

 

곰과의 먹이 경쟁이 되지는 말아야겠다.

 

입장료 내고 가는 곳이 꾸며진 동물원이라면 여기에는 야생의 아름다움이 있다. 이 겨울이 가기전에 식구들과 한번 더 오고싶은 산이다.

 

고도차도 450미터이고 왕복 거리도 7키로미터이니 가족나들이로 적합하다.

 

 

홀리번 산행정보 

난이도 : 초중급   거리 : 하절기 8Km, 동절기 7Km   산행시간 : 4.5 시간   고도차 : 450m 

 

BC산악회 회원 최 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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