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쫄깃 맛 좋아요' … 반건조 생선에 매료된 손님 줄이어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LIFE

맛집 | '쫄깃쫄깃 맛 좋아요' … 반건조 생선에 매료된 손님 줄이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0-07 07:27 조회1,790회 댓글0건

본문

여수수산시장 옥상에는 반건조 생선 작업장이 있다. 이곳에서 가오리·서대·민어·병어·장어 등 온갖 생선을 씻고 절여 햇볕에 말린 뒤 1층 점포에서 판매한다.


 

골목시장 탐방  여수수산시장

 

전남 여수는 남도를 대표하는 수산물의 도시다. 봄에는 도다리와 서대, 여름에는 갯장어, 가을에는 전어와 삼치, 겨울에는 굴과 새조개 등 남해바다에서 나는 온갖 수산물이 1년 내내 여수에 모인다. week&도 1년에 꼭 한번쯤은 제철 생선을 맛보러 여수로 떠나곤 했다. 여수에서도 교동에 있는 여수수산시장에 제일 큰 어시장이 선다. 여수수산시장이 올 4월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골목형 시장’으로 선정된 까닭이다. 싱싱한 생물(生物)도 좋지만, 반건조 생선을 특화해 판매할 계획이란다.


해산물 천국 여수수산시장
 

여수수산시장에는 제철 생선을 취급하는 활어 판매 점포가 30개 있다.



여수수산시장은 거문도·나로도·백야도 등 여수 앞바다 섬을 오가는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건너편에 있다. 여객선터미널이 1982년 문을 열기 전에는 터미널 자리에 구(舊) 여수항이 있었다. 여수를 대표하는 항구여서 수협 공판장도 있었다. 공판장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어시장이 형성된 것이 여수수산시장의 시작이었다. 68년의 일이다.

79년 봉산동에 국동항이 생기면서 구 여수항에 정박하던 어선이 근거지를 옮겼다. 어선이 떠난 항구에 여객선터미널이 들어섰고, 어부보다 관광객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여수수산시장도 관광시장으로 변화했다. 지금은 시장 손님의 70%를 관광객이 차지한다. 

“우리 시장은 여수 간판시장이에요. 외지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예전에는 40~50대 단체 관광객이 많았는데, 요새는 20~30대 젊은 사람도 많이 와요.” 김상민(58) 상인회장이 말했다. 김상민 회장은 부모가 하던 ‘영진건어물(061-662-0016)’을 물려받아 오징어·쥐포·미역 등을 팔고 있다. 시장 점포 대부분이 김 회장 집처럼 대를 이은 곳이다.

역사로 따지면 여수수산시장은 여수에서 두 번째로 오래됐다. 남산동의 서시장이 약 60년 역사로 가장 오랜 시장이다. 서시장은 여수 시민이 주로 찾는 전통 재래시장으로 과일·채소·고기·신발·옷 등 온갖 물품을 죄다 파는 종합시장이다. 반면에 여수수산시장은 수산물을 특화했다. 시장이 태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산물에만 주력했다. 수산물로 치면 여수시내 시장 중에서 규모로 보나 역사로 따지나 1등이다. 주말이면 관광 버스가 시장 앞 4차선 도로를 가득 채운다. 지난해는 하루 평균 1500명이 다녀갔다. 
 

여수수산시장의 또 다른 인기 품목인 돌산갓김치.



지난 2일 여수수산시장을 찾았다. 찻길 하나를 두고 바로 바다였다. 짭조름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시장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여수 특산물 갓김치였다. ‘돌산댁 갓김치(061-691-2929)’의 김현숙(51) 사장은 돌산에 사는 친정 부모가 농사지은 갓을 가져와 판다고 했다. “갓은 봄 가을이 가장 맛있어요. 햇빛을 많이 받아야 특유의 톡 쏘는 맛이 강해요. 여름은 비가 많이 와서 안 돼.” 김현숙씨가 갓을 버무리며 말했다. 
 

가을 전어 납셨다
 

제철 맞은 전어. 통째로 구워 내장과 잔뼈를 모두 먹는다.



여수수산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의외로 반건조 생선이었다. 주말이면 한 점포에서 200만~300만원은 거뜬히 번단다. 시장 옥상 작업장에서 생선을 다듬고 말리는 공정이 전부 이루어진다.

“내장을 빼서 씻고 소금으로 절인 다음 하루 정도 말리지. 바싹 마르면 마를수록 쫄깃쫄깃한 맛이 좋아.” 상가 옥상으로 안내한 ‘태운상회(061-666-8941)’의 김동준(65) 사장이 말했다. 서대·조기·민어·병어·돔·장어 등 여러 생선이 쨍쨍한 가을볕에 꾸둑꾸둑 말라가고 있었다.
 



반건조 생선은 크기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 민어 50㎝ 기준 1마리 1만원 대, 서대 25㎝ 기준 8마리 2만원 대, 붕장어 70~80㎝ 2만원 대에 판매한다. 바짝 말린 것은 찜으로, 약간 덜 말린 것은 구이로 먹는 것이 좋다. 햇볕과 해풍에 말린 고기는 원재료의 식감이 살아나고 깊은 맛을 낸다. 특히 바람이 중요한데, 습기 없는 가을바람이 제일 좋단다.

여수수산시장은 ‘골목형 시장’ 사업으로 반건조 생선을 특화할 계획이다. 정영석(51) 상인회 총무는 “반건조 생선가게가 21곳이나 있다. 공통 브랜드를 만들어서 품질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부산 깡통시장을 벤치마킹해 오후 6~7시 이후에는 야시장도 열 생각”이란다.

시장에는 여름 스타 갯장어가 물러가고 가을 스타 전어가 등장한 참이었다. “무슨 생선이든 가을에 맛있어요. 살이 여문다고 해야되나. 뭐니뭐니해도 가을에는 전어지.” ‘물새횟집(061-662-1616)’의 김희례(60) 사장이 수족관에서 전어(사진)를 건져 올리며 말했다. 전어 1㎏(10~12마리) 2만5000원 대. 1층 활어 판매점에서 생선을 사서 2층 식당에서 먹는다. 양념값 1인 3500원을 내면 상을 봐준다. 생선구이는 생선 양이나 인원수에 상관없이 5000원만 내면 구워준다.
 

여수수산시장이 특화 상품으로 내세우는 반건조 생선.



전어는 뼈째 회 치고, 구울 때는 통째로 굽는다. 전어에 천일염을 뿌리고 석쇠에 올렸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그 냄새가 식당 가득 퍼졌다. 회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고, 구이는 기름이 좔좔 흘렀다. 특히 전어구이의 껍질은 바삭했고 속살은 부드러웠다. 새삼 가을이었다. 올가을은 전어와 함께 입으로 먼저 왔다.

 



●여행정보=여수수산시장(myeosu.kr)은 여수시 교동에 위치하고, 여수연안여객터미널과 마주한다. 주차는 돌산대교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여수시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1시간 무료. 1시간 이후 10분 200원. 1일 5000원. 서울에서 여수로 가는 가장 빠른 교통 수단은 고속철도다. 서울 용산역에서 여수EXPO역까지 3시간 남짓 걸린다. 여수EXPO역에서 여수수산시장까지는 택시로 10분 거리다. 요금 약 4000원. 여수수산시장 상인회 061-662-7268.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154건 2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