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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다시, 날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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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09 12:08 조회9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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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 오르렴

댓잎 속으로 날으는 눈송이

서걱이며 부끄러이 살 부비는

그 기쁨으로 날아 오르렴

오래오래 살아서 소리치는

살아있음의 맑은 사랑이 꿈틀이듯

날아 오르렴, 천정까지

언덕에서, 최초의 내 꿈속에서

젖냄새로 짧아진 소매 끝동에도

색실을 타래로 풀어 물고

눈 오는 동화의 굴뚝을 돌아

은밀히 성년의 우울과 눈물 끝을

사랑의 불길로 날아 오르렴

날마다 고개 숙인 사나이들이

저문 들판에 나와 신을 부르고

어머니, 어머니를 부르며 돌아설 때

문득 우리의 연약한 사랑법이

부러지고, 노도가 되고, 폭설이 되어

온 하늘을 가득 채운다

오오, 여러겹 사다리를 틀어

우연인것처럼 큰 너울  쳐 보렴

낱낱이 희망이 되도록 펄럭여 보렴

가난한 연인들의 사랑이 또 다시

절벽에 부딪혀 쉽게쉽게 부서지니

새빨간 부리로 그들의 슬픔을,

뼈아픈 기억의 산맥을 쪼아

가장 깊은 곳에서 뜨거운 입술 열림을

적당한 은유로써 알려 주렴

들판을 헤매는 허위와,

우리들의 공허한 혼이

대지의 풀잎 위에 어리는

아침이슬 보다 낮게 떨어짐을 위해

아무렇게나 떨어져도 부활하는

민들레꽃을 위해

너의 불꽃 꽁지로, 은빛 깃털로

손뼉치며 춤이라도 둥실 춰 보렴

이 땅위의 모든 멸망 속에서도

아름다움의 기쁨이 더욱 타오르고

그 생애가 빛 어림으로 영원히

그림자를 남기고 날개치듯

날아 오르렴

온 몸으로 예언이 되어

너울쳐 날아 오르렴

 

유병수 / 시인, 소설가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10-10 16:19:43 문학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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