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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곤충음식 먹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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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2-17 09:31 조회3,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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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당동에 있는 ‘빠삐용의 키친’. 5평(16.529㎡)이 채 안 되는 아담한 카페다. 인테리어가 산뜻하다. 잘 정돈된 홀에는 4인용 식탁이 있다. 차림표를 써놓은 칠판에는 파스타 코스요리가 적혀 있다. A코는 ‘라이스고로케-시푸드 토마토 파스타-마카롱, B코스는 콘수프-풍기크림파스타-마카롱’ 이다. 각각 2만5000원.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겉보기에는 여느 카페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카페 이름이 왜 ‘빠삐용’일까. 1973년에 개봉한 영화 빠삐용에는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힌 스티브 맥퀸이 독방에서 바퀴벌레를 잡아먹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이 벌레를 잡아먹는 장면이 나오는 첫 번째 영화다. 2013년 송강호 주연의 영화 ‘설국열차’에도 바퀴벌레로 만든 ‘에너지바’가 나온다. 빠삐용의 키친은 국내 유일의 곤충음식 전문점이다.

카페 대표인 김용욱(41) 씨는 ‘곤충음식 전도사’다. 2012년부터 곤충음식에 관심을 갖고 메뉴를 개발했으며 “일반인들에게 제가 조리한 곤충음식을 소개하고 싶어 빠삐용의 키친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주에 한국식용곤충연구소를 개설하고 제품개발과 함께 곤충음식 전문 조리사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빠삐용의 키친’에서 개발한 음식만 100여 가지


빠삐용의 키친은 음식점이라기보다는 곤충음식 홍보관이나 연구소에 가깝다. 조리사들을 ‘셰프’ 대신 ‘연구원’이라 부른다.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으며 예약 손님만 받는다. 손님들에게는 주문한 음식뿐만 아니라 새로 개발한 메뉴를 시식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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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음식의 식재료. 왼쪽부터 메뚜기, 갈색거저리애벌레(밀웜), 흰점박이꽃무지애벌레, 쌍별귀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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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면을 만들기위해 말린 갈색거저리애벌레를 밀가루와 함께 믹서기로 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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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분말과 혼합된 파스타 면을 뽑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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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음식 전문점 '빠삐용의 키친'에서 파스타 정식. 콘스프(왼쪽 위)에는 갈색거저리 애벌레(밀웜)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가미돼 있다. 라이스고로케(오른쪽), 토마토파스타(왼쪽아래)에는 갈색거저리 애벌레 분말이 약 15-20%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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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의 키친 박주헌 연구원(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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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음식 전문점 빠삐용의 키친.

 

이곳에서 개발한 곤충음식은 한식과 양식 등 총 100여 가지에 이른다. 메뉴는 6개월마다 바뀐다. 셰프인 박주헌 연구원은 “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없애기 위해 주로 건조한 애벌레의 분말이나 단백질 추출물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한다”고 말했다.

시식과 사진촬영을 위해 파스타 ‘B코스’를 주문했다. 먼저 ‘콘수프’가 나왔다. 옥수수 수프와 ‘갈색거저리(밀웜)’ 유충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들어갔다고 귀띔해준다.

애벌레의 모습이 떠올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았지만 꾹 참고 한 입 떠서 넣었다. 그러나 맛은 훌륭했다. 옥수수 특유의 풍미와 함께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이어서 파스타와 라이스고로케, 디저트까지 먹어봤지만 곤충이 들어갔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으며 일반 파스타보다 고소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세계적으로 약 20억 명이 1900여 종의 곤충을 식용으로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용곤충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1월 28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 유충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안을 예고하며 곤충산업에 힘을 실어줬다.

고단백·저칼로리, 대규모 사육에도 용이


그동안 식품의 제조·가공·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식용곤충은 누에번데기·벼메뚜기·백강잠뿐이었다. 이 외에 흰점박이꽃무지유충(굼벵이)·장수풍뎅이유충도 식품제조업체가 허가를 받으면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용곤충은 총 7종으로 늘어났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곤충 사육 시 정부명령에 따라 폐기하거나 유통이 제한될 때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해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곤충의 안정적인 사육을 위한 담보장치다. 곤충산업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곤충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곤충시장의 규모는 2009년 1500억원대에서 2015년 3000억원대로 5년 새 두 배로 급성장했다. 시장규모를 용도별로 나눠보면 곤충을 소재로 한 지역축제가 1816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서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애완용 372억~496억원이고, 꿀벌 등 화분매개용이 432억원이다. 식용은 아직 초기 단계로 60억원이며 이외에 사료용 60억원, 천적농법 30억~50억원, 학습용 49억원, 약용 20억~30억원이다.

정부가 곤충산업 육성에 나선 것은 곤충의 용도가 식용과 의약품 원료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을 받는 분야는 식용이다. 곤충은 고단백·저칼로리 기능성 식품으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대량 사육이 용이하다. 물 소비량도 적다. 폐기물은 비료로 사용한다. 곤충 사육은 친환경 산업이다.

혐오감 없애기 위해 분말 또는 액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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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곤충나라 직원이 다 자란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출하하기위해 채로 걸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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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법인 예천곤충나라의 갈색거저리 사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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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로 인기가 높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굼벵이). 약재로 인기가 높아 1kg에 20만원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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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곤충나라의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의 사육장. 알을 받기위해 성충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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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으로 거래되고 있는 예천곤충나라의 갈색거저리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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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곤충나라에서 시판 중인 갈색거저리 애벌레 성분이 들어간 약과.

 

식용곤충산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경북 예천군이다. 오는 8월 세계최대규모의 ‘곤충엑스포’와 ‘곤충음식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곤충사육을 위한 영농조합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미 예천에는 영농법인 ‘그린에튜텍’과 ‘예천곤충나라’가 설립돼 갈색거저리유충과 흰점박이꽃무지유충 등 식용곤충의 대량 사육을 시작했다.

곤충음식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들 업체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이용한 팝콘과 쿠기, 갈색거저리 유충을 이용한 약과를 선보인 바 있다. 백순화 예천곤충나라 대표는 “곤충이라는 혐오감을 없애기 위해 굼벵이(흰점박이꽃무지유충)를 ‘꽃뱅이’로, 갈색거저리유충을 ‘고소애’로 이름을 바꿔 부르기로 했다”며 “막상 먹어 보면 곤충 특유의 고소한 맛과 함께 고단백 영양소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소고기 100g에는 단백질이 21g이지만 말린 메뚜기 100g에는 단백질 70g이 들어 있다. 또 곤충 100g이 내는 열량은 140~180㎉로 쌀의 절반 수준이다. 영양가가 높고 불포화지방산과 무기질 함유량이 많아 육류 대체식품으로 꼽힌다. 맛도 괜찮다. 식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말린 갈색거저리유충(밀웜)은 새우 맛이 나며 바삭거리는 식감도 좋다. 문제는 곤충을 먹는다는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해 빠삐용의 키친 박주헌 연구원은 “초기에 개발된 곤충식품에는 애벌레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웬만큼 비위가 강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었다. 혐오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식재료(곤충)를 분말로 하거나 곤충 고유의 맛과 영양분을 액상으로 추출해 사용하는 것이 대안”이라며 “또 곤충은 종류별로 고유의 맛이 있어 이를 잘 살리는 조리법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주기중기자·click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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