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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영덕 강구항, 울진 후포항, 포항 구룡포항 대게 ‘맛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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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2-26 14:39 조회6,3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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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중 가장 맛있는 부위는 집게다리다. 살이 가장 통통하게 들어차 탱탱하고 쫄깃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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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울진·포항. 세 지역 모두 대게의 고장을 표방한다. 실제로 어디가 진짜 대게의 고장일까. 대게 어획량은 수협 위탁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해상 20마일(약 32㎞) 밖에서 잡은 근해 대게는 수협을 통해 위탁 판매하도록 법으로 정했지만, 연안 대게는 아니다. 연안 대게는 대부분 어부가 개인적으로 판매하고 있어 수협도 정확한 어획량을 모른다. 해서 어획량을 기준으로 대게의 고장을 가늠하는 방법은 없다. 대신 세 지역은 저마다 특징이 분명했다. 가장 싸게 대게를 먹을 수 있는 곳은 포항의 구룡포항이었다. 영덕·울진보다 경매가격 기준 약 20%가 쌌다. 영덕 강구항은 가격이 좀 비싼 대신에 다양한 요리를 내는 식당이 많았다. 울진 후포항에서 맛본 대게 요리는 가격도 맛도 무난했다. 이른바 ‘대게 삼국지’를 중계한다.



인지도 1등 영덕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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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를 차곡차곡 쌓아 놓은 강구항 노점 모습.


영덕은 ‘고려태조 14년(931년) 왕건이 영덕 지역을 순시했을 때 대게를 올렸다’는 『고려사』 기록이 발견되면서 대게 원조 고장 타이틀을 얻었다. 최근 들어 영덕 대게를 알린 주인공은 배우 최불암이었다. 최불암이 대게 배 선장으로 출연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1997년 방영)’가 인기를 끌자 극중 배경이었던 강구항도 명소로 떠올랐다.

울진 후포항~영덕 강구항 앞바다에는 ‘왕돌잠’이라고 불리는 대게 서식지가 있다. 왕돌잠은 해안선에서 약 10~13마일(약 16~20㎞) 떨어진 해저 산맥이다. 울진·영덕의 어부는 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주로 이 바다에서 대게를 잡는다. 왕돌잠에서 잡은 대게를 영덕에서 팔면 영덕 대게가 되고, 울진에서 팔면 울진 대게가 된다.

“날씨가 안 추워 그른가 대게가 안 잡히네. 작년 절반 정도 될라나.”

영덕의 대게 원조마을 경정리에서 20년 가까이 대게를 잡고 있다는 김필경(46) 삼정호 선장이 힘없이 말했다. 지난 13일 영덕의 낮 기온은 15도였다. 김 선장이 사는 경정3리에는 연안 대게 배가 모두 12척이 있었다. 마을에서는 수협을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대게를 판매했다.

김 선장은 전날 잡은 대게(게딱지 지름 9.3㎝) 1마리를 1만원에 팔았다. 전화(010-8567-4227)로 주문하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올해 대게 값은 지난해보다 20~30% 올랐다. 강구수협 경매 가격은 대게(몸통 지름 10㎝)가 1만4000원, 박달대게(지름 20㎝) 1마리 14만원이었다. 2월 15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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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 앞에는 대게 전문 식당이 줄이어 있다.


영덕 대게를 맛보러 강구항으로 갔다. 식당·노점 220여 곳이 몰려 있는 강구항 대게 거리는 식객으로 가득했다. ‘죽도산(054-733-4148)’은 강구항 대게거리에서 대게 코스요리를 처음 시작한 곳이다. 4명 기준 25~30만원이면 박달대게 3마리 정도를 먹는다. 대게로 만든 튀김·회·찜·볶음밥·탕이 코스로 나왔다. 대게·새우·소라로 국물을 내고 빨갛게 양념한 국물에 라면사리를 넣은 대게 탕은 별미였다. 대게회는 맛이 달았다. 다리 살을 발라내 얼음물에 담그고 3∼4분이 지나자 엉겨 붙은 살이 떨어지면서 부풀어 올랐다. ‘대게 꽃이 피었다’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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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내장에 김·참기름 등을 넣고 만든 대게 볶음밥.


강구항 노점에서는 대게(지름 약 9.5㎝) 1마리를 1만5000원에 팔았다. 2월 13일 기준. 노점에서 대게를 사 식당에 가면 게를 쪄줬다. 상차림 비용으로 노점 대게 값의 10%를 받는다.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강구항에서 영덕대게축제도 열린다. 대게 잡이 배 승선 체험, 대게 경매, 대게 요리 시식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다른 원조 울진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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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후포항에도 대게 노점이 선다.

 

울진 후포항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대게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축제 중에 대게 경매 체험, 대게 시식회 등을 통해 시중 가격보다 20% 정도 싸게 대게를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영덕에 원조 싸움에서 밀렸지만, 울진 대게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후포항에서 북쪽으로 3㎞ 떨어진 평해읍 거일리는 울진군이 지정한 울진 대게 원조마을이다. 거일리의 옛날 이름이 ‘게알’이었다. 마을이 암게가 알을 품고 있는 것처럼 생겼다고 하여 이름을 붙였다. 거일리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진업(66) 대광호 선장이 “어릴 적에는 연안에서도 박달대게가 많이 잡혔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남효선(58) 울진 대게 축제위원장은 “거일리에서 대게를 잡은 역사는 600년 정도로 추정된다”며 “조선 초에 쓰인 지리서 『동국여지승람』에 ‘평해군의 특산품 대게’라고 적혀 있다”고 소개했다. 평해군은 지금의 후포리와 거일리를 아우르는 지역의 옛 지명이다.

