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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빙수기 대신 방망이, 팥 없으면 양갱 … 쉽다,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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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7-05 13:16 조회1,5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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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쟁반에 얼음 사탕(氷糖)을 담아 손님을 접대한다’.

 조선 효종 때 활동한 문인 조경은 1643년 통신부사로 일본에 다녀온 뒤 쓴 기행문 『동사록』에 이렇게 적었다. 얼음이 금(金)보다도 귀한 시절이 있었다. 얼음이 녹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당대의 모든 과학 기술을 동원해 만든 것이 석빙고였다. 한여름 복날이 되면 여기서 보관된 얼음들을 관원들에게 나눠주었다. 관원들은 이 얼음을 잘게 부숴 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빙수를 먹었을까. 먼저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일즙을 섞어 먹기 시작했다는 설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즐겨 먹던 빙수 제조법을 베네치아에 가져가 전했다는 내용이 있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시기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전쟁에 지친 병사들에게 눈과 꿀, 과일즙을 먹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빙수에 팥을 넣기 시작한 건 일제강점기 때다. 잘게 부순 얼음 위에 차게 식힌 단팥을 얹어 먹는 일본의 ‘얼음팥(氷あずき)’이 전해졌다. 연유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과 함께 우유가 한반도로 대거 들어오면서 보편화됐다.

 바야흐로 빙수의 계절이다. 이제 우리는 어디서나 간편하게 빙수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팥빙수·인절미빙수·녹차빙수·망고빙수·오레오빙수 등등…. 가격은 조금 부담스럽다.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8000원에서 1만원대 빙수가 보편적이고 고급 호텔에서는 금가루를 뿌린 8만원짜리 빙수까지 등장했다. JW메리어트호텔에서는 최고급 샴페인 ‘동 페리뇽’ 1잔을 고객이 직접 눈꽃 얼음에 부어 먹는 동 페리뇽 빙수를 8만원에 판매해 화제가 됐다.

 그래서 요샌 저렴한 홈메이드 빙수 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조금만 검색해봐도 다양한 빙수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과 함께 글을 읽어보니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빙수광’인 기자도 직접 한번 만들어봤다. 빙수 기계? 없다. 기자의 요리 실력? 터무니없다. 그래도 가능했다. 맛도 이 정도면 선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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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빙수의 기본, 얼음 가루 만들기

기계 없이도 고운 얼음을 만들 수 있다. 그것도 요즘 대세인 우유 얼음이다. 준비물은 우유와 지퍼백이면 된다. 지퍼백에 우유를 넣는다. 그리고 냉동고에 하루 정도 보관한다. 다음 날 꺼내서 절굿공이나 밀대로 두드려 고운 빙수 얼음을 만든다. 우유 얼음이기 때문에 조금만 깨줘도 쉽게 가루를 낼 수 있다. 다만 빨리 녹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걸 막으려면 우유를 얼릴 때 물을 조금 첨가해주면 된다. 우유에 설탕을 넣으면 집에 연유가 없어도 달콤한 빙수 얼음이 완성된다. 흰 우유 말고도 딸기빙수가 먹고 싶으면 딸기우유, 초코빙수가 먹고 싶으면 초코우유로 대체 가능하다. 이 얼음은 지금부터 나올 모든 빙수의 기본 얼음이다.

망고와 치즈가 썸 타는 맛 망고치즈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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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과일 중 망고의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관세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최근 3년간 주요 과일류 수입 동향’ 자료를 보면 망고는 2013년부터 매년 2배가량 수입 금액이 증가해 왔다. 신맛 없이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망고는 여러 디저트 메뉴와도 잘 어울린다. 그중 하나가 바로 빙수다.

 망고와 치즈를 넣은 망고치즈빙수는 이미 여러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선보이고 있다.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쉽사리 맛의 조화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일단 만들어보기로 한다. 동네 수퍼에서 냉동 망고와 큐브 치즈 플레인 맛을 구매했다. 냉동 망고가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면 망고맛 하드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우유 얼음 위에 망고와 치즈를 번갈아 가며 올려주고 연유나 시럽을 뿌려 마무리한다. 스푼에 얼음과 망고, 치즈를 한꺼번에 올려 맛을 봤다. 망고의 달달함과 치즈의 풍부한 짭짤함이 서로 ‘썸’을 타듯 각자의 맛을 중화시키면서 색다른 맛을 만들어냈다.

