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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이글 블러프(Eagle Bl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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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6-15 12:03 조회1,6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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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를 뚫고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산악회 회원들 모습 <사진 제공-김대헌 산행 대장>

 

[BC 산악회와 함께 떠나는 산 이야기]

 

웨스트 밴쿠버 호슈 베이에서 떠난 이글 블러프, 언제나 우리를 반겨

Eagle Bluff from West Vancouver Horseshoe Bay

 

 

오늘은 Cypress Mountain에 있는 Eagle Bluff를 산행하였다.  사람들은 Cypress 스키장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Eagle Bluff로 가는데, 이번 코스는 Horseshoe Bay 선착장 부근에서 Eagle Bluff를 거꾸로 오르는 도전을 하기로 하였다. Cypress 스키장 주차장은 해발 950m 부근에 위치해 있어 거기서 부터 약 350m 가량만 오르면 되지만 이 코스는 거의 해수면 근처의 낮은 위치에서부터 올라가야 하므로 무척 도전적인 코스 이기도 하다. 이 도전에 많은 산악회 벗님들이 기꺼이 함께 해 해주셨다.

모처럼 일찍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여는데 오늘은 빗님이 춤을 추시네. 바로 채비를 하며 오늘은 비와 한 몸이 되어 산에 오를 생각에 걱정도 되었지만 어쩐지 콧노래가 나왔다. 산행 중에 제일 으뜸이 우중산행, 설산 산행, 야간산행이라 하지 않던가. 그중 오늘은 우중산행이다.

 

이 코스는 BP Trail의 시작점으로도 유명하다. (반대편에서부터 오면 종착점) BP Trail이란 Baden- Powell Trail의 약자로 1971년 BC주가 캐나다 연방 편입 100주년을 맞아 만든 트레일로 North Vancouver Deep Cove 에서 Lynn Canyon, Grouse Grind, Cypress의 Eagle Bluff를 지나 West Vancouver Horseshoe Bay까지 이어지는 48Km의 Trail 코스다. Baden Powell은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 이름이며 실제 이 트레일 건설에 당시 많은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들이 참여 하였다고 한다.

이 BP 트레일 전체에는 스카우트 운동의 상징 이기도 한 파란색 Fleurs-de-lis 가 주황색 삼각형 표지안에 그려져 있는 트레일 표식이 나무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있어 길을 찾기가 쉽다.

 

이 트레일의 시작점은 1번 하이웨이 4번 Exit을 빠져나가 만나게 되는 Woodgreen Dr에서 좌회전하여 하이웨이를 왼쪽 옆에 끼고 직진을 하면 길이 Westport Rd로 바뀌고 계속 직진하면 길이 1번 하이웨이 밑을 지나게 된다. 1번 하이웨이 밑을 지나자 마자 오른편쪽으로 자갈길로 된 주차공간이 나타나는데 거기에 차를 세우고 하이웨이 밑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이 BP 트레일 시작구간은 Whyte Lake 트레일과 겹치게 되는데 Whyte Lake 입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Lake이고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BP 트레일로 Eagle Bluff 오르는 길이 된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님은 대지를 질퍽질퍽 적셔 좁다란 숲길을 더욱 더 운치 있게 해 주었다. 내 온몸으로 숲과 호흡하며 울창하게 늘어진 숲길을 오르니 내 숨결은 어느새 산과 하나가 되는 듯 하다. 그 헐떡임에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얼마나 옆 사람들과 웃으며 산행을 하였을까. 어느덧 급경사가 시작되었다.  거의 절벽에 가까운.. 끝도 없는 오르막이 시작 되었다.
가파른 산을 쭉쭉 거침없이 오르는데, 잠시 비에 촉촉이 젖은 나무 이슬에 현혹된 그 순간,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돌멩이에 내 오른쪽 뺨이 진하디 찐한 입맞춤을 하고 말았다. '아, 방심했구나' 하는 찰나의 순간에 내 입속엔 뜨거운 피비린내가 돌았다.
오 개월 만의 산행이라 얼마나 즐거워했던가. 모처럼의 산행이 나에게 예상치 못한 상처를 줄지 난 예상치 못 했다. 입버릇처럼 산이 날 품어줘 난 그 산에 꼭 안길꺼야를 외쳤는데 말이다.

너무나 진한 안김이고 입맞춤이었나?

하늘이 갑자기 성이 났는지 폭우로 변해 버린다. 우왕좌왕 "우린 어찌해야 하나 " 고민하는 찰나, 우리를 앞에서 이끌어 주시는 산행 대장님의 한마디. "우리 BC 산악회에서는 포기란 없다"라며 거침없이 산에 오르는 모습이 또 내 맘을 뭉클하게 하였다.
미끄러운 너덜 바위 경사를 네발로 엉금엉금 오르는 앞사람의 뒷모습들이 짠하기도 하고, 때때로 망측한 엉덩이 모습에 빵 터져 오도 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기도 했다.
저들은 정상에서 무엇을 찾고자 매주 산에 오르는지 궁금한 생각이 문득 스친다. 저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산을 찾을까.

산에 오르며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겨있는 순간 공포에 패닉이 날 엄습해왔다.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내딛는 순간, 헛디뎌 쭈르륵 미끄러졌다. 난 놀람에 비명을 지르고 두 눈을 꽉 감아 버렸는데도 하늘이 도왔는지 다행히도 무사했다.
깊고 높고 아름다운 산세를 뽐내는 때에도 눈보라 속에서도 칼바람과 마닺뜨려야 할 때에도 폭우 속에서도 그 폭우와 정면으로 맞서야 할 때에도 한 순간의 방심이 큰 화를 부른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산행 대장들께서 잘 도와주셔서 Eagle Bluff 목적지까지 무사히 오를 수 있었다. 비바람과 가파른 경사에 몸은 천근만근이었고 빗물인지 땀인지 온몸은 흠뻑 젖었지만 비속에 자연과 하나됨을 느낀 오늘 우중산행의 맛을 제대로 느낀 하루 였다. 모든 동포들이 한번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내려오는 길에서 빨강, 파랑, 노랑 비옷에 찢어진 보라색 우산까지 초록의 숲과 조화를 이루어 가며 Cypress 주차장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할 수 있었다.

오늘처럼 산행 시작점과 끝 지점이 다른 경우는 3대의 차량이 하산지점으로 차를 가지고 가서 2대를 하산지점 주차장에 세워두고 나머지 한대에 운전자 3명이 타고 산행기점까지 이동한다. 그리고 산행 후에는 주차되어 있는 2대 차량에 출발지 동료들을 태우고 이동하게 된다. / BC산악회 회원 금은옥


난이도 - 중상급 / 소요시간 - 약 5시간

거리 8km / 고도차 11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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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너덜길을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 회원들<사진 제공-김대헌 산행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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