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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육감토크 갈비탕] 갈빗대 오래 끓이면 국물 탁해져, 고기는 따로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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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2-04 16:15 조회1,4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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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정 KBS ‘요리인류’ PD(왼쪽)와 최훈 ‘송추가마골인어반’ R&D 셰프가 갈비탕을 맛보고 있다.


江南通新이 총 5회에 걸쳐 연재하는 ‘육감(肉感)토크’ 마지막 회입니다. 육감토크에서는 요리연구가, 셰프, 음식평론가 등 음식 전문가들이 다양한 고기 맛집의 유래와 맛의 비결을 알아봤습니다. 최근 고기 조리법이 다양해지고 먹는 부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육식당이 늘어나고 캠핑 문화가 자리잡으며 한국인의 ‘고기 사랑’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 지방과 살코기의 조화가 육식의 매력입니다. 육감토크 마지막 회 주제는 갈비탕입니다.


육질 부드러운 척·백립 갈비로 탕 만들어
핏물 빼고 국물 내는 데만 하루 꼬박 걸려
조선시대 후반 궁중 연회 상차림에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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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갈비탕(왼쪽), 육개장 갈비탕(오른쪽)


한국인의 식탁에서 쌀밥만큼 중요한 메뉴가 바로 국이다. 국물 색깔이 맑은 장국, 고추장·된장으로 간을 맞추는 토장국, 고기와 뼈를 고아 만든 곰탕·설렁탕 등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종류는 셀 수 없이 다양하다. 국을 두고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국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건 고기와 뼈로 국물을 내는 육탕(肉湯)이다. 곰탕·설렁탕·갈비탕이 육탕에 속한다. 이름도 한자식으로 높여 국이 아닌 ‘탕’(湯)이라고 부른다.

 갈비탕은 고기와 내장을 우려내 국물이 맑은 곰탕, 뼈를 푹 고아내 국물이 뿌연 설렁탕의 중간쯤 되는 탕 요리다. 갈빗대를 넣어 끓이지만 뼈가 우러나기 전 재료를 꺼내 국물이 맑다. 조선시대 말기 요리책 『시의전서』에 따르면 갈비탕은 19세기 말 궁중연회 상차림에 처음 등장했다. 5~6cm씩 토막 낸 커다란 갈빗대가 통째로 들어가 먹을 것도 많고 보기에도 푸짐해 양반들이 주로 먹었다. 갈빗살은 다른 부위보다 지방 함량이 높아 고소하고 기름진 국물 맛이 별미다.

 광화문에 위치한 ‘송추가마골인어반’은 1993년 경기도 양주시에서 처음 시작한 갈비구이와 갈비탕 전문점이다. 한 해 판매하는 갈비탕은 약 150만 그릇. 인근 직장인들이 줄 서서 먹는 집으로도 유명하다. 송추가마골의 식재료 관리와 레시피 개발을 총괄하는 최훈 R&D 셰프는 “주문하고 음식 나오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지만, 기본 재료 손질과 국물을 내는데 하루가 꼬박 걸려 가정집에서 쉽게 즐기기는 어려운 요리가 갈비탕”이라고 설명했다. 송추가마골인어반의 대표 메뉴인 왕갈비탕은 갈빗대가 유독 크고 고기가 많이 붙어 있다.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육 카길의 갈비를 쓰는데, 뼈와 고기에서 빠져나온 육즙 때문에 국물 맛이 더 깊고 진해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같은 브랜드육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18일 KBS 음식다큐멘터리 ‘요리인류’ 이욱정 PD가 송추가마골인어반을 찾았다. 이 PD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집에서 끓여준 갈비탕을 먹고 자랐다. 온 가족이 갈비탕을 좋아해 즐겨 곰탕이나 설렁탕보다 식탁에 자주 올랐다. 이 PD는 “송추하면 자연스럽게 갈비가 떠오른다”고 했다. 지금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이라는 지명으로 바뀌었지만 조선시대엔 소나무가 많고 도자기 굽는 가마가 있다는 뜻에서 송추라고 불렸다. 가마에 쓸 땔감을 나르며 근육이 단련된 송추 쇠갈비는 육질이 탄탄하고 식감이 쫄깃해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

 대화 중 식탁에 왕갈비탕이 놓였다. 최훈 셰프는 “송추가마골에서 쓰는 갈빗대는 하나가 10cm가 넘는다”고 말했다. 갈비뼈는 1번부터 13번까지 번호로 구분한다. 1~5번에 해당하는 척(chuck)갈비와 6~12번 백립(back-rib)갈비가 갈비탕용인데, 둘 중에서도 백립갈비의 육질이 더 부드러워 국물을 우려내기에 적합하다. 내년 방영 예정인 ‘요리인류’ 시즌2를 앞두고 미국 농장에 다녀온 이욱정 PD는 “넓은 목장에서 방목되어 목초를 먹고 자라며, 도축 3~5개월 전부터 옥수수·콩·비타민을 섞은 곡물 사료를 먹어 마블링이 풍부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갈비는 감칠맛도 좋고 식감이 쫄깃해 이 PD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다.

 최 셰프는 까다로운 갈비탕 만드는 과정에 대해 알려줬다. 육가공장에 도착한 고기는 찬물에 한 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빼고, 가마솥에 갈비뼈를 넣고 육수를 우려낸다. 오래 우리면 국물이 탁해지므로 한 시간 넘지 않게 끓인다. 육수는 기름기를 제거해 숙성하고, 고기가 붙은 갈빗대는 찜솥에서 40분 동안 추가로 쪄낸다. 이 과정을 통해 고기가 한결 더 부드럽고 촉촉해진다. 한쪽에서는 갈빗살에 찍어 먹는 양념장을 만든다. 물·간장·설탕·배·양파·마늘을 배합해 시원하고 달큰한 맛이 난다. 주문을 받으면 찐 갈빗대를 국물과 함께 뚝배기에 담아낸다.

 갈비탕 한 그릇을 비운 이 PD는 “국이 적은 재료로 양을 불리려는 서민 음식이라는 말이 있지만 서양식 수프(Soup)와 한식에서의 국은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음양오행을 강조했던 조선시대 유교사상에 따르면 밥은 음(陰), 고깃국은 양(陽)을 뜻해 함께하면 하나의 우주가 완성된다고 여겼습니다. 국물·밥·고명이 조화를 이루는 탕이야말로 완전한 음식이지요.” 진하게 끓인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탕반(湯飯) 문화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식문화이라는 것이다.

▶갈비탕 만드는 법

재료(4인분 기준) : 소갈비 1kg, 물 3L, 무 100g, 대파 50g, 양파 40g, 통마늘 15g, 통생강 2g, 건다시마 2g

① 쇠갈빗대는 전날 밤 찬물에 담가 미리 핏물을 제거한다. 두세 번 물을 갈아주면서 물이 뿌옇게 될 때까지 기다린다. 
② 고기가 물에 잠길 정도로 냄비에 물을 붓는다. 부르르 끓어오르면 고기를 꺼내 식힌다. 이 과정을 거쳐야 고기가 더 부드럽다. 
③ 냄비에 다시 물을 붓고 무·대파·마늘을 넣어 2시간 정도 더 끓인다. 표면에 떠오른 기름기도 제거한다. 
④ 다 끓으면 국물은 체로 걸러두고 갈비에 양념재료를 버무려 1시간 정도 재워둔다. 
⑤ 갈비 국물에 양념한 갈비를 담아 따뜻하게 데우고 그릇에 담아낸다.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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