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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소라(蘇羅)섬 파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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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표기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1-28 09:21 조회9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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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겨루어본 사람은 안다
한 때 아무리 큰 장애였어도
때가 되면 조약돌로 부서지거나
모래알처럼 가라앉을 수 있음을
 
여름내 뜨겁게 달군 파라솔 아래
기다림의 의자는 탁자 위로 엎드렸고
겨울은 기진한 파도의 잔해들로
발바닥을 간질이다 사라진다
 
바람 가득 타고 넘으면 숲의 나라
인어가 살았다고는 쓰지 않겠지만
오래도록 부서지지 않을 안개 기둥들
먼 바다 얘기 가득한 그런 섬 찾고 싶다
 
보물을 가득 싣고 떠난 배들이
산호초 앞에서 난파당한 채 묻혔지만
섬 주위는 이빨 세운 상어들만 배회하고
밤이 되어도 나를 밝혀줄 별이 성글다
 
다만 바람처럼 파도를 탈 줄 알게 되면
삼킬 듯한 몇 날의 파도 터널 지나
우리들은 배를 젓거나 헤엄치지 않아도
마침내 소라섬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태평양 검은가슴 물새 떼가 이정표 없이
콜롬부스보다 먼저 바다 가로질러
신대륙 하고도 알래스카로 날아가듯
 
설원이 산 이루어 펼쳐진 북극바다 지나
빙산더미 서성이는 백색 곰도 만나고
 
킬리만자로가 보이는 동물의 낙원
케냐와 탄자니아의 평원 같은
잔잔한 바다 벽화 되어 누웠을 때도
 
소라처럼 반짝이는 파도들의 고향
새로운 섬 하나 둘씩 만나보도록 
파도타긴 오늘을 실어 내일로 펴 나른다.
 

      *소라(蘇羅)섬: 실제 없는 가상의 섬.

 

이내들 / 시조시인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10-10 16:19:43 문학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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