조선시대에는 울진에서 잡은 대게도 영덕 대게라고 불렸다. 그 시절에는 울진·포항 등 경북 해안지역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려면 영덕을 거쳐 안동으로 난 고갯길을 이용해야 했다. 동해 전역에서 잡아 올린 대게가 영덕에 먼저 모인 다음 서울로 올라갔다. 영덕 대게라는 브랜드가 나온 연유다. 같은 바다에서 잡았어도 영덕 대게가 울진 대게보다 20~30% 비싸다. 브랜드 인지도에 따른 가격 차이다. 10년 전에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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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에서는 오는 27일부터 대게 축제가 열린다.


강구항과 마찬가지로 후포항에서도 주로 연안 대게가 유통되고 있었다. 연안 대게는 근해 대게보다 대체로 크기가 작고 껍데기가 연하다. 대신 근해 대게보다 단맛이 강해 연안 대게만 고집하는 매니어도 많단다. 2월 12일 후포항 대게 경매가격은 대게 1마리(지름 10㎝) 1만3000원이었다. 지난해보다 2000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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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대게탕.


후포항 주변에는 대게 식당 150곳이 늘어서 있었다. 대게국수로 유명하다는 ‘박미옥 회·대게 식당(054-788-5758)’에 들어갔다. 대게 찜을 먹고 식사로 대게국수를 시켰다. 각종 과일과 고추장, 매실액을 섞어 만든 새콤달콤한 양념에 잘게 바른 대게 다리 살과 탱탱한 면을 비벼낸 대게국수는 중독성이 느껴질 정도로 맛이 있었다. 대게(지름 약 10㎝) 1마리 3만5000원. 대게국수 1인 1만2000원. 2월 14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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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다리 살을 발라 고명으로 얹은 대게국수.


후포항 주변 좌판에서도 대게를 팔았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좌판에서 대게를 사는 것을 추천하지 않았다. 식당에서 파는 것보다 가격은 30% 싸지만, 다리가 2개 이상 떨어진 대게나 살이 덜 찬 물게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속은 포항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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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에서는 무게 600g이 넘는 대게에 원산지를 적은 띠를 붙인다.


포항 구룡포 대게는 후발 주자다. 그러나 구룡포에는 울진·영덕과 달리 먼바다로 나가 대게를 잡는 배가 많다. 구룡포에 있는 근해 어선은 평균 40톤급으로 모두 20척이 있다. 반면에 연안 어선은 10척도 안 된다. 강구항과 후포항에는 대게 근해 어선이 각 4척과 2척뿐이다.

근해 대게 어장은 구룡포에서 동쪽으로 직선거리 110마일(약 180㎞) 떨어진 곳이나 독도에서 동쪽으로 50마일(약 80㎞) 떨어진 곳에 있다. 두 어장 모두 한·일 중간수역에 속하는데, 특히 독도 주변 수역은 일본 혼슈(本州) 시마네(島根) 반도 북쪽 오키 제도와 가까워 일본 배도 대게를 많이 잡아간다. 구룡포에서는 근해까지 나가서 대게를 잡아온 것은 포항이 영덕·울진보다 먼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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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잡이 배에서 대게를 꺼내는 선원들.


구룡포의 경매 가격은 영덕보다 20~30% 쌌다. 먼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박달대게도 영덕이나 울진보다 많이 유통되고 있었다. 하나 인지도는 울진·영덕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구룡포 수협 권세광(45) 경매사가 “4~5년 전 만해도 영덕 사람이 구룡포에서 대게를 10만원에, 살이 덜 찬 물게는 1만원에 사갔다. 그리고 영덕으로 돌아가서 구룡포 대게를 영덕 대게라며 15만원 팔았고 서비스로 물게를 얹어 주면서 ‘구룡포 물게는 서비스’라고 말했다”며 억울해 했다.

구룡포 수협 위판장 앞의 ‘대게 유통센터(054-276-9948)’는 구룡포에서 대게를 가장 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대게 잡이 어민으로 구성된 자망·통발선주협회가 운영하기 때문에 품질도 믿을만했다. 대게 값이 일반 식당보다 30% 쌌다. 조동수(61) 자망·발선주협회장이 살 많은 대게 고르는 요령을 알려줬다.

“보통 사람들은 다리 살이 한 번에 쑥 빠지는 놈을 좋아하는데, 살이 꽉 차면 그렇게 발리지 않어. 살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은 살이 덜 찬 것이제. 등딱지를 눌러서 딱딱한 놈이 실한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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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에 넣고 20분 동안 쪄낸 대게찜.


2월 13일 구룡포항 경매에서 박달대게(지름 15㎝)는 1마리 9만원, 일반 대게(지름 10㎝)는 1마리 1만1000~1만2000원에 낙찰됐다. 수협 위판장에 있는 노점에서는 식당보다 20% 싸게 대게를 팔았다. 207번 중매인 김광주(60)씨가 주인인 한진상사(010-7305-9491)의 경우 지난 13일 대게(지름 9.5㎝) 1마리가 1만2000원, 박달대게(지름 15㎝) 1마리가 10만~12만원이었다. 노점에서 대게를 사면 바로 쪄줬고, 근처 식당에서도 상차림 비용(4인 1만원)을 내면 쪄줬다.

3월 1일까지 구룡포항에서 ‘수산물 한마당 잔치’가 열린다. 대게를 비롯해 과메기·돌문어 등 구룡포 수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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