당 떨어질 때 즐기는 악마의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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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정말 그런 날이 있다. 그럴 때 충전해야 하는 것이 바로 ‘당’이다. 적당한 당분 섭취는 피로 해소를 촉진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한입만 먹어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당 폭탄 빙수를 만들었다. 대신 칼로리 폭탄도 덤이기에 이름은 ‘악마의 빙수’라고 붙여봤다. 기본 얼음은 초코우유로 했다. 재료는 수퍼에서 파는 브라우니·초코바·오레오·아이스크림 등 각종 고칼로리 과자들. 그리고 혹자들 사이에서 ‘악마의 잼’이라 불리는 이탈리아산 초콜릿잼 누텔라까지 준비했다. 초코우유 얼음 위에 과자들을 촘촘히 쌓는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떠서 올린다. 마지막으로 누텔라를 시럽 삼아 뿌려 화룡점정을 찍는다. 입에 넣는 순간 혀가 녹아버릴 것만 같은 단맛이 느껴진다. 기분은 좋아질지 모르나 건강은 보장할 수 없다.

팥 없이도 만드는 팥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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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한 크리스털 유리 그릇을 준비한다. 곱게 갈린 얼음에 달콤하고 구수한 팥, 쫄깃한 찰떡과 제철 과일을 얹는다. 연유를 살짝 둘러준 뒤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까지 올리면 완벽하다. 그릇 아래로 얼음과 내용물이 떨어지지 않게 스푼으로 살살 비벼준 뒤 한입 떠 넣는다. 머리끝이 살짝 저려올 정도로 시원하고 달콤한 그 맛.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빙수야, 팥빙수야~ 사랑해, 사랑해~(노래 『팥빙수』 中).”

 하지만 집에서 빙수 한번 해 먹겠다며 팥 통조림을 샀다가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 그래서 ‘팥이 따로 필요 없는’ 팥빙수를 만들어봤다. 수퍼에서 파는 팥 아이스크림, 그리고 전날 얼려놓은 우유 얼음이면 된다. 이 빙수는 이미 한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바 있다. 우유 얼음을 빙수 그릇에 깔고 그 위에 팥 아이스크림을 으깨 얹어주기만 하면 완성이다. 팥 대신 양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냉장고에 보관한 양갱을 잘게 썰어 얼음 위에 올리면 끝. 맛을 보니 손수 쑨 팥 특유의 풍미는 부족하지만 정말 어디선가 먹어본 팥빙수 맛이 났다. 다만 두 재료 모두 단맛이 강하게 느껴져 단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환영받기 어려울 듯.

상큼함이 도를 넘은 요거트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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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가 맛은 참 좋지만, ‘다이어트 남녀’가 걱정하는 건 바로 칼로리다. 빙수의 칼로리는 팥빙수를 기준으로 1인분에 약 400~500㎉ 정도. 밥 한 공기가 300㎉임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그래도 빙수를 포기하기엔 그 매력이 너무 크다. 그렇다면 토핑에 따라 칼로리를 조금은 줄여볼 수 있지 않을까.

 요거트가 떠올랐다. 70㎉ 남짓인 플레인 요거트에 과일을 토핑하면 맛은 물론 몸에도 좋은 빙수를 만들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준비물은 플레인 요거트 한 통과 각자 취향에 맞는 과일. 먼저 플레인 요거트를 냉동고에 살짝 얼린다. 그 다음 우유 얼음이 담긴 빙수 그릇에 준비한 과일을 담고 마지막으로 요거트를 얹는다. 달지 않으면서도 상큼한 맛은 빙수에 절로 스푼이 가게 만든다. 이때 포인트는 요거트를 셔벗 느낌으로 정말 살짝 얼려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꽝꽝 언 요거트가 빙수를 먹으면서도 부서지지 않아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된다.

쫄깃한 떡과 콩가루 듬뿍 인절미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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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gif인절미 빙수를 완성한 뒤 마지막으로 콩가루를 뿌리고 있는 기자의 모습.

우유 얼음 위에 콩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는 카페 ‘설빙’의 인절미빙수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히트상품이다. 올라간 건 별로 없어 보이는데 콩가루 특유의 고소한 맛과 우유 얼음의 깊은 맛이 생각보다 꽤 좋은 궁합을 이뤘다. 블로그나 유튜브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카페 빙수 레시피도 바로 이 인절미빙수다.

 바로 도전. 먼저 동네 떡집에 가서 맛있어 보이는 인절미를 고른다. 콩가루는 떡집에서 100g당 2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이제 전날 얼려놓은 우유 얼음을 곱게 빻아 빙수 그릇에 옮긴다. 인절미를 먹기 좋게 잘라 올리고 콩가루를 소복이 뿌린다. 심심할 수 있으니 연유를 살짝 곁들인다. 카페 빙수 부럽지 않은 맛이다. 다만 인절미 자르고 콩가루 뿌리느라 온 부엌이 가루 천지로 변할 수 있다. 어머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하기 전, 얼른 치우는 것이 좋다.

글=홍상지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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