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가 산책] 불안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Vancouver
Temp Max: 12.53°C
Temp Min: 8.47°C


LIFE

문학 | [문학가 산책] 불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16 11:12 조회955회 댓글0건

본문

 

 

거울 속엔 색채 없는 날들이 들어있고

조각난 하늘엔 붉은 별이 떠다녔다, 그리고

여자가 떠났다

아기는 방울벌레처럼 부풀어져 가고

아직도 꿈만 꾸는 지상에 홀로 남았다

 

사악한 붉은머리 앵무 보다

더 붉은 구름떼 보다

조금은 덜 무서운 털 없는 손이

문 틈 사이로 들어온다

 

몸에서 무더운 욕망이 식어 가던 날

깊은 밤엔 썰물이 시작되고 어느 곳에서는

가늘고 투명한 실들이 엮어져 바람되어 부는지

내가 가둔 빈 땅이 추워라

 

한결같이 빈약한 생각은 석회질이 되어

검지 손가락에서 두 개의 뼈가 자라나고

오후의 늦은 나절이 검게 변하는 것과

긴 잡목 숲 쪽으로 파고드는

작은 새 떼의 모습이 검다는 것

일렁이는 나뭇잎 속에서 결코 온전할까

 

미리 도착한 출입구 없는 환승역 차창에

입술 붙인 남은 꽃잎이 다가왔다

꽃이 눈을 감는다

 

저 숲 위를 드리운 무채색 하늘 아래서

모든 세상의 소리와 함께 하던 침묵도

다만 말없음으로 끝맺어 가는 것

산다는것은 그렇지 불안해서 소리내기지

 

김태영 / 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10-10 16:19:43 문학에서 이동 됨]

47d64da7fb19580941daeda02b371efa_1507687966_8847.jpg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36건 20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